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젠’ 소변으로 비뇨기계 암(癌) 진단한다
‘에피젠’ 소변으로 비뇨기계 암(癌) 진단한다
  • 박상철
  • 승인 2022.03.11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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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미국 'FDA 승인' 후 2024년 제품 출시
전립선암 시작으로 방광·신장암 진단키트 확대
다양한 바이오마커 확보...암 진단 정확도 높여
윤형윤 에피젠 대표
윤형윤 에피젠 대표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자 한국인 사망원인 1위 질환인 ‘암(cancer)’. 눈부신 의료기술 발전으로 암 치료법은 다양해졌고, 생존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의료계는 이제 암 치료법을 넘어 ‘조기진단’과 ‘예방’을 위한 의료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자각 증상이 없는 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효과를 높여 환자 생명 연장뿐 아니라 치료비 부담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에피젠(윤형윤 대표)이 소변을 이용한 비뇨기계 암(전립선·방광·신장) 진단키트 기술 개발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그 첫 단추로 최근 전립선암 진단키트 시제품 생산을 완료했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2년 내 국내 인·허가는 물론 미국FDA 정식 승인을 거쳐 2024년 공식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사업 초기 에피젠은 비뇨기계 암 시장 성장성에 베팅했다. 평균 수명 증가에 따른 인구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육류 소비 증가)으로 암 발병 및 사망률이 크게 늘었다. 특히, 전립선암 진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전립선암 시장 규모는 국내 약 6000억원, 글로벌 5조원에 달한다.

윤형윤 대표는 “최근 비뇨기계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크게 증가하면서 조기발견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며 “에피젠은 소변(15㎖)을 활용해 기존 전립선암 진단 방법이 갖고 있는 낮은 정확도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부분 전립선암 진단은 1차 혈청 전립선 특이항원(Prostate-Specific Antigen, 이하 PSA) 측정 및 초음파 검사에서 암이 의심되면 2차 전립선 생검(조직검사) 순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문제는 PSA방식의 조기 진단 정확도가 60%이하로 낮다는 점이다. 

반면, 에피젠 ‘소변 DNA 측정’ 진단(소변 DNA샘플 채취-DNA추출-DNA증폭-암 진단)은 정확도가 90% 이상으로 신뢰성이 높다. 환자 소변을 채취해 간단한 검사만으로 72시간 이내 전립선암을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뿐만 아니라 병의 진행과 회복에 관한 예후는 물론 검사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확인하는 재실험 오차율도 2% 내외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이를 기반으로 다수 특허를 출원하는 등 향후 건강검진, 질병진단, 임상연구 등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에피젠의 핵심 경쟁력은 다양한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유전자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바이오마커는 DNA, 단백질, 대사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 변화를 알 수 있는 지표로, 암 진행 정도를 파악하거나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데 쓰인다. 쉽게 말해 암을 진단할 수 있는 표본을 많이 보유했다는 것이다.

에피젠은 인체자원은행을 통한 암 시료 데이터를 확보, 바이오마커를 찾는데 집중한 결과, 지금까지 비뇨기계 바이오마커 8개를 확보했다. 아울러, 충북대 의대 및 병원과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

윤 대표는 “에피젠의 강점은 바이오마커를 찾아내는 기술력”이라며 “바이오마커를 많이 확보할수록 교차 검증이 가능해져 암 진단 정확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에피젠은 철저한 인허가 준비로 해외 시장 진출을 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인허가 전문기업 케이바이솔루션과 미국 FDA승인을, 메디팁과 국내 인허가를 준비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 지사와 기업부설연구소 설립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도 에피젠은 충북도와 충북바이오헬스산업혁신센터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바이오 혁신기술기반 유망 창업기업 지원사업인 ‘오송바이오 네스팅 프로젝트(Bio Nesting Project)’에 선정돼 향후 4년간 기술개발 지원을 받게 됐다. 또한, 충북청년창업사관학교 우수 졸업 기업으로 전국 11기 청년창업사관학교 졸업생을 대표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앞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윤 대표는 “비뇨기계 암 진단을 시작으로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확보해 위·폐·간 등 모든 암으로 진단 영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며 “아울러, 수익성이 낮아 기업이 뛰어들지 않는 난치·희귀병이나 소아질병 진단키트를 개발해 보다 많은 생명을 살리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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