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김치 위생 논란’ 명인 타이틀 철회?
‘명장 김치 위생 논란’ 명인 타이틀 철회?
  • 박상철
  • 승인 2022.02.2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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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철회 어려워"... 뚜렷한 기준 없기 때문

‘김치명인'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에서 불량 재료로 김치를 제조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업체는 즉각 사과하고 공장을 폐쇄했지만 비판 여론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게다가 해당 업체 대표 명인 타이틀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당분간 잡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날 정부는 비생위적인 재료로 김치를 만드는 모습이 나온 한성식품 김순자 대표에 대해 ‘대한민국 식품명인’ 지정 철회를 검토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산업진흥법에는 지정 취소에 관한 항목이 있지만 이번 사례에 대해서는 뚜렷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김 대표 김치명인 지정 철회가 가능한지를 검토했으나 지정철회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식약처에서 김치공장의 위생상태, 원재료 품질 등을 점검한 뒤 행정처분을 내리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순자 대표는 2007년 정부로부터 전통명인 29호, 김치명인 1호로 각각 지정됐다. 2012년에는 한국김치협회를 통합한 대한민국김치협회 초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식품 명인제도는 한가지 식품 분야에서 20년 이상 종사했거나 전통 방식을 보존하고 실현할 수 있는 사람, 혹은 명인으로부터 전수 교육을 5년 이상 받고 10년 이상 해당 업체에 종사한 사람이 지정 대상이다.

대한민국식품명인협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81명 명인이 활동 중이며, 정부가 명인 지정을 철회한 사례는 아직 없다.

맛 칼럼니스트로 잘 알려진 황교익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는 당장 김순자 대표의 식품명인 자격을 박탈하기 바란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사진=한성식품
사진=한성식품

지난 22일 MBC는 한성식품 자회사가 운영하는 충북 진천 김치공장 내부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공익신고자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촬영한 것으로, 변색된 배춧잎과 보라색 반점이 핀 무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또 다른 영상에는 깍두기용 무를 담아놓은 상자에 시커먼 물때와 곰팡이가 붙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완제품 포장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엔 벌레 알이 달려 있었고, 냉장실에 보관 중인 밀가루 풀에서는 곰팡이가 발견됐다. 금속 탐지기 윗부분에도 군데군데 곰팡이가 슬어있었다.

공익신고자는 "이런 걸 가지고서 음식을 한다는 자체가 너무 비양심적"이라며 "'대한민국 명인 명장' 이렇게 (광고를) 해서 (판매)하는 그 김치인데…"라고 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김치 70%는 해외에 수출되며, 국내에서도 대기업 급식 업체와 서울의 한 종합병원, 유명 리조트 체인 등에 납품됐다. 홈쇼핑을 통해 직접 소비자들에게도 판매됐다.

한성식품은 어제(23일) 사과문을 내고 “자회사 효원의 김치 제조 위생 문제와 관련해 소비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자체 정밀 점검과 외부 전문가의 정밀 진단을 신속하게 실시해 한 점의 의혹과 부끄러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장 자체 영구 폐쇄도 불사한다는 각오로 위생 및 품질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정비와 신뢰받는 생산 체계 혁신을 위해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재발 방지와 신뢰 회복을 통해 재창립의 각오로 거듭나겠다”고 사과했다.

한편, 1986년 설립된 한성식품은 김치 전문기업이다. 미국, 일본 등 3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연매출이 500억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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