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공학 외길 인생
전지공학 외길 인생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7.07.14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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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의 동행(同行) - ⑬김한주 ㈜퓨리켐 대표

편집자 주=지난 1994년 창립한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는 현재 16개 교류회, 총 350여 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이(異)업종간 자주적이며 자유로운 교류활동을 통해 역량을 강화한다는 게 특징이다. 회원사간 업종이 다르다 보니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세종경제뉴스는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 회원사를 집중 조명한다. 열세 번째 주인공은 김한주 퓨리켐 대표다.

김한주(45) 퓨리켐 대표는 어릴 적부터 노선이 확고했다. 남들은 경찰, 소방관, 과학자, 대통령 등을 꿈꿀 때 그는 전지공학 박사가 되고 싶었다. 특히 배터리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문학처럼 해석의 여지없이, 정답이 있는 공학의 매력이 좋았다.

김 대표는 꿈을 이루기 위해 충북대학교 공과대학에 입학했다. 좋아하는 분야다 보니 공부도 재밌게 했다. 군대를 전역한 뒤에는 바로 동대학원에서 공업화학을 전공했다. 2003년쯤에는 충주의 한 이차전지 회사에 입사해 2년간 실무 경험을 했다. 현장과 이론은 조금 차이가 있었지만, 배운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하나라도 더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는 2006년 2월 공학 박사학위를 받게 된다. 여기까지가 전지분야 외길만 걸어온 그의 퓨리켐 창업 전 얘기다.

김한주 퓨리켐 대표. / 사진=이주현 기자

그가 대표 명함을 갖게 된 건 2007년부터다. 그는 충북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서 대학교 후배 4명을 고용해 회사를 꾸렸다. 목돈 1000만 원을 들고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는데, 무엇을 하든 자금이 문제였다. 처음이다 보니 투자자도 없었고, 투자할 여력도 안됐다. 게다가 회사 운영이나 시장 상황 등을 모르니 더욱 막막했다. ‘기술로 승부하자’는 생각으로 낮에는 사람을 만나고 밤에는 사업계획서를 썼다. 오로지 일에만 집중했다.

처음에는 ‘퓨리셀(Purixel)’이란 브랜드로 슈퍼캡을 판매했다. 리튬이온전지(LIB)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순간 출력은 높은 슈퍼캡은 급속 충전과 방전이 가능해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국내 업체로는 드물게 슈퍼캡 설비를 직접 설계하고 개발했다. 원스톱으로 할 수 있어 경쟁사보다 수율이 높고 성능 편차도 줄일 수 있었다. 커패시터도 다뤘다. 커패시터는 순간적으로 전기자극을 주거나 전력을 균일하게 공급해야 하는 곳에 쓰이는 부품이다. 주로 세탁기나 자동차, 발전장비에 사용된다. 둘다 친환경 소재다.

아무래도 창업 초기여서 늦게 귀가한 날이 많았는데, 김 대표를 기다리다 지쳐 잠든 아들(당시 5살)과 딸(3)을 보며 없던 힘도 쥐어 짜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힘을 때 원동력이 된 것은 ‘가족’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창업한 해에 기술보증기금평가업체로부터 벤처기업인증을 받으면서 회사가 일어서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중소기업청의 기술혁신개발 전략과제와 정보통신진흥재단의 IT 우수개발 과제를 선정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다음 해에는 충북지방중소기업청으로부터 유망창업기업인 표창을 받으며 걸음마 단계를 벗어났다.

사세가 점점 확장되자 2011년 청주산업단지공단으로 본사를 이전하고 공장을 등록했다. 이해 INNO-BIZ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부품소재 전문기업 인증도 받았다.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에 있는 지금의 회사로 온건 2014년이다. 20억 원의 외부 투자를 받으면서다. 최근 3년간 매출은 2014년 10억 원, 2015년 15억 원, 2016년 18억 원이다. 올해는 28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폭발적인 그의 사업 원동력을 ‘긍정적인 성격’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도 그 말에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귀를 항상 열어 놓고, 도움이 될만한 것을 사업에 접목시킬 수 있는 센스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주일에 5회 이상, 헬스나 수영 등 운동을 하며 스트레스 관리를 한다고도 했다. 몸이 보기 좋게 벌크 돼 있었는데, 역시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몸이 아니었다. 김 대표는 “자기 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괜히 뜨끔했다. 회사가 안정되면 지역사회 공헌에 기여하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인터뷰 내내 긍정적인 에너지를 쏟아냈던 김 대표의 앞날에 꽃길이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 교류회 가입 문의는 043-230-6877.

이메일은 eupkorea04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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