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으로 ‘생명’을 불어넣다 - 재생전문기업, (주) 대일기업
‘재생’으로 ‘생명’을 불어넣다 - 재생전문기업, (주) 대일기업
  • 정준규 기자
  • 승인 2016.06.15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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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경제뉴스 정준규 기자] 산업이 발전하고 환경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되면서 폐기물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더욱이 최근 녹색성장이 전 세계적 화두로 자리매김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폐기물을 이용한 에너지 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다.

 청주시 강내면에 위치한 (주)대일기업은 20년 넘게 재생산업 외길을 걸어온 기업이다. 폐기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재생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주)대일기업을 만나보자.

(주)대일기업 김용겸 대표(좌측에서 네 번째)와 임직원들/ 김승환 기자

 

신념의 22년..."묻히는 폐기물도 자원이다"

 (주)대일기업(대표이사 김용겸)은 폐기물을 수집·운반 처리하는 재활용 전문업체로 지난 1994년 처음 회사 문을 열었다. 지금이야 재생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당시 폐기물 활용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일천했다. “땅에 묻혀 버리는 폐기물을 재활용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과감히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기반과 인식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재활용사업을 개척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김용겸 대표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주)대일기업 김용겸 대표가 창업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김승환 기자

“서울에서 일을 하다 연고가 없는 청주에 왔습니다. 지인의 일을 도우며 사업을 구상하던 중 ‘폐기물을 재활용해 자원으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폐기물을 수집·운반해 처리하는 사업장을 차리긴 했지만 지식과 정보가 많지 않던 시절이라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전 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를 거듭하는 것외엔 사실상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주)대일기업 김용겸 대표이사

 

(주)대일기업이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들고 있는 펠릿(pellet)/김승환 기자

 

 그후 폐기물 처리에 대한 숙련된 노하우는 20년 넘게 진화해 그간 다양한 재활용 제품들이 탄생됐다. (주)대일기업은 폐기물을 수집·운반해 공정을 거쳐 펠릿(pellet)이라고 하는 새로운 합성수지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펠릿은 밴드끈, 화분받침, 부삽, 자동차 부품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환경문제만 야기하던 ‘천덕꾸러기’ 폐기물이 펠릿(사진)으로 변모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창조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버리는 모든 것들이 폐기물이고 그 폐기물을 활용하는 게 재생산업"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주)대일기업 김재연 이사/ 김승환 기자

“우리가 버리는 모든 것이 ‘폐기물’이라고 생각하면 맞습니다. 공장에서 취급하는 각종 산업용필름은 물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페트병이나 세제용기,비닐봉지 등도 대표적인 생활폐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폐기물을 소각하고 매립하다보면 여러 가지 환경오염 요소들이 배출되는데 이런 폐기물을 펠릿으로 재활용하는 산업을 ‘리사이클링 산업’ 즉 ‘재생산업’이라고 합니다.”- (주)대일기업 김재연 이사

 

폐기물 처리, ‘과학’과 ‘기술’이 녹아들다

폐기물은 어떤 과정을 거쳐 펠릿으로 재탄생할까? 수집·운반된 폐기물은 세척을 거쳐 절단,압축 등의 파쇄공정을 거친다. 용융기에서 잘 녹이기 위해서는 폐기물을 잘게 분쇄하는 게 중요한데 비닐,플라스틱의 경우 성분이 복잡해 분리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

“모든 비닐,플라스틱을 재생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폐기물은 복잡한 화학성분의 집합체기 때문에 융용기에서 녹인다 해도 한 성분으로 용해되진 않습니다.여러 성분이 함유된 폐기물을 어떻게 펠릿화시키는지가 바로 우리의 연구과제입니다.” -(주)대일기업 김재연 이사

 

도내 각 지역에서 수집·운반해온 폐기물들/김승환 기자

 

압출성형을 거친  폐기물이 5mm 두께의 와이어 형태로 배출되고 있다./김승환 기자

용융기를 거친 폐기물원료는 국수면발 형태로 압출성형돼 냉각수를 거치는데 물에 굳은 원료를 절단기로 잘라내면 쌀알 크기의 펠릿(pellet)이 완성된다.

이곳에서 만든 펠릿은 제품성형공장으로 옮겨져 금형틀에 부어지는데 형태에 따라 화분받침이나 부삽과 같은 제품으로 재탄생한다.

(주)대일기업은 현재 청주,오창,옥산,진천산단에 입주한 유수의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폐기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수집·처리하는 수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일진보’된 재활용품 생산을 위해 회사 전체가 힘을 모으고 있다.

그간의 축적된 경험과 기술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연구개발부서(R&D)를 신설했다. ‘폐기물 성분 분리작업’을 보다 전문화해 특허를 낼 만한 새로운 제품을 만들겠다는 게 김재연 이사의 계획이다.

밴드끈,화분받침,부삽 등의 생활용품은 물론 각종 사무용품과 자동차부품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펠릿(pellet)/김승환 기자

“현재 기술로는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보니 어쩔 수 없이 버려지는 폐기물들이 많습니다. 폐기물이 소각장이나 매립장으로 운반되기 전에 1차적으로 R&D부서가 선별을 해 다양한 실험을 해볼 생각입니다. 용융,안료,강도 테스트를 거친 폐기물에서 새로운 펠릿이 생성된다면 특허출원도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아울러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성분분리기 제작도 R&D부서를 중심으로 곧 착수할 계획입니다.”-(주)대일기업 김재연 이사

"지난해 신설한 R&D 부서를 통해 폐기물 성분분석연구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는 김재연 이사/ 김승환 기자

 

‘재생’을 위한 진화는 ‘현재진행형’

많은 양의 폐기물이 산업시설에서 나오다보니 재생전문기업도 경기부침에서 자유롭진 않다. 최근 경기침체가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지만 (주)대일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온 나라를 강타한 극심한 경기부진에도 40억대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재생용품 공장에 펠릿을 판매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수출도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에서 수집한 폐기물을 파쇄,절단,압축해 통관이 가능한 형태로 수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수출된 폐기물은 현지에서 국내와 같은 방식을 거쳐 펠릿으로 생산되는데 이 펠릿제조기술도 (주)대일기업이 지원하고 있다.

판로 대부분이 베트남,인도네시아와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다보니 인건비 덕도 톡톡이 보고 있다.  인건비가 국내보다 낮아 동남아 현지에서 펠릿을 만드는 편이 회사 수익에는 더 유리한 구조다.

(주)대일기업이 꿈꾸는 미래는 클린산업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폐기물에 대한 인식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김재연 이사는 강조한다.

“우리나라의 매립장이나 소각장은 한정돼 있습니다. 연일 쏟아지는 폐기물을 수용할 만한 공간도 한계점에 왔고요. 폐기물은 ‘더러운 물건’이라는 인식을 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폐기물은 ‘쓰다 버린 더러운 것’이 아니라 ‘다시 한 번 쓸 수 있는 가능성’입니다. 재생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시급하지만 재생용품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의식이 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많은 분들이 펠릿을 통해 만들어진 재활용품을 사용해줘야 재생산업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기름 한 방울 안 나오는 나라에서 펠릿을 만들려 애쓰는 저희의 땀방울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폐공업용필름으로 만든 펠릿 /김승환 기자
(주)대일기업이 생산한 펠릿은 전국 각지의 재생용품 회사로 판매돼 새로운 생활용품으로 재탄생한다.

(주)대일기업은 버려진 폐목을 이용해 펠릿을 만드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이제껏 제품화 시킬 수 없던 성분들을 배합해 새로운 펠릿을 생산하는 작업도 곧 진행된다. 녹이는 방식이 아닌 끓이는 방식을 통해 폐기물을 액상화시키는 작업도 가시화 되고 있다.

22년 한 곳만을 보고 달려온 (주)대일기업의 쉼 없는 질주는 앞으로도 멈출 기세가 없다. 누구도 관심갖지 않을 때 과감히 개척의 돛을 내달았고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현재도, 미래를 위한 이들의 노질은 더욱 거세다.

환경은 곧 미래고 미래는 결국 인간의 노력에 의해 결정된다. 환경오염으로 고통받는 이 땅을 살리려는 인간의 작업은 그래서 더 숭고하고 의미가 있다. 쓸모없는 폐기물을 새로운 희망으로 재창조하는 (주)대일기업의 미래가 그래서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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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터뷰 - (주)대일기업 김용겸 대표

(주)대일기업 김용겸 대표/ 김승환 기자

“(주)대일기업은 직원들간의 인화단결(人和團結)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가족적인 분위기다 보니 30년 이상 근속자는 물론 10년 이상 근속자들이 많습니다. 20년 넘게 회사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열심히 앞만 보고 가자. 앞만 보고 내 소신껏 가자”라는 생각을 갖고 난관을 헤쳐 왔습니다.

 

 

“항상 성실하고 거짓없이 사람과 일을 대하자”는 신념으로 일을 하다보니 어려울 때마다 우리를 도와주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그게 인생의 가장 큰 자산이고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실한 자세로 내일같이 꾸준히 일을 할 수 있는 이‘가 바로 우리 회사의 인재상입니다. 인성이 바른 이들이라면 우리 회사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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