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상이군인 출신…아주 특별한 보훈처장
여성·상이군인 출신…아주 특별한 보훈처장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05.18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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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출신 청주대卒, 피우진 예비역 중령 전격 발탁
女 헬기조종사 1호·진보신당 비례 3번 ‘특이한 이력’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 탕평 인사가 연일 화제에 오르는 가운데, 아주 특별한 인물이 신임 보훈처장에 발탁됐다. 그는 특전사 중대장을 지냈고 국내 첫 여성 헬기조종사로 근무했다. 국방부의 강제퇴역조치에 맞서 행정소송 끝에 복귀한 전력이 있고 진보정당의 비례대표로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지금까지 군단장급(중장) 예비역장성이 맡아오던 보훈처장 자리에 예비역 중령의 신분으로 임명됐다. 충주 출신으로 청주여상, 청주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충청지역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피우진 예비역 중령이다.

피우진 보훈처장 임명자가 17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인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은 17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피 보훈처장은 남성 군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길에서 스스로 힘으로 유리 천장을 뚫고 여성이 처음 가는 길을 개척해 왔다”며 “2006년 유방암 수술 후 부당한 전역조치에 맞서 싸워 다시 군에 복귀함으로써 온 여성들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감동을 줬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청주여자상업고등학교와 청주대학교 체육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소위로 임관한 피우진 신임 보훈처장은 특전사 중대장을 지냈다. 이후 육군 항공병과로 자원해 1981년 첫 여성 헬기 조종사가 돼 육군 항공대대 헬기 조종사로 근무했다.

2002년, 유방암을 이겨냈지만 정작 군 신체검사에서 장애판정을 받고 2006년 11월, 강제 퇴역됐다. 이에 맞서 인사소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을 통해 승소했다. 국방부는 2008년 5월 복귀 명령을 내렸고, 이후 2009년까지 육군항공학교 교리발전처장으로 근무하다 이듬해 9월 전역했다.

강제 퇴역 조치 이후 여러 차례 소송을 통해 군으로 되돌아오는 과정은 복무 중 심신장애를 얻을 경우 원치 않은 전역을 해야 하는 관행에 쐐기를 받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피 보훈처장은 이같은 상징성으로,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진보신당 18대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노회찬 의원 트위터 캡쳐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보훈처장으로 대한민국 여성헬기조종사 1호 피우진 중령!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는 영화제목이 생각난다”며 “국방부의 부당한 강제퇴역처분 맞서 이긴 피 중령을 삼고초려해서 2008년 총선에 진보신당 비례대표로 출마시킨 기억이 새롭다”며 감격스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피우진 처장의 임명은 5.18기념식에서 9년 동안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을 막아온 박승춘 전 보훈처장의 후임인사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피 처장은 이를 인식한 듯 이날 인선발표 기자회견에서 “5·18민주화운동기념식에서 애국가도, 임을 위한 행진곡도 씩씩하게 부르겠다”고 말했다.

피 보훈처장은 “보훈가족이 중심이 되는 따뜻한 보훈정책을 펼치겠다”면서 자신의 발탁배경에 대해서는 “(대통령이)여성 공직자·장관을 30% 비율로 하겠다고 공약했고, 보훈가족으로 상이군인이기 때문에 발탁하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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