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쫄면 한 그릇 먹으러 전국에서 온대요
물쫄면 한 그릇 먹으러 전국에서 온대요
  • 권영진
  • 승인 2018.06.3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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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볼거리 풍부한 향수의 고장, 옥천 ‘풍미당’

<해피진의 꺼리>

‘향수(鄕愁)’의 고장 옥천은 시인 정지용의 고향이다. 그렇게 향수는 옥천의 고유명사가 되었다. 충북의 남쪽에 있는 옥천은 금강을 끼고 발달하여 청산(靑山)8경·서화(西華) 8명당, 그리고 군북의 추소(楸沼)8경 등 명승지가 많이 있다. 또한 옥천에서는 매년 옥천묘목축제, 청산생선국수축제, 지용제, 안터마을 반딧불이축제, 향수옥천포도복숭아축제, 중봉충렬제 등 풍성한 축제가 열린다.

<지용제>는 한국 현대시의 선구자이며 우리의 언어를 시적 형상화한 시인이자 우리민족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 시인 정지용을 추모하고, 그의 시문학 정신을 이어가며 더욱 발전시키자는 뜻으로 매년 5월에 열리는 '시인 정지용의 고향 옥천의 문화축제'이다. 시인 정지용은 향수를 통해 우리민족의 이상적 공간을 실현코자 추구했으며, 일제강점기의 비극을 상징적으로 노래했다.

1902년 옥천에서 태어난 정지용은 1918년 고등학교 재학 중 동인지 ‘요람’을 간행하면서 문인의 길로 들어섰다. 향수는 1927년 ‘조선지광’ 65호에 발표되었고, 1935년 첫 시집인 ‘정지용시집’에 수록되었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41년 ‘이토’를 발표한 후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은둔생활을 하였다. 해방 후 이화여자대학교, 서울대학교에서 강의를 하였고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난 뒤 서대문형무소에 수용되었다 북한군에 의해 납북된 후 그해 사망하였다.

옥천으로 들어서면 곳곳에 향수의 고향 옥천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감미로운 노래로도 만들어진 ‘향수’는 그렇게 찾는 이들의 가슴에 살며시 자리한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치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충북 옥천에는 청산생선국수축제가 열릴 정도로 민물고기가 풍부하다. 그래서 민물고기를 이용한 어죽국수나 민물매운탕, 도리뱅뱅등이 유명하다. 인터넷에 옥천 맛집을 검색 해봐도 상당히 많은 업체들이 민물고기를 이용하여 요리하는 음식점들이다. 오늘 소개할 맛집 ‘풍미당’은 민물고기를 요리하는 식당이 아니라 분식점이다. 쫄면, 김밥, 수제비를 파는 지극히 일반적인 분식점을 소개하려고 한다.

옥천 ‘풍미당’은 쫄면으로 유명한 분식점이다. 특히 ‘물쫄면’으로 유명한데 일반적으로 야채랑 비빔소스에 비벼먹는 쫄면과는 달리 국수처럼 물이 들어간 쫄면이다. 이미 여러 차례 공중파 방송을 통해 소개된 적도 있고, 인근에서는 맛집이라고 소문이 나서 식당은 앉을 자리 없이 만석이다.

풍미당의 물쫄면은 언뜻 보면 잔치국수처럼 보이나 면발을 보면 쫄면임을 알 수 있다. 시원하고 담백한 육수에 쫄면을 넣고 칼칼한 소스를 섞어 국수처럼 먹는다. 안내문에는 물쫄면을 일반쫄면처럼 가위로 잘라먹으면 맛이 없다는 문구도 쓰여 있다. 풍미당에서 함께 판매하는 김밥과 수제비 또한 여느 분식점과 비교될 정도로 맛이 훌륭하다. 쫄면, 물쫄면, 수제비는 한 그릇 6000원이고 김밥은 3000원이다. 시간이 멈춰진 듯한 향수의 고향 옥천 풍미당에 들러 맛있는 물쫄면 한 그릇 먹고 여행길을 떠나보면 좋을듯하다.

■풍미당: 충북 옥천군 옥천읍 중앙로 23-1, 전화문의: 043-732-1827

해피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파워블로거다. 충북도민홍보대사, SNS 서포터로 활동 중이며 직장인 극단 이바디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진짜 직업은 평범한 직장인.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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