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예금 다시 돌아온 이유는
고금리 예금 다시 돌아온 이유는
  • 세종경제뉴스
  • 승인 2023.09.25 1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하반기 연 5~7%대 고금리 예적금 만기 때문

한때 기준금리 아래로 내려갔던 예금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예테크족'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도 4%대 예금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고 주요 은행의 예금금리도 4%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죠. 고금리 예금이 1년 만에 다시 돌아오는 분위기이다.

예금금리가 오르는 것은 은행들이 지난해 하반기 유치한 연 5~7%대 고금리 예적금의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만기를 맞아 다시 갈 곳을 찾게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면 다른 금융사보다 매력적인 금리를 제시해야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은행권(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과 저축은행, 신협,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금융권 수신잔액은 962504억원 늘었다. 통상 은행권 예적금 만기가 1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100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은행들은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은행채를 통한 자금 조달 창구가 막히자 예금금리를 연 5%대까지 높이며 시중 자금을 끌어모았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은 시중은행으로의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연 7%에 이르는 특판 상품을 출시하며 자금 유치 경쟁에 가세했다.

1년이 지나 만기가 다가오면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권은 자금 재확보를 위해 다시 수신금리를 올리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4%대 턱밑까지 치솟았다. 지방은행에서는 연 4%대 예금도 찾아볼 수 있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4.55%로 올랐다.

그러나 금리가 올라도 시중은행에서 지난해와 같은 5%대 예금을 다시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와 달리 은행채 등 다른 방법으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은 예적금뿐만 아니라 채권으로도 자금을 조달한다. 채권 발행이 차질을 빚으면 예적금만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지만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게 더 유리하다면 무리해서 예금금리를 올려야 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금융당국도 과도한 예금 유치 경쟁을 자제하라고 금융권에 요구하고 있다. 은행의 고금리 예금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차주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변동형 대출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예적금 금리 변화를 반영한다. 이에 지난해 고금리 예적금이 쏟아졌을 때도 여유자금이 풍부한 이들은 유리하지만 대출이 필요한 서민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