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녹아든 천연염색 ‘모두가 누릴’ 대중화 꿈꾼다
자연 녹아든 천연염색 ‘모두가 누릴’ 대중화 꿈꾼다
  • 이규영
  • 승인 2022.04.07 11: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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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형 로컬크리에이터를 찾아서 ⑦ 천연염색 바른
워싱기 사용으로 대량생산 추진… 자연의 선물 나누고파

작곡가 차이콥스키가 남긴 가장 밝고 쾌활한 곡 ‘현을 위한 세레나데’. 그는 후원자인 폰 메크 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세레나데는 내면적 충동에 따라 작곡했고, 자유로운 사고에서 비롯됐으며, 진정한 예술적 가치를 지닌 작품”이라고 묘사했다.
내면의 열정, 틀에 박힌 사회생활에서 벗어나 자유에서 진정한 자신의 가치를 찾는 사람들은 이곳에도 있다. 충북형 로컬크리에이터는 그들의 진짜 가치를 찾아 도심을 벗어난 낙후상권에 발을 내딛고 미래를 설계한다. 세종경제뉴스는 연재물을 통해 이들이 개척한 삶의 발자국을 따라간다.

양재형 천연염색 바른 대표.
양재형 천연염색 바른 대표.

 

“저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처음 인생을 만날 때 얻는 선물은 우리들의 어머니가 준비해주신 배냇저고리이고, 마지막 가는 길에 입는 옷은 수의입니다. 저는 의식주 중에 ‘의’를 만드는 사람이며 천연염색은 자연으로 만드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양재형 천연염색 바른의 대표가 대중들과 함께 하는 체험활동 종료 후 남기는 마무리 멘트다. 

자연을 통해 가치를 만드는 천연염색은 직물부터 염색 소재까지 모두 천연물을 사용한다. 양 대표는 시작과 끝, 인생의 매 순간과 함께하는 자연을 잊지 말라는 의미에서 이러한 발언을 남긴다.

양 대표를 만나기 위해 충주시 노은면을 찾았다. 높은 언덕 위 하늘과 맞닿은 곳에 푸른빛 천이 바람에 나부꼈다. 은은한 색이 자연과 어우러져 한 장의 수채화처럼 비쳤다.

그가 만드는 천연염색물은 충주의 사과, 밤 등을 이용해 색을 뽑아낸다. 그 외에도 메리골드, 괴화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자연의 미를 천에 덧입힌다.

‘먹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그는 환경의 의미를 되새겼다. 일반 천은 옷을 세탁할 때 플라스틱 섬유가 갈라져 나온다. 이 플라스틱 섬유는 썩지 않고 있다가 우리의 식재료에도 묻을 수 있다. 천연염색은 이러한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천연염색은 고착제를 쓰지 않기에 염색의 견고함이 떨어진다. 색이 빠지는 것이다.

양 대표는 이를 다시 자연에 비유했다. 

 

“천연염색은 봄과 여름의 푸르른 색이 단풍으로 변했다가 다시 겨울로, 원색의 하얀색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자연이 옷에 베어든 거죠.”

 

천연염색물 대량생산에 사용되는 세탁기.
천연염색물 대량생산에 사용되는 세탁기.

 

“휴식을 느끼고 싶어 찾았던 고도원의 아침 ‘깊은 산 속 옹달샘 명상센터’가 시작이었습니다. 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되고 일주일동안 땀 흘리며 일을 하는데 이상하게 땀 냄새가 나지 않았어요. 몸도 편하고요.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천연 소재에 천연염색으로 만든 옷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양 대표는 직접 느낀 경험을 통해 천연염색을 통한 옷을 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입었을 때 편한 옷, 나의 지인들이 입었으면 하는 옷, 많은 사람들이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어 모든 사람과 그의 경험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양 대표가 천연염색의 대량생산화를 추진하는 목표가 됐다. 

처음 그가 대량의 천연염색에 시도한 것은 개인 화장실 욕조에서였다. 손으로 일일이 주무르다 보니 손목에 부담이 왔다. 발로 밟기 시작하자 이젠 무릎이 아팠다.

반포기 상태로 있던 그의 눈에 띈 것은 다용도실의 ‘세탁기’였다. 직물과 소재 등을 넣어 기계를 돌리니 생각보다 결과물이 무척이나 좋았다. 하루 종일 강한 힘으로 치대니 염색도 잘 됐다. 

‘유레카’를 외친 양 대표는 그 길로 염색 공장들을 찾아다녔다. 안산, 포천, 남양주 …도대체가 안 가본 곳이 없었다. 결국 그는 천연염색에 가장 잘 맞는 워싱기를 찾아냈다.

현재에 들어서 그는 워싱기를 사용해 제작한 상품들을 국내외 유수의 대기업에 납품한다.

FITI시험연구원, 코티티시험연구원 등 다양한 인증기관에서 피부 안전성에 대한 인증도 받을 수 있어 특히나 주목받는다.

“충북 로컬크리에이터 1세대로서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강원도 속초부터 제주도까지 다양한 콜라보를 진행했죠. 앞으로는 공주에 자동차 염색도 가능할지 논의 중입니다. 이러한 기반에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심병철 책임님의 존재가 있었습니다. 그가 쏟아준 애정 덕분에 든든했고 앞으로도 로컬크리에이터만의 자생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천연염색으로 제작된 옷.
천연염색으로 제작된 옷.

 

땀으로 개발한 공정법… 미래를 찾아

양 대표의 혁신적 개발은 대학으로 이어졌다. 올해 한국폴리텍대학 영주캠퍼스 천연염색산업과의 교수로서 첫 강의를 시작하게 된 것.

현재 천연염색은 공예로 분류되면서 산업 분류 코드가 없다. 그러나 천연염색이 친환경 시대의 염색으로 자리잡고 대중과 함께 즐기는 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산업으로 인식될 필요가 있었다. 

양 대표의 능력을 알아본 한국폴리텍대학 천연염색산업과 관계자는 직접 그의 연구실을 방문했다. 이제껏 그가 이뤄온 혁신, 천연염색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이 미래를 위한 가치로 발돋움되는 시점이었다.

그는 스스로 개발한 공법과 함께 소재학,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양성을 시작했다. 천연염색에 대한 꿈으로 모인 제자들과 함께해서인지 모두가 스스럼없이 의견을 내고 이는 곧 새로운 아이디어와 발상으로 이어졌다.

앞으로 그는 학생들과 함께 텀블벅 펀딩 등 본격적인 천연염색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현재 양 대표가 직접 공사중인 천연염색체험장·공예클러스터도 순조롭게 조성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체험장을 통해 대중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면서 천연염색의 아름다움을 모두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힘차게 나아간다.

 

Commentary

양재형 대표는 충북형 로컬크리에이터 생태계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장본인이다. 

이업종 간의 유기적인 협업 비즈니스 네트워킹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그로인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나간다. 

양 대표는 ‘협업’ 그 가장 큰 특징을 발견하게 해주었고 매순간 증명하고 있는 행보가 다른 로컬크리에이터의 본보기가 되어 준다.

By 심병철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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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99 2022-05-03 07:39:22
Let's go 천연염색!
Hello from the Pacific Wonder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