사할린 동포 손자·녀 경주서 ‘스바시바?’
사할린 동포 손자·녀 경주서 ‘스바시바?’
  • 박상철 기자
  • 승인 2017.07.12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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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나라 찾은 학생들, 지원단과 함께 1박2일 캠프
블루원 워터파크서 물놀이…천년고도 문화 유적지 관람해
세종경제뉴스, ‘아름다운금요일’ 통해 마련한 기부금 지원
1박2일의 모든 일정을 마친 뒤 신라역사과학박물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박상철기자
세종경제뉴스는 지난 6월15일, 아름다운가게 용암점과 공동주최한 ‘지역기업인 9인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금요일(6월9일)’ 행사를 진행해 수익금 680만원을 오송종합사회복지관에 전달했다. 그 수익금은 오송에 거주하는 사할린 영구귀국주민들을 위해 지정기탁한 것이어서 이번 손자·녀 1박2일 캠프 경비로도 사용됐다.
6월9일 행사에는 평소 사회참여에 적극적인 8개 기업, 1개 기관(금진, 동화, 레스베라, 메타바이오메드, 선엔지니어링, 아이엔에스, 아임삭, 에이티에스, 충북산학융합본부, 이상 가나다 順) 등이 물품기증과 구매자로 함께 참여했다. / 편집자 주

*행사약칭 ‘스바시바’(러시아어로 '감사합니다')는 행사표여 '스치는 바람에도 시원한 바캉스'로 사용됐다.

“짧은 1박2일이었지만 너무 재미있었고, 다음에 또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1박2일의 사할린 캠프가 끝이 났다. 이틀간의 불볕더위도 그들의 환한 웃음은 막지 못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11일. 오송종합사회복지관(이수한 관장, 이하 오송복지관)이 주최한 2017년 사할린 한인영주귀국주민 손자녀와 사할린 지원단이 함께하는 사할린 캠프 행사를 위해 경북 경주로 떠났다.

사할린 캠프는 오송복지관이 매년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는 ‘스치는 바람에 시원한 바캉스’ 일명 스바시바를 슬로건으로 걸었다. 이 행사는 6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인 방학기간에 오송을 방문하는 영주귀국 주민들의 손자·손녀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고 한국 학생들과의 국제 교류의 장을 마련해 한 민족임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경북 경주로 출발하는 버스에서 즐겁게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박상철기자

11일 오전 9시 충북 청주시 오송 주공1단지에 삼삼오오 학생들이 모여 들었다. 오랜만의 나들이에 나서선지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이날 사할린영주귀국주민과 손자녀 15명과 오송복지관 직원 10명, 충북대 노어노문학과 학생 3명, 한국교원대부설고 학생 3명, 양청중학교 13명의 학생과 선생님 등 총 44명이 경북 경주시 블루원 리조트로 향했다.

버스 1대와 스타렉스 1대. 총 2대의 차량에 각각 나눠 탄 이들은 경주로 이동하는 3시간 동안 자기소개를 하는 등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에도 각자 조를 나누고 서로 짝을 맺어 언어는 달랐지만 친분을 쌓으며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폭염경보가 발효된 11일, 아랑곳하지 않고 워터파크 한 때를 보내고 있다 / 사진=박상철기자

장시간 이동에도 지친 기색은 없었다. 도착 후 떡갈비 점심식사 마친 뒤 이들은 리조트 내 워터파크를 찾아 다함께 신나는 물놀이를 즐겼다. 이날 경주에는 폭염경보가 발효되고 낮 최고기온 35도를 기록하는 등 불볕더위가 계속됐지만 참가한 학생들은 인공 파도에 몸을 맡기고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한낮 무더위를 날려버렸다.

‘취이익’ 고기 굽는 소리와 코끝을 자극하는 삼겹살 냄새가 학생들의 식욕을 자극했다. 물놀이로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저녁에는 바비큐 파티가 진행됐다. 떡하니 차려진 한 상에 오순도순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고 오송복지관 직원들은 고기 굽기에 구슬땀을 흘렸다. 학생들은 잘 익은 삼겹살을 한껏 푸짐하게 쌈을 싸 서로에게 먹여주며 풍성한 저녁시간을 보냈다.

금강산도 식후경, 즐거운 물놀이 후 야외에 마련된 바비큐장에서 파티가 진행됐다 / 사진=박상철기자

이어, 첫날 마지막 일정으로 경주의 아름다운 야경을 뽐내는 안압지를 찾았다. 안압지는 신라 왕궁의 별궁이며, 주로 연회가 이뤄지는 곳으로 경주를 대표하는 야경 관광지로 학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찰칵 찰칵’ 이곳저곳에서는 카메라 셔터 소리가 분주하기 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카메라 담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숙소로 돌아온 학생들은 오송복지관 실습생들이 준비한 다채로운 레크리에이션으로 한바탕 박장대소한 뒤 아쉬운 첫 날 캠프를 마무리 지었다.

캠프 둘째 날. 오전에는 감상문을 쓰고 서로의 연락처를 공유하는 등의 친교활동을 통해 계속된 만남을 기약했다. 이후 본 캠프의 마지막 일정인 신라역사과학박물관을 찾았다. 해설사 분의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어져 신라의 역사·문화를 보다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학생들은 평소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에 질문을 쏟아냈다. 오대산 상원사 범종을 직접 쳐보는 체험도 하면서 한 발짝 더 한국에 대해 알아가는 좋은 계기가 됐다.

리조트에 바비큐파티가 한창 진행중인 모습 / 사진=박상철기자

모든 일정을 마친 뒤 청주로 향하는 버스는 조용했다. 이틀간 있는 힘껏 놀아선지 다들 곤히 잠이 들었다. 하지만 헤어지는 순간만큼은 서로를 안아주고 악수를 건네며 짧은 일정의 아쉬움을 달래는 모습이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학생들은 헤어지는 순간 눈물보다는 웃음을 택했다. '즐거웠다고 또 만나자'는 인사말을 남기고 1박2일의 사할린 캠프는 종료됐다.

이번 캠프 진행에 힘쓴 손지협 오송복지관 사회복지사는 “이번 캠프는 경제·건강상의 문제로 좋은 추억을 만들지 못한 사할린 한인영주귀국주민과 손자녀들에게 좋은 추억 선물은 물론 한국 학생들과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며 “4년 차를 맞은 사할린 캠프가 처음으로 지원단과 함께 1박2일로 진행됐는데 거기에 세종경제뉴스의 지원이 더 해져 감사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경주 최고의 야경을 자랑한는 안압지에서 학생들은 익살스러운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박상철기자

그러면서 “올해 캠프를 계기로 내년부터 지역사회 자원들과 네트워킹을 활성화해 캠프형식의 행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는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이다인 충북대 러시아언어문화학과 1학년 학생은 “저희 과에서 러시아관련해 많은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에 core사업단과 오송복지관이 함께 사할린 캠프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됐다”며 “외모와 언어는 달랐지만 각자 서로의 문화를 좋아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고 앞으로도 학과 특성을 살려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이번 캠프에 3분의 사할린영주귀국주민분도 참석해 맛있는 바비큐를 즐기고 있다 / 사진=박상철기자

또, 정은영 한국교원대부설고 2학년 학생도 “애초 사할린지원단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었는데 이번 캠프 소식을 듣고 직접 사할린 손자녀분들과 함께 하고 싶어 지원했는데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며 “이 뜻깊은 시간을 소중히 간직하고 사할린지원단 활동을 더욱 활발히해 주위 분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오송복지단 실습생으로 참여한 권수진 충청대 사회복지과 2학년 학생도 “이제 2학년이라 실습을 위해 오송복지관을 찾아 캠프를 참여할 수 있어 정말 좋은 기회였다”며 “특히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직접 짜 아이들과 함께 했을 때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몸은 힘들었지만 뜻깊은 1박2일었다”고 말했다.

신라역사과학박물관에서 학생들은 문화관광해설사 분의 실명을 신중히 듣고 있다 / 사진=박상철기자

마지막으로 사할린 손자녀인 김크세니야(18)는 “올해 처음 캠프에 참석했는데 워터파크에서의 물놀이와 밤에 진행한 ‘몸으로 말해요’, ‘사랑의 빨대’ 프로그램이 정말 재미있었다”며 “앞으로도 계속 캠프에 참석해 한국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짧은 1박2일이었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의미있는 캠프였다. 헤어지기전 서로에게 인사를 전하는 모습 / 사진=박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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