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은 남하한다. 단풍의 절정을 따라가다 보면 남녘 끝에서 만추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한 해가 저문다.
단풍에는 ‘첫 단풍’과 ‘절정’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상 산 정상부에서 약 20%가량 단풍이 들었을 때를 첫 단풍시기로 잡고 있으며, 산 전체의 80% 이상이 단풍으로 물들었을 때 단풍절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남한에서는 올해, 설악산 첫 단풍이 9월28일 시작됐다. 설악산 단풍의 절정은 10월20일 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설악산에 이어 오대산이 10월1일 첫 단풍을 시작으로 20일에 절정을, 치악산은 10월6일 첫 단풍, 21일에 절정을 이룬다.
서울 인근 북한산의 경우 15일 첫 단풍을 시작으로 28일 단풍절정을 이룰 예정이고 남부지역일수록 단풍절정이 늦어져 11월경까지 단풍을 만끽할 수 있다.
이어 단풍은 충북으로 내려온다. 월악산은 12일과 26일, 속리산은 15일과 30일이 각각 첫 단풍과 절정이다. 멀리 떠날 수 없는 경우라면 이 날짜에 맞춰야 한다.
태양도 지는 빛이 더 곱다고, 단풍도 끝물인 남도 단풍이 더 유명하다.
호남으로 가자면 내장산은 18일과 11월6일, 무등산 20일과 11월5일, 두륜산은 30일과 11월 13일에 각각 첫 단풍과 절정을 구경할 수 있다. 영남 방향으로 향하면 가야산은 19일과 29일, 팔공산은 18일과 28일, 계룡산은 19일과 29일에 각각 첫 단풍과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호남에 걸쳐있는 지리산은 13일 첫 단풍이 시작돼 오는 25일 단풍절정에 이른다. 단풍은 바다도 건너간다. 한라산은 오는 30일 단풍절정에 이르러 제주 여행을 하기 좋다.
단풍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을의 아름다움으로는 억새와 갈대가 있다. “아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로 시작하는 유행가가 있다. ‘으악새’를 가을에 구슬프게 우는 ‘새(鳥)’로 알고 있다면 ‘으악’ 소리가 나올 일이다.
으악새는 억새의 사투리다. 그렇다면 억새와 갈대는 어떻게 다를까? 갈대는 강가나 습지에서 자라는 반면 억새는 주로 산이나 들에서 자란다.
둘 다 벼과의 풀이지만, 억새의 이삭은 하얀 색깔에다가 이름처럼 그 잎도 갈대보다 더 억세다. 갈대는 키가 1~2m인 억새에 비하여 좀 더 큰 2m 이상이고, 이삭도 회색이나 갈색 빛깔이다. 또 겨울 털갈이하는 들짐승의 털처럼 곱거나 가지런하지 못하고 부드럽고 더부룩하다.
설명은 여기까지. 단풍과 억새, 갈대의 남하지도를 첨부하니 궁금하면 가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