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택의 의료칼럼]
[정순택의 의료칼럼]
  • 정순택 참마취통증의학과 원장
  • 승인 2022.01.25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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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인 척추관협착증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척추는 33개의 뼈가 모여서 척수가 지나가는 터널을 이루고 있는데, 이를 척추관이라고 하고, 앞쪽에는 후종인대와 디스크(추간판)가 위치하고, 뒤에는 황색인대, 후관절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직립보행을 하기 때문에 누워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척추가 머리부터 상체의 무게를 지탱하고 있어서 척추뼈, 디스크, 인대, 관절 등이 지속적으로 부담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디스크가 튀어나오고, 뼈가 자라나기도 하며, 인대가 두꺼워지는 변화를 겪게 되는데, 이런 변화들이 척추관이 좁아지게 만들고, 내부의 척수 및 척추신경을 누르게 되는 것을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합니다.

* 병원에 가면 ‘퇴행성’ 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무슨 뜻일까요? 
‘퇴행성’ 이라는 말은 신체 부위가 많이 사용되거나 노화되어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하는데,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못하는 신체 구조의 변화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인대, 힘줄의 늘어나거나 찢어짐, 골극 형성(뼈의 덧자람), 연골손상, 신경손상 등은 원래 상태로 회복이 안됩니다.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으로는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인한 허리 통증이 있을 수 있고, 척수 및 척추신경이 압박되면서 발생하는 신경방사통이 엉치부터 다리 전체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환자분들이 주로 호소하시는 증상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허리, 엉치가 뻐근하다.
- 엉치가 빠질 것 같다.
- 조금만 걸으면 다리가 시고 저려서 걸을 수가 없다.
- 종아리가 당기고 터질 것 같다.
- 다리에 쥐가 자주 난다.
- 엉치부터 다리, 발끝까지 내려가면서 통증이 있다.
- 다리 감각이 둔하다.

척추관협착증 진단에 가장 좋은 것은 MRI 검사입니다. MRI 검사를 통해 척추관이나 추간공의 어느 부위가 가장 좁아졌는지, 신경이 눌리는지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변화이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사람에서도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으로 검사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MRI 검사 등에서 척추관협착증 소견이 보인다고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자세를 바르게 하고, 척추에 무리가 가는 행동들을 피해주면 증상이 호전되고, 좋아진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에 호전이 없고, 일상 생활에 불편을 주는 통증이 계속 되면, 먼저 증상의 위치에 따라,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자극 받는 신경에 대하여 직접 신경치료술을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C-arm’ 이라고 불리우는 실시간 방사선 영상증폭장치를 이용하여 문제를 일으키는 신경에 정확히 치료가 가능합니다. 신경치료술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간단한 치료부터 좀 더 복잡하고 강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경막외 유착박리술, 신경성형술, 풍선확장술, 경막외 내시경술 등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비용이 비싸고, 어려운 치료를 하는 경우 치료 효과를 금방 볼 수 있겠지만, 간단한 신경치료술에도 좋은 효과를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척추관협착증은 만성 퇴행성 질환이므로 이후에 증상이 다시 생겨 다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간단한 치료법부터 단계별로 치료를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충분한 비수술적치료를 하는데도 심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다리에 근력이 약해지는 등 마비증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 대소변 장애가 나타난 경우 등 입니다. 

근본적인 치료, 완전한 치료를 위해 병원 여러 곳을 찾아다니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의 구조적인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평소에 척추의 자세를 바르게 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닥보다는 의자에 앉는 것이 좋고, 구부정한 자세보다는 허리를 곧게 펴는 것이 좋으며, 같은 자세로 오래 있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한쪽 방향으로만 힘을 쓰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척추 주변 근육과, 둔근, 복근, 허벅지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는 플랭크 등의 코어근육운동을 꾸준히 해주시면 좋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은 ‘빠르게 걷기’ 입니다. 숨이 약간 차거나, 땀이 살짝 날 정도로 걷는 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척추 주변 근육들이 강화되면서 척추의 퇴행성 변화를 조금은 늦출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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