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재료로 김치를 제조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한성식품 김순자 대표이사가 정부에 '명장' 자격을 반납하려고 했다가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달 23일∼24일께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대한민국 명장' 자격을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후 이를 취소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김순자 대표가 명장 자격을 반납하겠다는 자신의 발언을 취소했다”라며 “자체 규정에 따라 김 대표의 명장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농림축산식품부(당시 농림부)에서 받은 ‘식품명인’ 자격과 ‘김치명인 1호’ 자격을 정부에 반납했다. 명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면서 스스로 자격을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식품산업진흥심의회를 열어 김 대표의 식품명인 자격 취소를 결정했다. 비슷한 시기에 명인과 명장 모두 자격 반납의사를 밝혔지만 이 중 명장에 대한 반납 의사만 뒤집은 것이다.
대한민국 명장은 정부가 산업 현장에서 15년 이상 종사하면서 최고 수준의 숙련 기술을 보유한 기능인에게 부여하는 자격이다.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된 후 동일 직종에 계속 종사하면 매년 200~400만원의 계속종사장려금을 받는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김 대표가 명장 자격의 권위와 혜택을 지키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여론은 더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충북 진천 소재 한성식품 자회사 효원 공장에서 변색된 배추와 곰팡이가 낀 무 등을 손질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썩은 김치' 파문이 일었다.
당시 영상 속 재료를 손질하던 직원들은 썩은 부분을 잘라내며 "나는 안 먹는다" "더럽다" "쉰내가 난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포장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에서 애벌레 알까지 발견됐다.
이에 김 대표는 "해당 공장을 즉시 폐쇄하고 원인 규명에 착수한 상태"라며 사과했다. 또 논란이 불거진 이틀 후 '대한민국 명장' 자격과 '식품 명인' 자격을 반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