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후폭풍에 청주공항 ‘유커 실종’
사드 후폭풍에 청주공항 ‘유커 실종’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03.0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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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국제선 이용객 14%-항공편 21% 줄어
여행사 대표 “사드 재논의 하더라도 올해는 끝나”
한반도 사드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이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의 입국이 줄어들면서 청주공항 국제선은 개점휴업 상태다.

영화 <조작된 도시>에서 교도소를 탈출한 지창욱(권유 역)은 흑인 부부의 도움으로 도시로 진입한다. “중국 항조우로 여행을 간다”는 부부는 청주공항에 도착해 “20만원 주고 산 중고차를 폐차하려니 40만원이 든다”며 자동차 열쇠를 창욱에게 넘긴다.

극 중에 청주공항이 등장하는 것은 청주가 고향인 박광현 감독의 애향심 덕분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청주공항의 국제선 90%는 ‘유커(遊客, 중국 관광객)’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 전문공항으로 발돋움하려는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업계는 물론이고, 흑자운영으로 돌아섰던 청주국제공항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최근 중국 정부는 자국 여행사에 대해 한국관광을 전면 중단하라는 방침을 내렸다. 이로 인해 중국 현지의 대형 모객 여행사들이 한국 관련 상품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청주지역 여행사 대표 Q씨는 “중국 부정기편은 아예 취항이 취소되고 정기편은 빈 비행기로 들어오는 상황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인바운드(유커 입국)의 경우 아예 끝났다고 봐야 한다. 대선 결과에 따라 사드 배치를 다시 논의하게 되더라도 올해는 상황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은 한 마디로 국가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 아니냐?”고 반문했다.

2016년 개항 19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던 청주공항은 새해 들어 국제선 이용객이 급감하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1월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3만824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6190명) 감소했다. 국제선 운항편수도 340편에서 268편으로 21.1%가 줄었다.

영화 <조작된 도시>에서 교도소에 탈출한 지창욱은 청주공항을 통해 항조우로 간다는 흑인부부의 도움을 받아 도시로 진입한다. 사진=영화 스틸컷

2017년 전체 이용객 300만명 돌파를 목표로 삼았던 것도 신기루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16년 청주공항 이용객은 273만2755명이다. 이 가운데 국제선 이용객은 61만4060명이고, 외국인 승객의 99%는 중국인이다.

청주공항의 유커 감소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불거진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 충북도 분석 결과 지난해 10∼12월 청주공항을 통한 중국인 입국자는 4만5226명으로 2015년 같은 기간(4만9382명)보다 10% 정도 감소했다.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 관계자는 “청주공항 국제선의 90% 이상이 중국 노선인 것을 감안하면 사드의 한반도 배치 추진에 따른 여파가 국제선 승객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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