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청주 미세먼지 '도' 넘었다",청주충북환경련 이성우 정책국장
[인터뷰]"청주 미세먼지 '도' 넘었다",청주충북환경련 이성우 정책국장
  • 정준규 기자
  • 승인 2017.01.09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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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조사결과, 미세먼지 농도 전국 세 번째... 미세먼지 발생 요인 '안에서 키워'

[세종경제뉴스 정준규기자] 맑은 고을 청주(淸州)의 대기가 심상치 않다. 지명이 무색할 정도로 뿌옇고 누런 풍경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곰곰히 생각해도 청주에서 맑은 하늘을 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흐릿하다 . 봄철, 으레 오는 불청객쯤으로 생각한 미세먼지가 이제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봄으로 끝날 줄 알았던 미세먼지 공습이 겨울로 들어서며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독 품은 미세먼지가 연일 전국을 잠식하면서 국민 건강도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조짐이 나타난 건 오래전 일이지만 관계당국은 미세먼지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사실만 강조했지 대책마련엔 느긋했다. 중국만 제대로 정신 차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라 국민들도 그렇게 믿고 있었다. 최근 대기질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뿌옇고 누런 대기가 똬리를 트는 시간도 길어졌다. 상황이 이리 되자 국민들도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지난 2014년 충북의 미세먼지 농도는 52 ㎍/㎡으로 전국 두 번째를 기록했다. 같은 해 측정결과 청주시 역시 55 ㎍/㎡를 기록해 6개 시도 39개 권역 중 세 번째로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 겨울 청주에서 맑은 하늘이 사라진 건 결코 우연도 일시적인 일도 아니었다.

수년 전부터 청주지역 미세먼지 위험을 감지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해온 청주충북환경련. 다각적 모니터링을 통해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는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하 청주충북환경련) 이성우 정책국장을 만나 미세먼지의 실체를 들여다 봤다.

청주충북환경련 이성우 정책국장/ 사진 정준규

 

Q. 청주를 비롯해 충북지역 미세먼지가 최근 심상치 않다. 전국적으로 경계지역으로 분류될 만큼 미세먼지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데 우선 이 '미세먼지'란 무엇인가?

대기 중 입경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를 PM10 혹은 미세먼지라고 부르고 2.5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를 PM 2.5 혹은 초미세먼지라고 부르는데 미세먼지는 머리카락 두께의 7분의 1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의 30분의 1에 해당된다.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미세먼지는 코의 점막을 통과해 폐까지 도달한다. 특히 초미세먼지의 경우 폐의 기관지까지 침투해 위해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산염,황산염,암모늄 이온과 같은 인체 유해성분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에 다량 함유돼 있다.

 

Q. 청주의 미세먼지 문제는 현재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

지난 해 환경부 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청주를 포함한 충북 전체 미세먼지 위험도는 전국 최상위권이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은 크게 내부요인과 외부요인으로 나뉜다. 내부요인으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는 분지형태의 청주 지형이다. 우암산을 비롯해 도시 전체를 산이 둘러싸고 있어 바람길 왕래가 쉽지 않다. 통풍이 원활치 않다보니 미세먼지를 비롯한 유해 공기가 쉽사리 빠져나가지 못한다. 청주시 서부권에 집중된 산업단지 역시 청주 미세먼지를 악화시키는 내부요인으로 꼽힌다. 산업단지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이 미세먼지와 무관치 않다는 사실은 최근 고통받고 있는 중국의 경우만 봐도 익히 알 수 있다. 청주 역시 산단 굴뚝을 통해 배출된 유해공기가 바람을 타고 도심으로 흘러드는데 산으로 둘러싸인 탓에 유해물질이 도심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진다. 미세먼지 역시 도심 체공시간이 길어지면서 청주의 대기질도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외부요인으로 꼽히는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그 어느때보다 시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청주의 미세먼지 심각성을 설명하고 있는 이성우 국장/사진 정준규

 

Q. 미세먼지를 악화시키는 청주지역 내부요인으로 또 어떤 게 있나?

자동차 배기가수도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힌다. 청주의 경우 대중교통 체계가 불편하다보니 단위면적을 기준으로 했을 때 자가용 이용자가 많다. 대중교통을 활성화해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고 자동차 대수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타도시에 비해 비중이 큰 소각시설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충북은 경제성장 4%를 강조하면서 소각시설은 전국 대비 10%에 육박한다. 최근에도 북이면에 전국 최대규모의 소각시설을 허가했는데 대기오염의 원인으로 꼽히는 소각장 증설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청주 지역난방공사 배출물질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가을,겨울 난방이 본격화되면서 지역난방공사 배출물질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청주 지역난방공사는 벙커시유(bunker C油)라고 하는 기름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유종은 인체에 해로운 황산화물질을 생성한다. 미세먼지에 황산화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단 점을 고려할 때 이 문제 또한 결과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기에 청주 곳곳에서 벌어지는 무분별한 개발 광풍도 대기오염 원인으로 꼽힌다. 공기정화 기능을 하는 자연을 파헤쳐 그 자리에 공장을 지어대는 오류를 뜯어고치지 않는 한 청주의 대기질은 개선되기 힘들다.

"미세먼지 문제를 악화시키는 지역 내부 요인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는 청주충북환경련 이성우 국장/사진 정준규

 

Q. 산업단지 인근 주민들이 미세먼지나 대기오염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데도 개선이 쉽지 않은 이유는 뭔가?

미세먼지 피해를 확증할 수 있는 사례가 있다면 정부가 규제에 나서겠지만 현재로선 이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화석연료가 연소해 발생되는 게 미세먼지기 때문에 실제로 산업단지 주변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배출물질을 규제하는 오염기준치가 낮다 보니 미세먼지에 대한 적극적 대응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강조하며 기업규제완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더 강력한 환경규제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와는 배치되는 형국이다. 중국의 경우 미세먼지나 대기오염 문제가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최근 이로 인한 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 미세먼지로 사회혼란이 가중되고 국민 건강이 심각히 위협받자 중국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이다. 우리나라가 중국의 전철을 밟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미세먼지에 대해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다면 피해를 예방하고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지난 1952년 런던 스모그로 1만 2천여명이 사망했다. 중국 역시 최근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계속 늘면서 피해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리도 예외 없다는 생각으로 심각히 이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

미세먼지와 관련해 그간 청주충북환경련이 추진해온 활동을 설명하고 있는 이성우 국장/사진 정준규

 

Q. 미세먼지와 관련해 청주충북환경련이 추진한 활동은?

미세먼지와 관련해 다양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청주지역 산업단지나 지역난방공사 부근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5년엔 시민들과 함께 청주시 90개지역을 지정해 미세먼지를 측정 했는데 자동차 유해물질의 경우 녹스(NOX)라는 유해성분을 측정했고 산업단지는 VOCS라는 배출물질을 측정했다. 조사 결과를 분석해 청주시에 알리고 형식적인 대응이 아닌 미세먼지 해소를 위한 실질적 해법을 촉구했다. 충청북도와 청주시도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있다. 다만 실질적 방안 마련을 위해선 예산이 필요한데 그 점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지자체의 의지라고 본다. 호흡기 환자가 날로 늘고 주민 건강이 심각히 위협받는 상황이라면 다른 예산을 줄여서라도 미세먼지 개선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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