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보청천의 봄
[포토에세이] 보청천의 봄
  • 정준규 기자
  • 승인 2016.04.05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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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식 사진작가·수필가

 

▲ 봄이 오는 길목의 옥천 '보청천'

[글·사진 강대식] 4월이 시작되면서 무심천변 제방에 노란 개나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더니 이제 제방 위에 벚꽃들도 하얀 꽃망울을 터트렸다. 하얀 꽃잎들이 바람 따라 흔들리며, 뿜어내는 향기에 취한 벌들이 꿀을 모으기 위해 분주하고, 바람이 불 때마다 떨어지는 꽃잎을 잡으려고 달려가는 아이들의 뒤뚱거리는 익살스러운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여명이 밝아오는 아침에 보청천을 찾았다. 보은에서 옥천을 가로지르는 보청천도 새봄을 맞이하며 갈색의 옷을 벗어 던지고 서서히 연초록의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누구 하나 간섭하는 이가 없는 데도, 계절에 순응하며 매년 되풀이하는 이 경건한 의식은 대자연만이 행할 수 있는 전유물이다. 흐르던 냇물도 태동하는 새봄의 소리를 들으려는 듯 움직임을 멈추었고, 버드나무는 늦을 새라 작은 새싹을 밀어 올렸다. 먼 산에는 아직 희미한 산 그림자에 묻혀 봄을 느끼기 어려워도, 보청천을 바라보며 서 있는 외딴 전원주택은 동화 속 그림처럼 너무나 편안하다. 누군가의 방해도 받지 않고 전원을 즐기고 있을 주인이,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나올 것 같은 저 곳에 살고 싶다.

 도심에 묻혀 사는 사람들은 전원의 행복을 모른다. 또 전원 속에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부지런해야 하고, 얼마나 많은 땀을 쏟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전원생활의 행복은 그냥 거져 오는 것이 아니고 힘든 육체적 노동과 관심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만큼 고생을 한 보답으로 아름답고 편안한 행복감을 보상해 주는 것이다. 우리 인생도 그러하지 않은가. 가만히 앉아 놀고 먹을 수는 없다. 움직이지 않고 머무른다면 발전이 없고 어떠한 보상도 따르지 않는다. 보상을 바란다면 땀을 흘리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꼭 보상을 바라고 살 수는 없지만 적어도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고, 땀 흘려 일한 후 그에 따른 보상을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고 새봄을 맞이하는 기분으로 4월을 열자.

 

  강 대 식 사진작가 · 수필가

 ▶충북사진대전 초대작가

 ▶충북 정론회 회장

 ▶푸른솔문학 작가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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