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숙희의 茶이야기] "봄날은 아름답다"
[박숙희의 茶이야기] "봄날은 아름답다"
  • 정준규 기자
  • 승인 2016.05.03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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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희 한국차문화협회 충북지부장

[박숙희 한국차문화협회 충북지부장] 온 들판에 화사한 봄꽃이 가득하다. 연분홍빛, 흰빛, 붉은빛 꽃들이 연록빛 나뭇잎들에 묻혀 보색의 아름다움을 은근히 발하는 봄의 향연은 보기만 해도 즐겁다.

퇴계 선생은 61세 되던 오늘 같은 봄날의 정경을 한 폭의 그림처럼 노래하였다.

 

고요한 봄날 꽃들은 바위 끝에 만발하고              

시냇가 나뭇가지 위 새소리 따라 졸졸 흐르는 물        

아이 어른 이끌고 산길 따라 걷다가                 

한가히 멈춰 쉴 곳을 찾아보네.       
   

- 계상(溪上)에서 도보로 산을 넘어 서당에 이르다(步自溪上踰山至書堂) - 

▲퇴계선생이 제자들을 가르치던 계상서당

 

누구든 피안의 이상향을 찾는다면 그것은 필경 봄날이리라. 붉고 흰 봄꽃은 곳곳에 피어 있고 잔잔하고 평화로이 흐르는 시냇물. 물결 따라 흐르는 꽃송이들을 보며 삶에 감사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 이것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꿈꾸는 무릉도원이다.

 
 

▲바위틈에 핀 철쭉
▲선비의 상징 백목련

 

 

 

 

 

 

 

 

 

 

 


  
 

행복한 봄날의 꿈은 장자의 호접몽(胡蝶夢)처럼 부질없는 것인가. 애처롭게도 학생들에겐 중간고사라는 난관이 놓여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축 늘어진 어깨 따라 고개도 한쪽으로 떨구고 메모장을 보는 모습.

‘공부(工夫)’는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인가 보다. 차(茶)에도 ‘공부차’, ‘공부홍차’처럼 ‘공부’를 붙인 차들이 있다. 그 공정이 유난히 까다롭고 정성과 시간이 많이 요구되는 차에 붙이는 이름이다.

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녹차를 권한다. 녹차는 이른 봄 차나무의 새순을 따서 뜨거운 솥에 덖어 만든다. 차잎의 싱그러운 봄기운을 가득 담고 있어 영양면에서 어떤 차보다 뛰어나다. 특히 ‘데아닌’이라는 성분은 공부의 효과를 높이는 값진 성분이다. 차를 마시면 데아닌 성분은 우리 뇌 속에 알파파를 유발하여 집중력을 높인다. 이미 실험 결과로 입증된 사실이다. 발 빠르게 모 기업에서는 차의 데아닌 성분을 추출하여 분말화하여 물에 타 마실 수 있게 만들어 시판하고 있다.

▲이른 봄 차나무 잎이 돋아난 모습

녹차에는 비타민도 풍부하다. 비타민C는 파괴가 적은 안정된 상태로 하루 10잔의 녹차를 마시면 일일 필요량의 80퍼센트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천연 불소성분도 함유하고 있어 봄철의 춘곤증을 해소하고 입안의 병을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가 크다.

임시 공휴일로 때 아닌 봄철 휴가를 얻은 주말, 가족들과 보성이나 하동 차밭을 찾아 연록빛 풍광 속에서 햇차도 맛보며 몸과 마음을 쉬어 보는 것은 어떨까. 시험에 지친 아이에게 위로와 함께 새로운 활력소가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따뜻한 녹차를 우려 보온병에 담아 등교길 우리 아이들에게 주어 보자. 쉬는 시간 따뜻한 차 한 잔은 어머니의 정성이요 집중하여 공부할 수 있는 이점까지 있으니 이 또한 즐거운 일 아닌가. 5월의 훈풍 같은 차향 속에 봄처럼 피어나는 싱싱함을 우리 아이들에게 찾아주고 싶다.

 

박 숙 희 한국차문화협회 충북지부장

▶ 충북대 평생교육원 티소믈리에 강사

▶ 한문교육학 박사

▶ 서일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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