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콩고기가 맛있는 대체육으로
맛없는 콩고기가 맛있는 대체육으로
  • 민유정 기자
  • 승인 2022.10.26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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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와이솔루션, 자체 기술 활용해 육즙과 풍미 구현
“육류와 대체육, 경쟁 구도 아닌 상생의 길 걸어야”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에스와이솔루션은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즐겨 찾을 만한 ‘맛있는 대체육’을 만든다. 사진=에스와이솔루션 제공.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에스와이솔루션은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즐겨 찾을 만한 ‘맛있는 대체육’을 만든다. 사진=에스와이솔루션 제공.

‘맛없는 콩고기’라는 편견이 깨졌다.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에스와이솔루션은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즐겨 찾을 만한 ‘맛있는 대체육’을 만든다.

에스와이솔루션은 ‘미트체인지’라는 브랜드로 베지미트볼, 팜까스, 한입볼, 간편 도시락, 두부 브라우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예전에는 대체육이 ‘콩고기’로 많이 불렸어요. 맛이 없고 식감이 떨어진다는 생각과 채식주의자만 찾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죠. 맛있는 대체육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경쟁사에서 100개 제품이 생산될 때 우리는 10개를 만들더라도 맛있어야죠.” 맛은 박서영 에스와이솔루션 대표의 자존심이다.

 

인정받는 푸드테크 기업


미트체인지 제품과 기존 콩고기의 다른 점은 자체 기술인 3배합 기술을 이용해 우수한 식감과 맛, 고기의 조직감을 살렸다는 점이다.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야채를 잘 먹지 않는 아이들, 맛있는 다이어트 식단을 찾는 사람들, 소화가 어려운 실버세대 등 일반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다. 실제로 제품을 판매하는 미트체인지 홈페이지(meatchange.com)에는 “야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육식파’라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구매했는데 건강식도 이렇게 맛있을 수 있구나 생각했다”, “편식이 심한 아이인데 잘 먹는다, 진짜 고기인줄 안다” 등의 후기가 실려 있다.

지난 9월에는 농식품 분야의 유망한 창업가를 발굴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최하는 ‘2022 농식품 창업콘테스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박 대표는 “지난해 참가했을 때 본선에서 떨어져 이번에도 기대하지 않았다”며 “제품이 나오고 투자를 유치하면서 1년 동안 빠르게 성장 했구나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상을 받고 내가 힘들었던 것들을 보상 받은 느낌이 들어 눈물이 났다”면서 “동시에 다시 시작이구나, 더 빠르게 나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창업 계기는


36개의 육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며 14년 동안 육가공업에 종사한 박 대표는 시장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 창업을 결심했다. 가장 먼저 보인 것은 환경오염 문제였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14.5%에 달하는데, 그 중 소와 관련된 배출량이 전체 가축의 65%를 차지한다.

증가하는 육류 수요를 생산량이 따라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이러한 생각을 부추겼다. 2050년 세계 인구는 약 97억 명으로 점쳐지며, 육류 수요 역시 약 4.5억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탄소발자국 수치가 높은 축산업은 더 이상 확장이 불가능하게 됐다. 가축 사육을 통한 식육 생산이 증가하는 육류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워진 것이다.

업계 종사자로서 해결책을 모색하던 박 대표는 대체육 시장에 매력을 느꼈다. 실제로 건강에 관심이 늘고 동물 복지까지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짐에 따라 대체육이 각광받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5년 4조2400억 원 수준이던 세계 대체육 시장은 2023년 7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육이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 잡기를


박 대표의 가까운 목표는 아직 대체육이 낯선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를 알리고, 하나의 선택지로 인정받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무조건 고기 대신 대체육을 선택하라는 게 아닌, 일반 육류를 섭취하면서도 가끔은 대체육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대체육 시장에서 가장 큰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비욘드미트에도 육가공업체 타이슨푸드가 투자했어요. 우리나라도 육류 업계와 대체육 업계가 경쟁 구도가 아닌 상생할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합니다.”

현재 에스와이솔루션은 충북지역 학교 급식 유통대리점과 총판 계약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대형마트, 온라인 등에서 판매 중이다. 환자식에도 적격이라고 생각해 병원 납품에도 나섰다. 케이터링 서비스도 준비 중이며, 최근에는 45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박서영 에스와이솔루션 대표. 사진=에스와이솔루션 제공.
박서영 에스와이솔루션 대표. 사진=에스와이솔루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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