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의 아이 러브 중소기업] 혁신플랫폼 : 중소기업 혁신바우처 사업을 통한 ‘산-학-연’ 연계협력 활성화
[조동욱의 아이 러브 중소기업] 혁신플랫폼 : 중소기업 혁신바우처 사업을 통한 ‘산-학-연’ 연계협력 활성화
  • 조동욱 한국산학연협회 회장
  • 승인 2022.12.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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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펜데믹은 대한민국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작게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를 착용하는 생활습관 등 일상의 불편함으로 시작되지만, 국내 주요 산업계의 구조적 변화와 중국의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우리 중소기업이 감내해야 하는 변화의 파고는 생존과 직결되는 수준까지 증폭되었다. 
특히 제조 산업의 침체 및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다수의 제조 중소기업이 기업 운영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중소기업의 경영, 기술, 마케팅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는 중소기업 혁신바우처 사업(이하 “바우처 사업”)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으며,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2년 바우처 사업에 전년 대비 120억 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함으로써 제조 중소기업의 바우처 활용 기회를 대폭 확대하였다.

바우처 사업의 지원영역은 컨설팅·기술지원·마케팅 분야로 나누어지며 각 분야별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온라인 채널로써 중소기업혁신바우처플랫폼(http://www.mssmiv.com)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수요기업은 수행기관(서비스 제공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정보를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어 플랫폼을 통한 수요기업과 수행기관 간의 비대면 매칭이 활성화되고 있다. 또한 수행기관에서는 제공 가능한 서비스를 정형화된 포맷으로 공유하는 ‘메뉴판’을 게재하게 되는데, 이러한 기능을 통해 중소기업을 비롯하여 공공기관, 출연연, 비영리법인 등 다양한 유형의 수행기관들이 각 주체별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산-학-연 연계가 가능한 정보기반 협력 아키텍처를 구성하고 있다.

  강력한 협력 아키텍처의 구성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바우처 사업이 실효성 있는 성과로 이어지려면 산-학-연의 주도적인 참여가 가능하도록 근거를 강화하는 등의 바우처 지원사업 규정의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일반 산업계의 거래가 바우처로 전환되는 사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다수의 기업들에게 시제품제작 및 시험·인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주도적으로 바우처 사업 pool에 들어올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바우처 사업수행 활성화에 기여하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수행기관 중에서도 산업기술혁신촉진법(약칭 : 산업기술혁신법)을 근거하여 설립된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경우 다수의 기업에서 지속적으로 해당 기관에 바우처 수행기관 등록을 요청하여 혁신바우처 계약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전년도에 비해 더 많은 공공기관들이 혁신바우처 수행기관으로 등록하는 현상을 통해 중소기업의 공공기관 서비스 제공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예상해볼 수 있다.
바우처 사업의 수행기관으로 상기 도표에 기재된 공신력 있는 공공기관이 참여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두 가지 성과를 예측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바우처 사업수행 전주기 프로세스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영평가 및 감사를 받아야 하는 공공기관은 신뢰할 수 있는 사업의 주체이기 때문에 정부지원 바우처의 공정한 사용을 담보하는 암묵적 보증서와도 같다. 관련하여 올해 감사원에서는 바우처 계약의 부가가치세 환급에 대한 지적을 통해 기업 측에서 해당 과세분을 의무적으로 자부담하는 내용으로 사업 규정을 변경한 사안이 있었는데, 일련의 과정을 진행하면서 기업 간의 리베이트가 추가적으로 발견되어 바우처 계약의 투명성 확보에 대한 이슈가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 측에서도 바우처 리베이트 및 부정수급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이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두 번째 효과는 수행기관 서비스 품질의 고도화와 수요기업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수요기업에서  자사의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제품시험 및 규격인증과 같은 서비스를 바우처로 지원받는다면 어떤 효과가 발생할까? 법적 근거를 기반으로 국내에 설치되고 있는 승강기의 성능인증을 위한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공공기관인 승강기안전공단(이하 “승안공”)의 예를 살펴보자. 승안공은 2022년에 바우처 사업에 신규등록한 수행기관으로서 동 사업의 제품시험 프로그램을 통해서 승강기의 성능인증 시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요기업이 승강기 관련 부품을  제조하거나 납품하는 기업에 해당한다면 승안공에서 진행하는 제품시험을 필수적으로 거쳐야하는 만큼, 해당 프로세스를 바우처 서비스로 활용한다면 기업의 재정적 부담을 경감시키면서 동시에 공인된 시험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므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바우처 사용의 투명성 확보와 수행기관 서비스 품질제고를 위해서는 공인된 공공기관과 중소기업 간의 바우처 계약을 활성화하는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의 사업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유인책을 제도적으로 설계하고,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범부처적인 대외 홍보 및 협조 요청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혁신적인 아키텍처가 자리를 잡고 자생력을 갖추면서 선순환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정보기반 협력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혁신플랫폼이 산-학-연의 연계 협력 거점으로서 그 역할을 확대하여 중소기업이 언제든 꺼내어 쓸 수 있는 든든한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 

조동욱 한국산학연협회 회장(충북도립대 교수)
조동욱 한국산학연협회 회장(충북도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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