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OK”… 여가 있는 삶 선택한 신화아이티
“워라밸 OK”… 여가 있는 삶 선택한 신화아이티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8.09.12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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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부터 워라밸 자체 프로젝트 시행
전 직원 함께 영화관람 등 취미생활 공유
일과 삶 균형 맞춰 기업 고도성장 꾀해
다니고 싶은 회사, 함께 하고 싶은 회사 목표
청주산업단지 내 위치한 신화아이티. / 사진=이주현 기자
청주산업단지 내 위치한 신화아이티. / 사진=이주현 기자

당신의 워라밸(Wokr and Life Balance)은 안녕하신가. 모르긴 몰라도 일단 청주산업단지 내 위치한 신화아이티는 안녕한 듯하다. 최근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 기업의 고도성장을 꾀하고 있는 신화아이티가 지역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사가 워라밸을 중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직원의 성장이 곧 기업의 성장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근무하고 싶은 회사, 같이 성공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게 신화아이티의 높은 목표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일과 가정 양립, 행복한 직장 만들기 프로젝트’를 계획해 지난 8월 15일부터 월 1회 마지막 주 수요일마다 시행하고 있다. 신화아이티가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크게 △신바람 나는 직장 분위기 조성 △임직원 간 서로를 알고 배려와 존중할 수 있는 장 마련 △기업 목표관리와 자신 목표 가치 높이는 시크릿 △임직원 팀워크 향상과 협동심, 취미생활 공유 차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홍원희 대표이사 등 임직원 전원 참석이 기본이다. 8월 29일에는 전 직원이 최신 영화를 함께 봤다. 9월 13일에는 청주야구장에서 개최된 야구경기를 봤고 10월 24일에는 연극을 볼 예정이다. 11월 28일에는 전 직원이 함께 볼링을, 12월 26일에는 스크린야구 등을 한다는 계획이다. 이날은 특별히 오후 5시에 업무가 종료된다.

직원들 반응도 좋은 편이다. 눈치 보지 않고 임직원 간 취미와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고 이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상학 신화아이티 이사는 “장기적으로 가기 위한 것은 직원이 지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근무하는 것이 결국 기업에게 이점”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신화아이티가 있기까지는 숱한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의 1990년대 후반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암흑 그 자체였다.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문을 닫았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해서다. 곳곳에서는 회생과 파산이 급증했다. 이런 상황에서 창업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친 짓’이었다.

당시 홍원희 신화아이티 대표는 절망을 느끼기에는 아직 어렸다. 일은 즐거웠고 시간은 항상 부족했다. 청주공업고등학교 기계과를 졸업한 뒤 1987년부터 1998년까지 11년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한 그는 기계분야를 좀 더 공부하고 싶어 뒤늦게 울산과학대를 다녔다.

1998년 3월. 그는 청주 석판리에서 ‘신화정밀’이란 회사를 세웠다. 그는 고객과의 신뢰와 품질, 약속을 생명으로 여기며 일했다. 그게 곧 기업의 성공이라 믿었다. 직원은 홍 대표를 포함해 달랑 2명. 이들은 자동차 기계 부품과 금속제품을 선반 가공했다. 모두 수작업이었다. 

그러나 수작업에는 한계가 있었다. 사세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자동화설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경영자이기 전에 기능이었던 홍 대표는 집무실에 머무는 시간보다 현장에서 직원들과 소통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6년 7월, 청주 오창에 법인을 세우면서 지금의 신화아이티가 탄생했다. 반도체 자동화설비를 본격적으로 제작, 설비한 것도 이때부터다. 제조와 공정기술, 설비기술을 접목해 이차전지 분야에 적용하면 미래 먹거리는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10년에는 연구전담부서를, 2012년에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서 정부 추진 R&D 사업과 산학협력 관련 과제를 수행해왔다. 일 년 뒤에는 리드탭 제조공정을 위한 특허기술을 개발하면서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이해 청주산업단지 내 청주공장을 새로 지으면서 생산성 경영체제 인증, 메인비즈 인증, 리드탭 설비 공장 증축, 그린 비즈 인증 등 기술력과 창의력을 인정받게 된다. 매출도 △2015년 50억 원 △2016년 60억 원을 달성하며 지역의 강소기업으로 거듭났다. 직원 수도 30명으로 늘며 조직의 모습을 갖췄다.

신화아이티는 이차전지의 중요 부품인 리드탭 생산설비 제조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리드탭은 이차전지를 만들 때 사용하는 필수 부품이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외부 전류를 연결하는 단자다. 충전해서 반영구적으로 쓰기 때문에 친환경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리드탭은 폭에 따라 대형(80~110mm)과 중형(15~20mm), 소형(4mm 이하)으로 나뉜다. 중대형은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소형은 휴대폰, 장난감, 전동드릴 등에 쓰인다.

신화아이티가 지난 2015년 개발한 설비는 대형 리드탭이다. 중대형 리드탭 조립공정을 보면, 양극재료인 알루미늄과 음극재료인 리켈을 전단하고 금속소재를 가열하면 필름이 달라 붙는다. 리드탭에 흐르는 전력량에 따라 필름 밀착 온도를 정확하게 조절해서 융착력의 차이를 둔다. 이때 융착 온도조절 단계에서 신화아이티만의 독보적인 특허기술이 적용된다. 

양극과 음극의 두께와 폭에 따라 필름이 메탈에 융착 되는 온도가 다르다. 신화아이티는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필름 융착 온도와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현재 필름 열융착 장치 등 7개의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완성된 리드탭은 혹독한 품질검사를 거친다. 먼저 비전 검사기로 이물질을 검사한다. 이후 검수 사원들이 리드탭을 직접 육안 검사한다. 메탈검사에서는 표면 장력과 저항력을 테스트한다. 신뢰성 평가에서는 리드탭을 전해액에 넣어 융착력을 확인한다.

불량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 신화아이티 내 품질관리T/F가 활동한다. 현장에 투입돼 불량 시료 조사와 원인 개선안 도출을 거쳐 빠른 조치를 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가족친화인증을 받은 신화아이티는 다양한 직원 복지제도로도 유명하다.

먼저, 3‧5‧7‧10년 다닌 근속자들에게 격려금을 주고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영유아 자녀를 둔 직원은 탄력근무제를 시행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한다. 또 월마다 생일자를 찾아 상품권과 케이크를 전달한다.

두 달에 한 번 전 직원이 참여, 운동 등을 하며 친목을 다진다. 운동에 사용되는 모든 장비는 일체 회사가 마련해준다. 매년 1회 가족 초청의 날을 열거나 직원 워크숍을 한다. 덕분에 직원들 간 사이가 돈독하다.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7.5년, 10년 이상 장기근속자가 많은 이유다.

오창 중앙병원과 자매결연을 맺어 본인과 가족에 대한 진료비 감면 혜택도 주고 있다. 특히 직원들의 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 야간 대학 또는 대학원 진학을 독려하고 있다. 학비를 일부 지원하고 있다.

홍원희 신화아이티 대표이사는 “첫 창업부터 사람의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에 특히 복지에 많이 신경 썼다”며 “직원들은 각자 특정한 능력과 다른 역할을 갖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동일한 목표를 향해 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를 포함한 신화아이티 전 직원은 우리만의 독보적이고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 기업 규모는 작지만 기술과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 멋진 회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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