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방신세 충북관광, "그만하면 됐다"
뒷방신세 충북관광, "그만하면 됐다"
  • 정준규 기자
  • 승인 2016.05.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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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경제뉴스 정준규기자] 충북 관광 정책을 취재하다보면 답답한 생각이 들 때가 잦다. 누구하나 나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는 이가 없다. 청주국제공항도 오송역도 다른 지자체에 비해 온통 유리한 조건 투성인데도 뭐가 문젠지 발짝을 떼지 못한다.

중국인관광객들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지난 5월 연휴 기간도 충북은 또 쓸쓸한 뒷방 신세였다. 연일 청주국제공항은 중국인들로 넘쳐나지만 어찌된 일인지 우리 지역 관광지나 상가는 영 다른 세상이다.

정준규 기자

얼마전 인기리에 끝난 한 드라마가 청주를 배경으로 촬영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촬영지였던 충북대는 현수막까지 걸어 놓고 자체 홍보에 나섰지만 지역민조차 이곳이 촬영지였던 걸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한류를 어떻게든 관광상품으로 연계시키려는 다른 지자체들의 최근 분위기를 생각할 때 이는 여유로운 건지 무관심한 건지 고개가 갸웃거리는 대목이다.

청주공항 개항 이래 충청북도와 청주시는 매년 공항활성화와 관광경쟁력을 말그대로 ‘연두지침’으로 삼았다. 어떤 선거랄 것 없이 위 두가지 쟁점은 후보들의 필수 공약이자 핵심 의제로 단골석을 차지해왔다.

하지만 이런 호들갑에도 불구하고 변화는 없었다. 오히려 ‘치맥 파티’니 ‘삼계탕 파티’니, 생각지도 못한 타 지자체의 선제공격에 발만 동동 구르는 형국이 돼버렸다. 갖춰진 인프라에 혁신이 더해지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반복되는 지자체의 청사진은 메아리처럼 울리다 사라진다.

기자가 아는 여행전문가들은 충북의 관광잠재력을 하나같이 높이 평가하고 있다. 외국인관광객이 유입되는 청주국제공항의 존재가 첫 번째고, 타지로 들어오는 외국인여행객도 흡수할 수 있는 오송역의 기능이 그 두 번째다.

무엇보다 한류문화가 한국관광을 주도하고 있는 강력한 트렌드라면 충북도 철저히 이 기류에 편승해 머리를 짜내야 한다. 있는 한류상품도 활용하지 못하는데 어디서 무슨 경쟁력을 양산해내려는 건지 답답한 마음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과연 될까’라는 탁상공론만으로는 이제 그 어떤 변화도 갖고 올 수 없다. 드라마 한 컷을 촬영하고 간 곳이라도 포장에 따라 훌륭한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 봇물 터지 듯 충북관광이 뭔가 일을 낼 것같긴 한데 기자는 여전히 그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오랫동안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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