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대형 유통업체 입점 시도… 지역 상생은?
청주 대형 유통업체 입점 시도… 지역 상생은?
  • 이규영
  • 승인 2022.01.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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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충북자영업비상대책위 “자영업자 생존권 보장하라” 주장
청주시 지역 기여도 관련 조례안 없어… 지역상생 어떻게?
충북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가 19일 청주시청 본관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대규모 점포 입점 반대와 코로나19 손실 보상금 지급을 촉구하고 있다. / 뉴시스
충북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가 19일 청주시청 본관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대규모 점포 입점 반대와 코로나19 손실 보상금 지급을 촉구하고 있다. / 뉴시스

 

최근 청주에 대형 유통업체 등이 잇따라 입점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역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대형 유통업체들의 지역기여를 위한 청주시의 관련 조례조차 조성되지 않아 지역과 어떻게 상생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자료가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 대형 유통업체 입점 소식에 소상공인‧자영업자 반발 심화

최근 청주에선 청원구 주중동 밀레니엄타운에 대형 유통업체 3~4곳이 입점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레니엄타운 도시개발사업 시행사인 충북개발공사는 전체 면적 58만6482㎡ 중 복합엔터테인먼트(유통시설용지) 9만8122㎡를 2개 부지로 나눠 4월 분양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충북지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대규모 점포 입점 저지에 나섰다.

이들은 충북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리고 지난 19일 출범식을 진행했다.

비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규모 점포 입점은 코로나19로 생계난에 내몰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말살하는 행위”라고 반발하며 “‘조건만 맞으면 대규모 점포를 유치할 수 있다’는 한범덕 청주시장의 발언은 가뜩이나 과열된 청주 부동산 시장에 투기꾼 먹잇감을 던져주는 꼴이다. 지역상권과 지역 경제를 붕괴하는 대규모 점포 입점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 청주시 지역 기여도 관련 조례안 없어

지역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반발이 지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청주시에서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지역에 어떠한 기여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청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 전통시장 상생 관련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등의 이슈로 지역기여도를 별도로 요청하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자료가 모이진 않았다”며 “관련 조례가 있으면 (지역 기여도 조사를) 할 수는 있지만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보니 기업에 별도로 협조 요청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구광역시의 경우 지난 2010년 ‘대형마트의 지역기여도 향상 및 신규진입 억제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황폐화,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등 각종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형유통업체에 지역 기여방안을 요구하고, 실제 기여도 실사결과를 발표해왔다.

특히 지난 2020년에는 추진 실적에 대한 ‘분야별 가이드라인 등급 대비 배점 기준표’를 기준으로 10여 개의 분야를 설정해 점수를 분배하고 점수 높낮이에 따라 우수 기업을 선정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향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혜택을 지원하기로 했다.

구체적 배점 기준은 ▲지역금융 이용 ▲지역 생산 제품 매입 ▲용역서비스 지역발주 ▲지역 우수업체 입점 ▲지역민 고용창출 ▲지역상품 판로제공 ▲영업이익 사회 환원 ▲지역상품 상설매장 설치 ▲공익사업 참여 및 상생협력 실적 ▲기타(특수사업)이다.

대구시를 시작으로 현재 대전시‧부산시 등도 이와 관련한 조례를 마련하고자 추진 중에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백화점 등의 대형마트 숫자가 늘어나다 보니 지역 경제에는 방해요소라는 시선이 생겼다”며 “수익 등에 대해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모자라다보니 시에서 지역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구성하고 상생발전 조례를 제정해 지역 기여도 조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시행 초기 단계에서는 대형마트의 반발이 잇따라 나왔지만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사회 환원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돼 현재는 문제없이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청주시 내에 입점해 운영하는 대형마트 및 백화점은 현대백화점 충청점, 롯데아웃렛 청주점 등을 포함해 총 12곳이다.

이들은 각각 상설매장 설치, 공익사업 등을 추진하지만 구체적으로 지역 기여도를 따지고자 한다면 별도로 요청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형마트 자료사진. / 세종경제뉴스DB
대형마트 자료사진. / 세종경제뉴스DB

 

◆ 청주시내 상업가 현황은

주중동 밀레니엄타운 외에 청주테크노폴리스, 충북청주전시관, 오송역세권, 넥스트폴리스에도 대규모 상업용지와 유통시설용지가 계획돼 있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유통시설용지 3만9612㎡는 지난 2017년 이마트가 매입한 뒤 곧바로 신세계프라퍼티로 양도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초대형 복합시설인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업체다.

특히 이 부지 옆 3만4460㎡ 규모의 새 상업용지도 분양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오송읍의 충북청주전시관 상업용지 2만8249㎡에는 복합쇼핑몰과 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오송역세권에도 4만786㎡ 규모의 상업용지가 조성됐다. 역세권 조합은 환지 방식으로 도시개발사업을 진행 중으로 대형유통업체 입점에 힘을 쏟는 것으로 전해졌다.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는 현재 상업용지 등의 구역을 조정 중이다.

특히 현재 청주 복대동에 입점해있는 현대백화점은 향후 ‘시티아웃렛’을 출점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출점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약 150억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이미 청주에 백화점 '현대백화점 충청점' 매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인근에 아웃렛 추가 출점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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