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양희 칼럼] 협력과 협치는 신뢰가 전제
[홍양희 칼럼] 협력과 협치는 신뢰가 전제
  • 세종경제뉴스
  • 승인 2023.05.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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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양희 청주대학교 산학협력단장
홍양희 청주대학교 산학협력단장

신뢰와 협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과 교통통신의 발달에 따라 행정구역을 넘어선 광역단위 행정을 위한 협력과 협치가 날로 증가되는 상황에서 자치단체 상호간 신뢰는 생명처럼 소중하며, 그릇된 정보에 기초한 결과물은 행정력의 낭비와 함께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 된다.

따라서 자치단체 간 협력적 거버넌스(collaborative governance)는 행·재정적 한계와 중복행정의 폐해를 극복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으로써 광역단위 전체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지난해 11월, 충청권 4개 시·도가 모든 역량을 한데 모아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2027년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 개최지로 선정된 사례는 상호협력의 산물이기에 충청권 전체의 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조직위원회의 구성, 경기장 및 선수촌 등 인프라 구축, 예산 조달 등에서 불협화음이 가시지 않고 있다.

또한, 초광역 지역연합(메가시티) 구축이라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충청권의 경쟁력을 선도하기 위해 초광역 협력 추진기구인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가 설립 준비 중이고, 컨트롤타워로서 합동추진단이 출범하여 기본계획 수립, 초광역 사무와 국가 이양사무 발굴 등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나, KTX 세종역, 국립치의학연구원 및 충청권 지방은행 본점 소재 등 여러 현안에 대한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두 가지 사례 모두 상호협력을 통해 충청권 전체의 공동이익과 번영을 목적으로 추진되었으나, 막상 그 열매를 맺을 즈음에는 개별 지방자치단체의 유‧불리와 이익을 챙기는 실상을 목도하게 된다. 지난 2009년부터 대전, 충남, 충북의 시‧도지사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충청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를 구성‧운영한 경험이 있으나, 합의제 위원회라는 위상과 실행력의 한계, 신뢰 부족과 이기주의로 인하여 초광역 협력사업은 전시적이고 선언적 의미로 퇴색되고, 결국 조직이 해체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2조7,000억에 달하는 하계유니버시아드 개최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공유함과 동시에 기왕에 초광역 협력 추진기구가 구성되고 규정 등 제도적 장치들이 속속 마련되는 단계에서 협력의 의지, 신뢰가 구축된다면 그 성과 또한 지대할 것이라 자못 기대된다.

이를 위해서는 민‧관 협치를 기반으로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상호 교환할 수 있는 정보 개방 플랫폼을 구축하여 지자체 내 장벽과 지자체 간 이기주의를 버리고 동반성장의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이해당사자 간의 투명성과 공유의식, 그리고 상호작용을 통한 사회적 자본으로서 신뢰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번영을 추구한다면 더욱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마음이 멀어지면 지척도 천리고, 마음이 통하면 천리도 지척이다”라는 말처럼 신뢰를 잃으면 아무리 가까이 있어도 가치 없는 존재일 뿐임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홍양희 (청주대학교 산학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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