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과 다른 ‘하늘길’로 승부한다, ㈜로얄관광 연도흠 대표
[인터뷰] 남과 다른 ‘하늘길’로 승부한다, ㈜로얄관광 연도흠 대표
  • 정준규 기자
  • 승인 2016.11.02 1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종경제뉴스 정준규기자] 로얄관광 연도흠 대표는 말그대로 충북 여행업계의 산 역사다. 그가 여행업에 몸담은 지도 벌써 30년이 넘었다. 여행사를 대표하는 CEO지만 여전히 해외현지와 공항을 누비며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청주공항 전세기를 통해 차별화된 노선을 발굴하겠다고 포부를 밝히는 로얄관광 연도흠 대표

공대생...여행에 ‘청춘’걸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연 대표는 지난 1986년 여행사에 입사하며 여행업과 연을 맺었다. 당시는 당일코스를 중심으로 한 국내여행이 주를 이루던 시절이었다. 해외여행이 허가제였던 시절이라 울릉도와 제주도 등 섬여행이 가장 큰 인기를 누리던 시절이었다.홍안(紅顔)의 연 대표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여행객들의 길라잡이가 됐다. 어르신들이 주 고객이다 보니 젊은 여행사 직원이 챙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속출했고 다급한 상황과도 수없이 맞닥뜨렸다. “여정은 고됐지만 경험은 그를 강하게 만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입사해서는 주로 어르신들 모시고 섬 여행을 많이 갔는데 지금처럼 뱃편이 좋질 않아 7~8시간 배를 타야했어요. 풍랑까지 겹쳐 배에 타신 어르신들이 기진맥진한 경우가 많았는데 그럴때면 어르신들을 업고 여행을 다녀야했죠. 돌아보면 참 고된 시간이었지만 그때 열정이면 지금도 못할 게 없는 것 같아요(웃음)”

 

30여 년이 지난 지금 여행업계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 허가제였던 해외여행이 자율화되면서 해외여행 200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있다. 수요는 늘었지만 그만큼 여행사도 급증하면서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전국에 지점을 둔 대형여행사들이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갖춰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기업형여행사들의 전방위 마케팅에 토종여행사들이 고전을 겪기 시작했다. 운영고를 타개하기 위해 지역여행사도 대형사의 패키지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형여행사들의 패키지상품을 팔면 5~7%의 수수료를 받는데 수수료에 의존해 회사를 운영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죠. 자체 브랜드와 상품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착안을 한 게 바로 전세기를 통한 상품개발이었죠. 경쟁력있는 여행지를 발굴해 전세기를 취항하고 독자적인 여정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90% 이상이 자체개발상품으로 진행될 정도로 이제는 확실한 경쟁력을 갖게 됐죠”

 

도전이 만든 ‘혁신’...전세기로 ‘하늘길’ 열다

연 대표가 치열한 경쟁에 승부수로 택한 건 전세기 사업이었다. 지난 1994년, 청주공항과 중국을 오가는 전세기를 전국 최초로 띄워 업계를 놀라게 했다. 전세기 사업이 순풍을 타면서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 다양한 여행상품들이 개발됐다. 자체상품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다양한 영업전략과 시장분석이 필요했다. 연 대표의 예측은 주효했다. 인천까지 가는 번거로움에 지친 이들이 청주공항 전세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돌고 돌아야 갈 수 있던 여행지를 바로 갈 수 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행객들의 문의가 줄을 이었다.

다녀온 이들의 입소문은 빠르게 전해졌고 전세기를 통한 중국상품은 곧 유명세를 탔다. 청주공항을 통해 중국전세기로 장가계와 백두산을 둘러보는 패키지 상품은 베스트셀러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전세기 취항 전 연대표가 원칙으로 삼는 게 있다. 대형여행사 상품과 노선이 중복되지 않도록 노선을 정하는 일이다. 기존 여행사들과 차별성을 두어야 한다는 게 연 대표의 지론이다.

 

“지난 2011년 중국 광시성(廣西省) 난닝(南寧)이란 도시에 전세기를 띄운 적이 있습니다. 베트남과 맞닿은 지역인데 덕천폭포(德天瀑布)를 비롯해 천혜의 관광자원을 품고 있는 지역이죠. 당시 왕복 34회를 운항했는데 난닝을 통해 광시성을 돌아보는 상품은 타 여행사에 없는 저희만의 독자노선이었죠. 전세기를 띄우기까지 중국 측과 어려움이 많았지만 ‘말’이 아닌 ‘신뢰’를 바탕으로 성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전세기 취항을 통해 미개척 여행지를 발굴하는 작업은 지금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연 대표는 중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상품개발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도 대만,베트남,캄보디아 등 연말연시를 겨냥한 다양한 전세기 상품들이 출항을 앞두고 있다.우선 대만 가오슝 공항을 이용해 대만 남부와 북부를 아우르는 상품이 오는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두 달간 진행된다.아리산,컨딩,관자령 등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대만 여행지들이 포함돼 있다. 새로 개항한 베트남 하이퐁 공항을 이용한 전세기 상품도 눈여겨 볼만하다. 베트남 대표여행지로 꼽히는 하롱베이의 경우 하이퐁 공항을 이용하면 종전 하노이 노선보다 4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어렵더라도 기존 여행사들이 시도하지 않은 공항을 우선적으로 타진해보죠. 전세기를 띄우면 그 노선을 중심으로 상품을 파생시킬 수 있어 차별성을 갖게 되죠. 하이퐁 공항에서 국내선을 연계해 다낭까지 가는 상품도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대형여행사들과의 경쟁에서 지역 토종브랜드가 살아남으려면 이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게 중요합니다.”

 

“내가 가는 곳이 길”...끝나지 않은 여정

지난해 로얄관광은 충북 최초로 중국인 전담여행사가 됐다. 중국인 관광객을 우리나라로 유치하는 인바운드 여행업이 가능해졌다. 중국어 가이드 채용과 외국인 유치 실적 등 연 대표가 그간 일군 노력이 좋은 결실을 가져왔다. 수도권과의 접근성은 물론 72시간 무비자 환승 공항이란 장점 덕에 청주공항을 이용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앞으로도 늘어날 추세다.

그간의 시간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연 대표는 큰 시련을 겪었다. 여행 취소가 줄을 이었고 국내 여행객도 급감했다. 메르스가 진정국면에 들어서고도 연 대표는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려야했다. 다행히 올해 들어 분위기가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조류독감,사스 등 예기치 않은 불청객에 큰 손해를 겪어야 했다.

“침체된 지역 여행업계가 살아나려면 청주국제공항활성화도 관건”이라고 연대표는 이야기한다. “지자체의 협조 없이 민간업체들이 공항활성화를 논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청주국제공항이 활성화 되려면 지자체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연 대표

“전세기를 띄우기 위해 여행사들은 수많은 비용을 들이지만 지자체의 행정적인 지원 없이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재 충북도가 인바운드 전세기 한 대 당 200만 원 씩 지원을 해주고는 있지만 아웃바운드 역시 신규노선 홍보비나 노선개설에 따른 비용지원이 필요합니다. 청주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관광객이 늘면 공항은 자연히 활성화 될 거라 믿습니다. 여기에 청주국제공항을 중심으로 다양한 노선이 물꼬를 튼다면 인천국제공항 버금가는 공항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연 대표는 내년 4~5월 쯤 중국 귀주성으로 전세기를 띄울 예정이다. 여기에 곤명,리강 등 중국 운남성 도시들을 연계해 색다른 여행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청주공항에서 태국과 싱가포르를 오가는 전세기 취항도 내년에 추진할 계획이다.아울러 중국인 전담여행사로서의 기능도 강화할 예정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경우 쇼핑 위주의 여행을 선호해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일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향후 충북 지역 관광지와 연계해 차별화된 여행상품을 개발한다는 복안이다. 남들과 다른 길은 늘 험난할 수밖에 없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역경에서 답을 찾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연 대표의 행보가 앞으로도 기대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