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잠금장치’ OFF...오송, 화장품단지 ‘메카’ 되나
[이슈&포커스] ‘잠금장치’ OFF...오송, 화장품단지 ‘메카’ 되나
  • 정준규 기자
  • 승인 2016.09.06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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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프리존 특별법 입법화 추진...화장품 산업 ‘규제’ 완화 기대

[세종경제뉴스 정준규기자] 평균수명이 연장되고 삶의 질이 향상 되면서 미에 대한 욕구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경향을 반영하듯 화장품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고부가가치유발 효과도 커 새로운 국가성장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천연물 추출 등 미용과 연계한 융·복합 산업까지 포함하면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화장품 산업 ‘혁신’의 서막, 규제프리존

 지난해 화장품 국내생산실적은 10조 7238억 원.이 중 충북이 약 3조 원을 차지했다. 충북 화장품 생산량은 국내 총생산 대비 27%로 지난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이렇듯 우리나라 화장품산업은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 14%, 수출 성장률 34%를 넘기면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2020년까지 생산규모 15조 원, 수출 60억 달러를 달성해 화장품 세계 7대 강국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충북은 민선 5기부터 화장품 뷰티 산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선정해 청주시 오송을 전진기지로 육성해왔다. 식약처 등 6대 국책기관과 첨복단지를 중심으로 의약,화장품 클러스터를 육성하고 오송화장품 뷰티 세계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기반 마련에 힘써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화장품 및 바이오산업 규제 완화 및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오송산업단지에 ‘화장품규제프리존’을 설치해 국가차원에서 화장품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화장품을 제조해 팔거나 광고 과정에서 필요이상의 규제로 여기는 부분을 철폐하기로 했다. 화장품 박스의 의무 표기사항 철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규제프리존에 입주한 화장품 업체가 기능성 화장품을 제조할 때 우선 심사권을 부여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전경 /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화장품회사의 발목을 잡아온 효능 실험도 규제가 풀릴 전망이다. 식약처는 “규제프리존은 시험이나 실증이 어려운 신기술시제품을 직접 만들어 시험해볼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제예외지역’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공동 CGMP(최첨단생산설비)를 건립해 입주화장품기업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우수제조공정시설을 짓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규제가 줄게 되면 기업체들은 다양한 실험은 물론 생산과 유통,판매가 용이해져 활기를 띄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식약처와 지자체가 안전과 품질을 관리해 결국 기업 혜택은 늘고 부담은 줄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규제프리존이 명소화되면 관광객이 늘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질 거라는 분석도 기대를 거들고 있다.

 규제프리존에 거는 오송산단 내 화장품업계의 기대는 크다. 오송산단 내 한 화장품기업 관계자는 “그간 공장설립에 대한 입지규제 및 업종규제 등 크고 작은 규제들이 운영에 걸림돌이었다”며 “규제프리존을 계기로 정부와 지자체가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화장품중소기업의 애로사항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업체 관계자는 “규제프리존 시행으로 실험과 생산이 일원화 되면 제품 경쟁력은 물론 경영 효율성도 강화될 것”이라며 “성장일로에 있는 국내 화장품 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프리존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오송화장품산단, 규제프리존 ‘특급’ 수혜

 청주 오송읍 공복리와 상정리 일대에 2021년 준공을 목표로 대규모 화장품 산업단지가 조성된다. 지날달 충북도는 114만 9천 854㎡에 해당하는 이 구역을 개발행위 제한지역으로 지정하고 본격적인 산업단지 조성에 나섰다.

 2018년에 착공될 오송 화장품산단은 생산시설 41만 4천 51㎡를 비롯해 상업시설 17만 9천 324㎡,주거지역 15만 829㎡으로 구성된다. 지원시설 1만5천9㎡와 도시기반시설 39만 641㎡도 산단 내에 조성될 계획이다. 화장품전문특화단지로 조성될 오송 화장품산단이 완공되면 규제프리존 수혜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인다.

오송 첨복단지 전경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식약처를 비롯해 첨복단지가 오송에 들어서면서 화장품 연구개발이 활기를 띄었지만 정작 생산시설용지가 부족해 화장품기업들이 오송 입주를 꺼렸다”며 “오송 제 2산단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지면 화장품 산단에서 생산과 판매를 집중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의 화장품 회사들이 오송 화장품산단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청주의 한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현재는 관련법에 묶여 연구개발과 생산을 두 지역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규제프리존으로 연구개발과 생산이 한 지역에서 진행되고 연구임상지원센터 등 인프라 지원까지 받게되면 기업 경쟁력이 급성장 할 것”이라고 반색했다. 충북도는 오송 화장품산단에 체험, 판매시설을 설치해 전 세계가 주목하는 화장품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충청북도 바이오산업과 임헌동 과장은 “저렴한 생산용지를 원하는 화장품 중소기업들의 요구가 오래전부터 있었다”며“화장품 제조공장뿐만 아니라 화장품 용기나 박스와 같은 연관산업도 함께 육성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그는 또한 “현재 계획 중인 연구지원시설이나 품질관리임상센터가 확충되면 오송 화장품단지의 입지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화장품 연관회사들도 적극적으로 유치해 국내 최고의 화장품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규제프리존, ‘판로’를 뚫어야 산다

 규제프리존만큼 충북지역 화장품 업계가 절실히 원하는 게 또 있다. 바로 판로 개척이다.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국 등 해외시장을 뚫어야 한다”는 게 화장품 업계의 중론이다. “규제완화도 중요하지만 판로개척에 대해서도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충북도는 이달 말 화장품업체를 대상으로 포럼을 열어 머리를 맞대겠다는 입장이다. 지역 화장품기업들이 가장 애를 먹고 있는 ‘판로마케팅’ 전략과 ‘중국위생허가’전략을 주제로 기업관계자들과 타개책을 모색한다.

 다음달 열리는 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도 충북 화장품산업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내화장품회사와 해외바이어와의 다양한 B2B(기업 대 기업) 행사를 통해 해외 판로를 다변화한다는 복안이다.엑스포 기간 동안 규제프리존으로서 오송이 갖는 입지적 장점도 대대적으로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화장품 원료실험 과정

 지난달 이시종 충북지사를 비롯해 비수도권 14개 시도지들이 한자리에 모여 ‘규제프리존 특별법’ 입법화를 촉구했다. 지자체뿐만 아니라 청주 화장품 업체들 역시 화장품산업을 집중 육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보고 규제프리존 특별법 통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규제프리존이 청주 화장품 산업에 몰고 올 긍정적 효과는 분명 크다. 규제프리존 시행이 지역경제성장은 물론 국가기반산업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현재 입지규제 6건과 업종규제 9건이 규제프리존법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규제프리존을 '잠금장치'를 푼 오송이 어떤 모습으로 변모해 갈지 많은 이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슈 인터뷰

충청북도 바이오산업과 임헌동 과장

▲임헌동 충북도 바이오산업과 과장 / 김승환 기자

Q. 화장품산업 활성화를 위해 오송에 들어설 인프라시설은?

 “우선 올 12월 준공을 목표로 176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화장품 연구임상지원센터를 짓고 있습니다. 임상연구지원센터가 완공되면 화장품 소재 및 제품개발이 이곳에서 가능해집니다. 그동안 법으로 제한됐던 다양한 임상시험과 효능평가도 이곳에서 진행되고 품질관리 지원도 함께 이뤄집니다. 30여개 벤처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CGMP시설 구축도 충청북도가 공들이고 있는 사업입니다. 제품 인허가 지원은 물론 벤처기업을 이곳에 입주시켜 연구ㆍ생산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CGMP시설은 2017년부터 348억원의 국비를 확보해 조성해 나갈 예정입니다. 270억 원의 국비를 확보해 수출지원센터도 만들 계획입니다. 수출지원센터가 구축되면 전국에서 유일하게 화장품 기업지원클러스터가 형성돼 많은 화장품업체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규제프리존을 통한 규제완화와 기반시설이 확충되면 화장품 업체 투자도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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