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의 아이 러브 중소기업] 뿌리 중소기업 R&D 정부는 고민하고 중소기업은 준비해야
[조동욱의 아이 러브 중소기업] 뿌리 중소기업 R&D 정부는 고민하고 중소기업은 준비해야
  • 조동욱
  • 승인 2022.02.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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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욱 교수
조동욱 교수

지난 12월 산업통상자원부는 2021년 우리나라 총 수출액이 6,400억 달러를 넘기며 6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거둔 성과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이러한 수출성과는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국내 제조 주력산업의 성장이 뒷받침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회사에 주문이 몰아쳤는데,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매출액이 인텔을 초과하여 글로벌 1위를 달성하기도 하였다. 조선업계의 경우에는 2021년도 수주 목표치를 10월에 이미 조기 달성했고, 연말 실적은 수주 목표의 145%를 달성했다. 규모로는 367척을 수주하였고 금액은 55조원에 달한다. 자동차업계의 경우 국내 시장은 다소 위축되었지만 해외 판매에서 약진함에 따라 전 세계에서 약 390만대를 판매하였다.

이렇듯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 제조업의 기초 공정산업을 뿌리산업이라고 한다. 뿌리산업은 나무의 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최종 제품에 내재되어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형성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국내 뿌리산업은 중소기업이 99.9%를 차지하고 있으며 종업원 수 10인 미만인 기업이 76.2%를 차지할 정도로 대부분 영세하다. 이 때문에 뿌리산업은 3D 업종으로 인식되어 우수한 청년인력이 취업을 기피하게 됨으로써 기술개발과 같은 혁신 역량도 약화되고 있다.

제2차 뿌리산업 진흥 기본계획에 제시된 비전과 추진방향
제2차 뿌리산업 진흥 기본계획에 제시된 비전과 추진방향

 

이에 따라 정부는 뿌리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토대를 정비하고자 2011년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이하 ‘뿌리산업법’)을 제정하는 등 관련 정책을 추진하였다. 2012년 발표된 제1차 뿌리산업 진흥 기본계획(2013~2017)을 통해 도출된 성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R&D 투자 확대와 인프라 확보를 위해 뿌리기술지원센터를 설립하였다. 또한 노후된 생산공정의 자동화·첨단화를 지원하는 한편, 뿌리대학원, 외국인인력 양성대학 지정 등 인력양성·공급 기반도 확대하고자 하였다. 제1차 기본계획 시행기간의 성과를 주요 지표별로 살펴보면, 1인당 부가가치는 2011년 80백만원에서 2015년 87백만원으로 증가하였으며, 세계 최고 수준과의 기술 격차는 2011년 2.4년에서 2015년 1.8년으로 0.6년을 앞당겼다. 기업 당 평균 종사자 수도 2011년 55명에서 2015년 62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기술과 고용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매출신장세는 둔화되고 있었으며, 3D 이미지, 인력부족 문제는 상존하여 이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문제점의 개선을 위해 2018년 수립된 제2차 뿌리산업 진흥 기본계획에서는 뿌리산업의 재도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새로운 기본 방향을 아래 그림과 같이 제시하였다. 뿌리산업법에 따른 전담기관인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는 비전 달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과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5년차가 되는 올해는 제2차 기본계획에 대한 성과발표와 함께 제3차 기본계획이 새롭게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제3차 기본계획에는 2차 기본계획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고 코로나 19와 같은 새로운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에서 다양한 추진방향을 검토하고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전용 R&D의 필요성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뿌리 제조기업의 R&D 수행은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초가 되며, 기업의 경영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국가와 기업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지원영역이다.

관련 업무를 주관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뿌리산업의 진흥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2011년과 ‘12년에 걸쳐 두 차례 전용 R&D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였으나 사업구조의 적절성 등의 사유로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하였고, 2019년에는 ‘제조혁신 기반인 Next 뿌리기술 개발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였으나 1개의 내역사업만 겨우 통과했다. 그리고 2021년 하반기부터 6천억원 규모의 “뿌리 4.0 경쟁력 강화 차세대 뿌리기술 개발”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한다고 발표하였는데 그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뿌리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의 99.9%는 중소기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산업부와는 차별성 있는 방향으로 제조 중소기업 전용 R&D를 추진한다면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R&D에 관한 보다 폭 넓은 선택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지식, 기술, 인적자원이 한정되어 있고 외부 네트워크나 자원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용 R&D가 추진되더라도 소규모 뿌리 중소기업의 진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의 극복을 위한 기업 수준의 전략적 행위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생태계의 안정적 성장을 원하는 중앙정부 수준에서의 정책적 대안이 중요하다.

우리 한국산학연협회는 협력 R&D에 적합한 대학·연구기관의 전문가를 매칭하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등 뿌리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제도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시제품 제작, 제품 설계, 인증시험 지원 등 제조 중소기업을 위한 기술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R&D수행에 필요한 연구 장비의 활용을 지원하는 등 산업현장에 필요한 중소기업의 수요를 충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가속화 되는 변화의 물결 속에서 규모가 열악한 우리 뿌리기업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이라는 전략을 실행하는 동반자를 만나기를 기원하면서 뿌리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혁신의 노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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