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김치’ 배신...곰팡이 배추로 김치를
‘명인 김치’ 배신...곰팡이 배추로 김치를
  • 박상철
  • 승인 2022.02.23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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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제보 영상에 썩은 무·배추 고스란히 담겨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국내 김치 전문기업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김치공장 한 곳에서 썩은 무와 배추로 김치를 만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2일 MBC는 한성식품 자회사가 운영하는 충북 진천 김치공장 내부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공익신고자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촬영한 것으로, 변색된 배춧잎과 보라색 반점이 핀 무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또 다른 영상에는 깍두기용 무를 담아놓은 상자에 시커먼 물때와 곰팡이가 붙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완제품 포장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엔 벌레 알이 달려 있었고, 냉장실에 보관 중인 밀가루 풀에서는 곰팡이가 발견됐다. 금속 탐지기 윗부분에도 군데군데 곰팡이가 슬어있었다.

공익신고자는 "이런 걸 가지고서 음식을 한다는 자체가 너무 비양심적"이라며 "'대한민국 명인 명장' 이렇게 (광고를) 해서 (판매)하는 그 김치인데…"라고 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김치 70%는 해외에 수출되며, 국내에서도 대기업 급식 업체와 서울의 한 종합병원, 유명 리조트 체인 등에 납품됐다. 홈쇼핑을 통해 직접 소비자들에게도 판매됐다.

한성식품은 오늘(23일) 사과문을 내고 “자회사 효원의 김치 제조 위생 문제와 관련해 소비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자체 정밀 점검과 외부 전문가의 정밀 진단을 신속하게 실시해 한 점의 의혹과 부끄러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장 자체 영구 폐쇄도 불사한다는 각오로 위생 및 품질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정비와 신뢰받는 생산 체계 혁신을 위해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재발 방지와 신뢰 회복을 통해 재창립의 각오로 거듭나겠다”고 사과했다.

식약처는 전날(22일) 공장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한편, 한성식품은 한국 김치명인 1호(2007년)로 불리는 김순자 대표가 1986년 설립한 김치 전문기업이다. 미국, 일본 등 3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연매출이 500억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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