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복사꽃,아름다운 내고향 감곡
[포토에세이] 복사꽃,아름다운 내고향 감곡
  • 정준규 기자
  • 승인 2016.04.20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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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 식 사진작가 · 수필가
▲ 음성군 감곡면 일대, 분홍빛으로 만개한 복숭아 꽃

[글·사진 강대식작가] 봄꽃이 어디를 가나 만개하여 아름답다. 흐드러지게 피었던 벚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며 짧은 개화를 아쉬워한다. 손톱만큼 자란 연초록의 나뭇잎에 아침 햇살에 찾아들면 어떻게 색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하는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울긋불긋한 가을 색에 비하여 봄 색은 흰색과 보랑 그리고 연한 분홍빛으로 물들어 산하는 온통 파스텔 색깔처럼 정겹고 부드럽다. 그래서 봄은 생명의 시작이고, 희망인지 모른다.

 

 오랜만에 동창 모임이 있어 고향 감곡(甘谷)에 갔다. 전국 제일의 복숭아 생산단지인 감곡은 말 그대로 골자기마다 넘실대는 복숭아로 달콤한 향내가 끝이지 않는 고장이다. 당도가 높고 맛이 좋기로 소문난 감곡 ‘햇사레’ 상표를 단 복숭아는 그래서 귀한 대접을 받으며 판매된다.

 약속 시간이 조금 여유가 있어 모교 앞 오향리 뒷산으로 올라가 보았다. 학창시절에는 온통 과수원 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지금은 곳곳에 집을 짓고 도로를 내 너무 많이 변해 버렸다. 그래도 변하지 않은 것은 끝없이 펼쳐진 연분홍 빛 복사꽃 물결이다.  

 아침 햇살을 머금으며 피어난 복사꽃이 곱게 산자락을 넘나들며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감곡 어디를 가나 야산(野山)을 개간하여 복숭아를 심었고 복숭아는 농촌의 어려운 살림을 넉넉하게 만들어 준 최고의 효자였다.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향하던 것이 얼마 전인데 지금은 서울로 가던 발길을 끊고 고향에 남아 과수원을 경작하며 부농(富農)의 꿈을 꾸는 후배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만큼 도시생활에서 생활고에 쫓기는 것보다 몸은 고되고 자연에 순응하며, 힘든 노동을 해야 하지만 정직하게 땀을 흘린 만큼 부(富)를 가져다주는 농사일을 선택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참으로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농촌이 점차 젊어지고 있다는 것은 희망이고 축복이다. 부가 쌓이고 도시보다 오랜 시간 직업에 종사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젊은이들을 머물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만개한 복사꽃 사이로 벌들이 한바탕 축제의 춤을 추고 나면 탐스런 복숭아가 열릴 것이다. 뜨거운 햇살과 농부의 땀방울이 더해져야 하겠지만 벌써부터 잘 익은 농염한 복숭아의 달달하고 향긋한 내음이 스멀대며 밀려드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금년 여름은 분명 전국 최고의 명품 복숭아 햇사레가 더욱 그리워질 것 같다.

 

강 대 식 사진작가 · 수필가

 ▶충북사진대전 초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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