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복수지정도 억울한데 또 뒤통수…‘한국+각 지역명’은 가능”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재단명칭을 ‘한국첨단의료산업재단’으로 변경하려해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반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2개의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첨복단지)가 있음에도 그 대표성을 독점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하 대경재단)은 26일 열리는 재단 임시이사회에 재단 명칭을 ‘한국첨단의료산업재단’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회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경재단이라는 이름으로는 해외 마케팅에 한계가 있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재단 명칭에서 지역을 삭제해 대표성과 공신력을 높이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2009년 8월, 청주 오송과 대구경북이 첨복단지에 복수지정된 것도 억울한데, 이제 와서 ‘한국’이라는 대표성을 가져가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오송 첨복단지는 1997년부터 조성을 시작한 국내 최초의 바이오전문산업단지인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여유 부지를 제안해 유치한 반면, 대구경북 첨복단지는 개발초기에 있던 신서혁신도시 내 부지를 바탕으로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어 복수지정된 것이다. 당시 단일지정에서 복수지정으로 급변한 것과 관련해서는 영남 권력의 ‘정치적 입김’이 작용했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다만 오송재단은 상생을 위해 한국 첨복단지 명칭을 앞에 내세우고 뒤에 지역이름을 붙이는 방식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예컨대 ‘한국첨단의료산업 오송진흥재단(가칭)’이나 한국첨단의료산업 대구경북진흥재단 등은 가능하다는 얘기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구 미래창조과학부)도 대경재단의 단독 개명에는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대경재단이 밀어붙이더라도 개명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경재단 이사회에서 명칭 변경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복지부나 과기부 등에서 승인해주지 않으면 개명이 마무리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