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취약지 충북 재난 응급체계 '빨간불'…재정비 시급
의료 취약지 충북 재난 응급체계 '빨간불'…재정비 시급
  • 세종경제뉴스
  • 승인 2022.11.0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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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중증 응급환자 골든타임 미도착률 44.2%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특정 지역 쏠림 현상 심각
"의료취약지 재난의료체계 보완, 재정비해야"
이태원 사고 부상자 이송하는 의료진 / 사진=뉴시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재난응급의료체계 전반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재난사고 현장에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고, 최적의 병원으로 분산 이송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의료 취약지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충북지역에서도 재난에 대비해 의료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연숙(비례대표)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내 중증 응급환자가 골든타임(적정 시간) 내 응급의료기관에 도착하지 못한 건수는 전체 2만6212건 가운데 1만1596건(미도착률 44.2%)으로 집계됐다.

중증 응급환자의 경우 골든타임을 놓치면 1분 지연될 때마다 생존 확률이 7~10%씩 낮아진다.

실제 이태원 참사 당시 사망 단계로 넘어가기 전의 '긴급' 판정 환자 수십 명은 초기 환자 중증도 분류가 원활하지 않아 적절한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충북지역의 경우 골든타임 내 도착하더라도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이 심각해 필수 의료서비스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충북지역의 경우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평균 2.18명)는 1.59명, 간호사(평균 4.58명) 3.28명, 병상 수(평균 14개) 13.6개로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응급센터의 특정지역 쏠림 현상도 심각하다.

도내 권역 응급의료센터는 청주에 있는 충북대학교병원이 유일하다. 지역응급의료센터나 기관은 총 15곳이지만, 이들 중 6곳이 청주에 있다.

충주와 제천, 단양지역은 자체 의료 충족률에서 현저히 낮은 모습을 보인다.

충주 충북대병원 건립타당성 조사 최종보고서의 충북지역 의료 이용 미충족 현황을 보면 충주시 14.2%, 제천 11.2%, 단양 11.0% 등 도내 평균(8.6%)을 크게 웃돌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북부지역에서 대량 환자가 발생할 경우 현장에서 병원 응급실, 중환자실로 이어지는 재난응급의료 시스템에 한계가 예상된다.

소방 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같은 중환자 수용은 응급실뿐 아니라 관련 진료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응급자원이 부족한 북부지역에서 발생한다면 인명피해 규모는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료취약지에 대한 재난의료체계를 보완하고, 재정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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