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의 아이 러브 중소기업] 혁신은 내부로부터 시작될까? 아니면 외부로부터 시작될까?
[조동욱의 아이 러브 중소기업] 혁신은 내부로부터 시작될까? 아니면 외부로부터 시작될까?
  • 세종경제뉴스
  • 승인 2022.09.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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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밀리언셀러 '넛지(Nudge)

지난달 세계적 밀리언셀러 '넛지(Nudge)'가 출간 13년 만에 개정판으로 출간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넛지는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대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 교수의 이론으로, 경제학 이론을 넘어서 '넛지'라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을 만들어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넛지이론에서 효과적인 혁신전략 중 하나로 '공동 창조(Co-creation)'가 있다. 스타벅스는 공동 창조를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스타벅스 본사는 mystarbucksidea.com 라는 사이트를 통해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고객으로부터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도록 오픈 플랫폼을 제공했다. 이용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올리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점수를 주거나 토론을 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이는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하면서 기업에서도 더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 데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LEGO사의 LEGO IDEAS와 유사한 사례로 외부로부터 아이디어를 수집하여 활용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한 성공사례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우리는 고객이나 다수의 일반인이 소수의 전문가보다 더 효율적이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집단 지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혁신은 내부보다는 외부와의 접점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중소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 전략, 개방형 혁신
위 사례에서 등장한 개념이 'Open Innovation'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개방형 혁신을 뜻하는 말로, 신기술이나 신제품 개발에 관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와 공유하여 보다 넓은 지식과 기술의 결집을 도모하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당초 기업 혁신의 도구로 나온 오픈 이노베이션은 최근 기업을 넘어 공공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현재 사회는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신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재편되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신제품 개발 경쟁의 가속화로 기술 수명은 짧아지고 있고, 개발비용은 증가하고 있어 기술혁신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술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개방형 혁신이 더욱 중요해졌다. 아무리 규모가 큰 기업이라도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기술혁신을 혼자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오늘날 대부분의 세계적인 기업은 개방형 혁신을 추구한다. 과거 폐쇄형 혁신 모델을 고집했던 IBM은 ‘이노베이션 잼’ 프로그램을 통해 집단 지성을 활용, 다양한 신사업을 창출했다. 경쟁상대인 BMW와 토요타도 차세대 친환경차 연료전지 연구개발에서는 한 팀을 이뤄 개방형 혁신을 달성했다. 이러한 선도적인 기업들이 개방형 혁신 전략을 채택한 이유는 지식과 인재의 분산현상 때문이다. 개방형 혁신을 할 경우 원가적 측면 외에도 아이디어가 상용화되기까지의 시간도 감소되고 품질 또한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기업에 비해 자본이나 인적 역량 등 모든 면에서 뒤지는 중소기업은 비용이나 네트워크 부족 등으로 개방형 혁신을 실행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기업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개방형 혁신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은 바로 산학연협력이다. 산학연협력이 기업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를 살펴보면 산학연협력 기업이 일반 제조기업 대비 생존율이 높은것으로 확인되었다. 사회 변화로 기업수명이 점점 더 짧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산학연협력은 지속성, 연계성을 기반으로 전주기 성장지원 중심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으로, 중소기업 중심의 협력 지원 전담기구의 기능을 강화하고 전문인력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주요 선진국들 역시 전주기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도 거버넌스 체제와 산학연협력 전문인력을 통한 산학연협력 촉진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더 많은 기업이 자체적인 개방형 혁신에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019년 개방형 혁신 네트워크를 출범 후 중소·벤처기업을 중심에 두고 관련 대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이 상호 자유로운 소통과 혁신 활동을 통해 신규 연구개발(R&D) 과제발굴 180건, 기술이전 23건, 투자유치 50억 원 등의 성과를 창출해 오고 있다. 또한 올해는 대학·연구기관을 산·학·연 거점기관으로 지정해 시장에서 필요한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산학연 플랫폼 협력기술개발’ 사업(75억 원)을 신규로 추진하고 있으며, 개방형 혁신 네트워크을 통한 과제발굴을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해 기업 간 협력을 활성화하여 산학연 협력 확대를 통한 협력 R&D 기반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산학연협력 강화는 개방형 혁신의 핵심 열쇠다. ‘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교류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개방형 혁신은 수요자 중심의 기술혁신을 이룰 수 있고, 이는 사업화 촉진으로 연결될 것이다. 산학연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개방형 혁신체계를 구축하여 중소기업의 근본적 경쟁력 제고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끝으로 본 고 작성에 큰 도움을 준 본 협회 김홍지책임연구원께 감사드리는 바이다. 

조동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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