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서 순직한 故 백귀보씨, 금천고 명예의 전당에
해병대서 순직한 故 백귀보씨, 금천고 명예의 전당에
  • 오옥균 기자
  • 승인 2022.01.0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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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씨 부모, 2015년에 국가위로금·연금모아 5000만원 모교에 기부
청주 금천고에 명예의 전당이 마련됐다. 사진=금천고 제공.
청주 금천고에 명예의 전당이 마련됐다. 사진=금천고 제공.

 

하늘나라에 가면서 장학금을 남긴 제자를 그리워하던 스승이 명예의 전당을 만들고 그 제자 이름을 명패에 남겨 보는 이들을 숙연케했다.   
 
금천고등학교 졸업생 故 백귀보씨와 교장 김명철이 그 주인공이다.

금천고등학교에는 '백귀보 장학금'이 있다. 백귀보 장학금은 사제 간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해병대에 입대했다가 폐렴으로 사망한 백귀보씨의 어머니가 기탁한 5000만원으로 운영하는 장학금이다. 
 
故 백귀보씨는 1997년 3월 금천고에 입학해 3학년 때 김명철 담임 교사를(현재 금천고 교장)만나 사제의 연을 맺었다. 백씨는 부모님이 사업차 미국에 거주할 당시에 태어나 국적 선택에 따라 군입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입장이었지만 해병대를 나온 아버지 백대현씨를 좇아 해병대 입대를 결정했다. 

김 교장은 당시 백씨가 미국 국적을 선택하면 군입대가 싫어서 미국 국적을 선택했다는 비난을 받을까 고민된다고 상담하던 일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당시 김 교장은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대한의 남자로서 군에 입대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미국 국적을 취득한 백씨는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해병대 입대를 위해 2004년도에 한국을 찾았다. 미국에서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5년이 지난 25살때였다.

백씨는 그해 3월 해병대에 입대했으나 안타깝게도 훈련도 중 폐렴으로 사망해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김 교장은 이후 10년 넘도록 현충원을 찾아가 제자를 기리며 헌화했다. 이를 알게 된 백씨의 어머니는 2015년 5월 15일 서경중 교감으로 재직 중인 김 교사를 만나 5000만원을 내놓았다. 아들 앞으로 나온 국가의 위로금과 유공 연금을 모은 것이었다.
 
장학금은 고인의 모교인 금천고로 전해졌고, 현재 금천고 교장으로 재직 중인 김명철 교사는 학교 로비에 명예의 전당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곳에 금천고를 빛낸 제자 백귀보를 기린 명패를 전시했다.

금천고 10회 동문이 도왔다. 500만원 상당이다. 명예의 전당에는 금천고 졸업생들의 트로피와 상패 등이 전시됐다.

명예의 전당에는 2008년도부터 금천고 교직원이 운영해 온 금천고 교직원장학회 뜻이 담긴 명패도 전시됐다. 금천고 교직원장학회가 지금까지 기부한 장학금은 8000만원에 이른다. 

백귀보씨 생전 모습. 사진=충청리뷰 제공.
백귀보씨 생전 모습. 사진=충청리뷰 제공.

 

김 교장은 이번에 명예의 전당을 오픈하면서 <금천고등학교>와 <명예의 전당>이라고 새겨진 현판을 걸었다. 직접 서각한 작품이다. 

김명철 교장은“명예의 전당은 정의롭고 성실하며 공부해서 남주는 인재 양성의 첫 시작점이 될 것이며, 우리 금천고의 과거와 미래를 위해 공헌하신 분들의 사랑과 정성을 영원히 기억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천고는 7일 11시 명예의 전당 기념식을 가졌다. 기념식에는 금천고 학생회장과 동문회장인 김영주 도의원(금천고1회)과 10회 졸업생, 그리고 교직원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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