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종합병원 개원, 선택은 의료취약지구”
“두 번의 종합병원 개원, 선택은 의료취약지구”
  • 이현경 기자
  • 승인 2018.06.27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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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개원 20주년 맞아 소회 밝히는 박중겸 하나병원장
박중겸 하나병원장

“인생으로 치면 성년이 됐다. 이제 좀 더 뜻있는 일, 지역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병원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난달 20일 청주하나병원 20주년 기념식에서 박중겸 원장이 직원들에게 한 말이다. 1998년 6월, 허허벌판이던 가경동에 종합병원을 세울 때 그의 마음가짐은 지금과 같았다.

대학교수를 꿈꾸던 전도유망한 신경외과 의사가 청주와 인연을 맺은 것은 그의 나이 서른넷 때였다. 전문의 시험에 수석 합격하고, 우리나라 최고의 의사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독일 유학을 준비하며 한양대 조교수로 재직하던 때 갑작스레 인생의 방향이 바뀌었다.

1982년 서울병원(남궁병원 전신) 나정복 원장의 청에 이끌려 청주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몇 년 뒤 상당구에 종합병원을 세웠고, 남궁병원 원장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청주에서 이리저리 부딪히며 생활한 지 16년만에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이 흥덕구 가경동이다.

한국병원을 차렸을 때도 그랬고, 하나병원을 시작할 때도 그랬다. 그가 선택한 장소는 늘 의료취약지구였다. 박 원장은 “의사로 살면서 모토(motto)로 여기는 게 있다. 있는 사람이건 없는 사람이건, 도시에 살건 시골에 살건, 의료서비스에서는 차별이 없어야 한다. 병원은 누구나 쉽게 이용해야 한다”고 병원자리를 가경동으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20여개과 400병상, 서부권 유일 종합병원

병원 운영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 “남궁병원에서 입원환자 70명 정도가 함께 옮겨왔다. 직원들도 그쯤 되지 않았나 싶다. 그때나 지금이나 신경외과 분야에서는 최고라고 자부한다. 내가 열심히 하면 우리 직원들 먹고 사는 건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11개과 200병상으로 첫 해를 시작한 하나병원은 2018년 현재 20여개과 400병상을 갖춘 서부권 유일의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60명의 전문의를 비롯해 580명의 직원이 청주시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등 일명 ‘빅3’ 출신 전문의들이 포진한 뇌혈관·심혈관 분야는 충북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몽골·카자흐스탄 등 해외에서도 환자가 찾아올 정도이다.

건강검진시설도 특화돼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선정한 전국 22개의 건강검진 의료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하나병원 뿐 아니라 하나노인전문병원, 하나장례식장까지 갖춰 종합 의료서비스가 가능해졌다.

하나병원의 성장은 안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달 16일에는 베트남 국영기업인 베카맥스 그룹 임원진이 하나병원을 방문해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5월에는 하나병원 의료진이 우즈베키스탄으로 날아가 현지 진료를 진행하기도 했다. 내부적으로는 응급의료센터 강화를 위한 병동 건설도 진행하고 있다.

박 원장은 “의식주가 해결된 다음에는 의료서비스가 우선적으로 공급돼야 한다. 정부가 노력이 필요하고, 병원의 노력도 필요하다.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병원으로 성장하는 것이 하나병원의 가장 큰 목표”라고 20주년을 맞은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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