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공유 카톡방만 100여 개 '법무법인 유안'
사건 공유 카톡방만 100여 개 '법무법인 유안'
  • 이규영
  • 승인 2021.08.20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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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알짜 中企] 개인형 퇴직연금 '설명 의무 불이행' 손해배상 판례 첫 사례
의뢰자 소통 위해 개인번호까지… 믿음 주는 변호사 되고파

지난 1994년 창립한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는 현재 16개 융합회, 총 300여 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이(異)업종 간 자주적이며 자유로운 교류 활동을 통해 역량을 강화한다는 게 특징이다. 회원사 간 업종이 다르다 보니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세종경제뉴스는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 회원사를 집중 조명한다.

법무법인 유안의 대표 유달준 변호사
법무법인 유안의 대표 유달준 변호사

 

#1 개인형 퇴직연금(IRP) 초기 도입 당시 근로자 A씨는 퇴직과 함께 회사와 법정다툼을 시작했다. 제대로 된 설명 없이 퇴직금이 지급된 탓에 회사가 눈속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비용 부담으로 변호사 없이 진행한 1여 년간의 소송 끝에 A씨는 패소했다. 결국 그는 2심을 위해 변호사를 찾았다. 담당을 맡은 변호사도 IRP에 대해 정보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밤낮없이 IRP 연구에 매진한 변호사, 그는 결국 치열했던 항소심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설명 의무 불이행’이 불법 행위 책임으로 인정돼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받은 것이다.

IRP 도입 후 손해배상을 인정받은 첫 사례였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2018년 보험법의 주요 판례로 선정, 이후 이어진 유사한 소송에서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됐다.

 

#2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공사장 인부 B씨는 억울했다. 말도 안 되는 경찰 행동 때문이다.

그는 공사 현장 부근 음주단속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단속 자리 이동을 부탁했다. 이후 그는 인근 편의점으로 차를 타고 이동해 담배를 사고 식당에서 음식과 술을 먹었다.

하지만 경찰의 음주 단속은 계속됐다. 이에 B씨는 현장까지 걸어와 재차 항의했다. 그러자 경찰은 곧바로 B씨의 음주를 측정했고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했다.

경찰은 "B씨의 첫 항의 당시에 운전을 하던 그가 이미 술에 취해 있었다며 단속을 하려고 했지만 B씨가 가버려 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변호사는 현장으로 직접 나가 증거를 수집했다. 그는 B씨의 활동 반경에 있었던 CCTV를 분석하고 당시 함께 했던 B씨의 동료, 식당 주인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 변호사는 B씨의 무죄를 밝혀냈다. 경찰관이 위증을 한 것이다. 

법무법인 유안의 사건 처리 시스템
법무법인 유안의 사건 처리 시스템

 

현장에 발자국을 남기는 변호사

사례의 주인공은 충북 청주에 위치한 법무법인 유안 대표 유달준 변호사다. 타고난 일꾼인 그는 의뢰자 변호를 위해 현장으로 직접 나가거나 오랜 시간 연구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궁금한 사건이 있으면 충주든 광주든 모두 직접 가봅니다. 실제 필요한 증인이 있으면 만나보고, 사진 촬영도 합니다. (사건 배경을) 알고 변론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달라요.”

유 변호사는 사건에 있어 모든 의뢰인을 상대로 직접 상담을 진행한다. 초도상담을 다른 변호사가 맡더라도 모든 사건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철칙 때문이다. 상담 후에는 카카오톡 채팅방을 개설해 사건 의뢰자와 담당 변호사, 유 변호사가 함께 참여, 사건 진행 방향에 대해 공유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카카오톡 채팅방은 벌써 100여 개가 넘는다.

이러한 체계는 유안이 가진 차별화 된 사건처리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사건이 수임되면 카카오톡 채팅방을 개설해 이야기합니다. 사건 진행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물어볼 수 있어요. 전화보다도 쉽죠. 또 명함을 통해 개인 휴대폰 번호를 알려드립니다. 의뢰인이 원한다면 전화, 메시지 모두 수용합니다. 일은 당연히 힘들어지죠. 그렇지만 사건이 잘 풀리든 아니든지 간에 의뢰인과 관계가 나빠지는 것은 싫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있어요.”

법무법인 유안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에는 승소사례, 상담사례 등 소송에 대한 정보가 게재된다. 현재는 다른 법무법인에서도 시도하고 있는 마케팅이지만 초기 도입 당시에는 전국에서 유안이 거의 최초로 선보였다.

“청주에 연고가 없다보니 사건 수임을 위해 마케팅을 우선 시작했습니다. 담당 직원을 새로 뽑고 홈페이지부터 직접 관리해 승소사례부터 올렸습니다. 로스쿨이 생기고 형사 전문을 표방하는 로펌들이 만들어지고 나서야 유안을 표방한 마케팅 사례가 늘어났죠.”

사진=법무법인 유안
사진=법무법인 유안

 

‘맨 땅에 헤딩’부터 변호사계 명의가 될 때까지

유 변호사는 청주와는 아무런 연고가 없다. 난 곳은 강원도고 자라난 곳은 서울이다. 그런 그가 청주에서 개업했을 땐 ‘맨 땅에 헤딩’ 하는 기분이었다. 

“군 생활을 청주 법률구조공단 공익법무관으로 3년을 지냈습니다. 그동안 지역에 물든 것 같아요. 어차피 금방 떠날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정이 들더라고요. 지금은 법원과 사무실, 집과 교도소가 모두 10분 거리라는 것에 무척 만족하고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변호사 사무실은 사무장이 대부분 일을 처리하고 변호사는 사건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 모습을 본 유 변호사는 ‘내가 사무실을 차리게 되면 사무장 없이, 의뢰인 사건을 알지 못해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없게 하자’는 마음으로 개업하기로 마음먹었다.

법무법인 유안의 유달준 변호사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법무법인 유안의 유달준 변호사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무장을 들이고 크기를 키우는 것보다 사무실의 정체성을 지키고 점진적으로 커가고 싶습니다. 명의를 만나려면 먼 지역에서도 찾아가는 것처럼 ‘저 변호사가 안 될 사건이면 누구도 하기 어려워’, ‘저 변호사라면 한 번은 믿고 맡겨볼 수 있어’ 라는 이야기가 듣고 싶습니다.”

유 변호사의 자리는 사무실 입구와 마주보는 곳에 있다. 어떤 의뢰자가 방문하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구도다. 그는 새로운 의뢰인이 올 때마다 항상 조바심을 느낀다. 초도상담을 들어가면 10분 이상만 지체돼도 어떤 사건인지 신경이 쓰인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표의 자리에서 '콧대 높은 변호사'가 되고 싶지 않다고 설명하는 그는 누구라도 상담하고 선임할 수 있는 변호사로서 의뢰인을 마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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