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으로 전문 상처진단… '의료혁신' 이룬다
사진 한 장으로 전문 상처진단… '의료혁신' 이룬다
  • 이규영
  • 승인 2021.09.16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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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 산업 주역을 만나다]
AI·빅데이터 활용 '스키넥스' 개발
㈜파인헬스케어 신현경 대표 인터뷰

‘더 나은 삶, 더 건강한 삶’을 위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바이오헬스’ 산업은 국민건강에 크게 기여하며 2026년 751조원이 전망되는 등 큰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산업은 의약품, 의료기기 등의 제조업과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포함한다. 세종경제뉴스는 충북 내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의 주역들을 만나 그들의 역할과 기술 발전 방향을 살펴본다.

휴대폰 사진촬영 한 번으로 상처의 위험도를 진단받을 수 있을까? 치료에 알맞은 의약 성분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을까? 대답은 모두 ‘Yes’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파인헬스케어는 피부(상처) 상태를 인공지능이 판단해 의사의 진단을 지원하는 의료기기 ‘스키넥스(Skinex)’를 개발한다. 화상에 대한 전문의가 태부족한 우리나라에서 휴대폰 사진촬영을 통해 진단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가히 혁신이라 이를 수 있다. ㈜파인헬스케어의 신현경 대표를 만났다.

신현경 (주)파인헬스케어 대표이사.
신현경 (주)파인헬스케어 대표이사.

 

‘전 세계 유일’ AI·빅데이터 도입 상처 진단

“화상은 일상생활에서 많이 입는 상처지만 정확한 치료는 어렵습니다. 전국적으로 화상전문병원, 전문의가 부족하기 때문이에요. 화상전문의가 없는 병원에서 욕심을 내서 잘못 치료하면 치료 기간이 길어지거나 쓸데없는 약 처방으로 진료비가 높아질 수 있죠. 스키넥스는 화상 환자가 스마트폰 등을 통해 자신의 상처 사진을 찍어 올리면 분석을 통해 간편하고도 적절한 진료 가이드를 낼 수 있습니다.”

화상으로 입은 상처는 일반적인 상처와 다르다. 겉으로 생기는 일반적인 상처에 비해 화상 상처는 깊이를 판단하기가 어렵고 피부 재생 또한 쉽지 않다. 전문의가 적절한 진료를 내려야 하는 분야다. 욕창의 경우 화상과 같은 결의 상처로 볼 수 있어 연구를 함께 진행한다.

신 대표가 개발하는 스키넥스는 AI(인공지능) 전문기업 아크릴과 기술협력을 맺고 개발됐다.

수집된 상처이미지 빅데이터를 AI로 분석해 화상과 욕창에 대한 적절한 진단을 내린다. 입력되는 정보는 별도의 표준화 과정을 통해 진단 가능한 수준으로 입력된다. 집에서도 간편하게 이용가능하고 병원에서는 화상전문의가 부재해도 의학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사실 신 대표가 화상 진단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병원 근무 중에 만났던 한 가족에서 시작됐다.

“한 겨울, 자정이 가까워진 시간에 한 여성이 등에는 아기를 업고 한 손에는 다른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왔었어요. 그 여성은 울고 있었는데 자신이 춘천에서 강남까지 택시를 타고 왔다고 했어요. 아이가 화상을 입었는데 춘천 내의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더니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해요. 그래서 강남에 있는 베스티안병원까지 온 건데, 사실 심각한 정도의 화상이 아니었어요. 간단하게 치료하고 가시면 된다고 하니 어머니는 어리둥절한 거죠. ‘이렇게 간단하게?…’ 그러면서 ‘춘천 지역에 화상을 볼 수 있는 의사선생님만 계셨더라도 이렇게까지 놀라서 찾아오지 않았을 거다’하고 얘기하시더라고요. 이 일이 사업을 추진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된 거죠.”

(주)파인헬스케어는 의료진과 협약을 맺고 각국에서 자료수집을 하고 있다.
(주)파인헬스케어는 의료진과 협약을 맺고 각국에서 자료수집을 하고 있다.

 

미국부터 아프리카 모잠비크까지

스키넥스가 보유한 데이터 규모는 2만DB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이 정도 규모의 화상, 욕창 환자의 데이터는 없다.

초기 데이터베이스 수집은 어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이뤄졌다. 앱 이용자가 화상 상처를 올리면 담당 의사가 직접 의견을 달아줬다. ‘머슴러닝’으로 진행한 이 서비스는 3년간 약 5천 명의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3년간 모았던 자료, 베스티안병원과의 협력을 통해 얻은 데이터 등을 통해 빅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외에도 해외시장을 겨냥할 수 있도록 국내 대학병원과 파트너십을 맺고 연구를 교류해요. 특히 흑인의 피부를 연구하기 위해 아프리카 모잠비크 의료진에게 교육을 제공, 그들의 수집 자료를 통해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시제품은 연말쯤 출시된다. 우선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욕창용으로 시범을 보일 계획이다. 피드백 기간을 거치면 실제 상용화는 1년 정도로 예상된다.

스키넥스 기술개발 요약.
스키넥스 기술개발 요약.

 

모두가 행복한 기술

“저는 의료 경영을 하는 사람입니다. 헬스케어의 ‘에코 시스템’에 집중을 해요. 의료기기라고 말하기보다 의료전달 체계죠. 환자-병원-보험회사-제약회사-의료기기 회사로 연결되는 헬스케어 생태계에서 기술을 설득해야 하는 겁니다.”

신 대표가 사업을 소개하면 다양한 의견이 들어온다. 그중 ‘대표가 의료기기 개발자가 아니다, 인공지능을 직접 만들지 않았다, 의사가 아니다’라는 내용이다. 신 대표는 이런 의견들에 대해 “시장이 요구하는 것을 보라”고 이야기한다.

누가 어떤 기술을 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제대로 된 진단을 받은 ‘행복한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대표는 앞으로 국내 식약처 인증을 필두로 유럽에서 CE인증, 미국FDA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외시장으로 진출, 기술력을 인정받아 전 세계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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