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과학기술인 꿈꾸는 여성, 이리로 오라
[기획] 과학기술인 꿈꾸는 여성, 이리로 오라
  • 이규영
  • 승인 2022.02.04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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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시대, 소녀에게 ‘기회’가 온다
“한계에 도전하라” 백성혜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인터뷰
맞춤형 교육 통해 여성 특성 고려한 지원방법 생각해야

<세종경제뉴스>는 통계자료에 근거한 한국 여성과학기술인 인력현황에 대해 알아보는 ‘과학기술 시대, 소녀에게 ’기회‘가 온다’ 기획 시리즈를 3편에 걸쳐 선보였다. 
마지막 기획보도로 백성혜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를 만나 충북도 내에서 과학기술인으로 자라날 수 있는 여성 청소년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들어보고자 했다. 기획보도는 3편으로 마무리되지만 앞으로 충북도내 여성과학기술인을 만나 ‘롤모델’로서의 조언, 과학기술 새싹이 꿈꿀 수 있는 미래를 엿보는 릴레이 시리즈는 지속해서 보도할 예정이다.

기사 싣는 순서
① 10억 이상 대형 연구책임자 여성은 고작 ‘8.5%’
② “총리는 여자만 할 수 있나요?”
③ 과학기술인 꿈꾸는 여성, 이리로 오라

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
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

충북에서 여성과학기술인 양성소는 찾아보기 힘들다. 2016년 개소한 청주IT여성새로일하기지원센터도 현재는 운영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전국 규모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 사업단도 사업비가 줄어든 상황이다. WISET은 기존 지역 내 10여 개 개별대학에서 분산 지원하던 방식에서 권역별 컨소시엄을 통한 지원방식으로 영역을 변경(4개소), 사업 수혜 범위를 확대하고 체계화 하고자 했다. 

최근 충남대학교가 ‘지역 이공계 여성 인재 양성사업(R-WeSET 2.0)’ 주관대학으로 최종 선정돼 충청권역에서 이공계 여성 인재 양성사업을 진행한다. 위탁대학으로 충북의 한국교통대와 충남의 순천향대가 선정됐다. 운영 프로그램은 충남대의 기획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혀있지 않다.

이외에는 아주 소규모의 활동만 이뤄지고 있어 자생적인 성장의 기반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앞으로의 여성과학기술인력 지원의 필요성을 알기 위해 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를 만났다.

 

오늘날 이공계는 모두 컴퓨터 기반의 활동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섬세하고 의사소통 역량이 뛰어난 인재를 요구하기에 여성과학기술인들의 성장이 가능한 풍토가 됐습니다.


백성혜 교수는 여성‧남성을 구분하기보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확인하고, 진로를 선택하는 폭 넓은 기회를 가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특히 기성세대들이 가진 고정관념으로 ‘여성은 어떤 직업이 좋다’라고 조언하거나 충고하는 분위기의 쇄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부모나 선생님이 어린 나이의 여성들에게 고정관념을 제시하면 이를 그대로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 직업에 대한 편향된 사고 문화가 바뀐다면 앞으로 여성과학기술 인력의 빠른 양적 성장이 이뤄질 것이다.

 

 

요즘처럼 인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남녀를 구분하기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을 구하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기 때문에 결국 일자리는 로봇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죠. 그런 점에서 이제는 남녀 모두 창의적인 일자리를 찾아야 할 때입니다.


백 교수가 만난 충북의 중소기업 대표들은 여성인력에 대한 편견이 적었다. 오히려 여성 인재가 남성보다 더 신뢰할만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기존 관습 등의 여파로 여성들이 이공계 분야의 진로 장벽을 높게 보고 자신의 역량을 기르는 것에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 낮은 진입장벽을 가지는 판매나 서비스 분야에 도전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더불어 과거 여성이 결혼과 출산, 육아를 전담했기에 업무에 소홀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진 기업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오히려 여성들이 경력을 위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사회적 현상이 생겼다. 이제는 결혼‧육아‧출산이 여성에 한정되는 것이 아닌 남녀 공동의 과제가 돼야한다는 의견이다. 현재는 이러한 과정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편견’을 고집하지 않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앞으로는 시대적 상황에 맞춰 개인의 역량을 자신감 있게 발휘할 수 있는 창의적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충북 여학생들이 이공계 진로 선택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의 활동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뤄진다고 해도 아주 소규모로 진행됩니다. 이러한 사업은 자생적 활동 유도보다는 먼 미래를 보고 꾸준히 국가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력단절 여성의 이공계 분야 진로 지원은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등에서 이뤄진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4차 여과기인법에 근거해 WISET을 여성과학기술인 전담기관으로 지정, 경력단절 여성의 이공계 분야 진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 경력복귀 지원사업 ▲ 대체인력 지원사업 ▲ 이공계 강사 양성 사업 등을 진행한다.

결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후 다시 진입하기 때문에 좋은 일자리로 연결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그렇기에 경력 단절 이전에 지속적인 교육과 지원이 이뤄져 여성들의 진로 선택과 커리어 유지에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적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개인의 특성,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맞춤형 지원 시스템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기금과 펀드 등의 조성이 필요하다.

기존의 ‘찍어내기식 교육’이 아닌 ‘맞춤형 교육’을 통해 개인의 능력에 맞게 성장시켜야 한다. 또 이를 위해 인프라 투자를 지원해 단순한 일회성 사업이 아닌 깊고 넓은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저는 여성 청소년에게 ‘한계에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기까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 한계에 갇히게 되죠. 한계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러니 스스로 한계를 깨고 다음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의지를 유지해야합니다.


백 교수는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여성 청소년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그러면서 좋은 동료와 선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사회적 끈이 없음을 한탄하면서 세상을 비판하지 말고, 그 시간에 무언가 몰입해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는 사람이야말로 여성 차별적인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본래 여성차별적인 세상은 없다”고 설명한다.

여성들과 남성들이 함께 그러한 세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제 여성이라는 약자의 조건을 뛰어넘어 오히려 그 조건을 강점으로 받아들여지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백성혜 교수는

2008년~2011년 한국연구재단 사업 WISE(Women in Science and Engineering) 센터장
2012년~2016년 여성과학기술인육성 지원사업 WISET(Women in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사업단장
2016년~2019년 청주 IT 여성새로일하기지원센터 센터장

2020년~ 한국교원대학교 화학교육과 교수, 한국연구재단 연구소 지원사업 ‘융합교육연구소’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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