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형 칼럼] 스마트폰 끼고 살다간 ‘백내장’ 온다
[이시형 칼럼] 스마트폰 끼고 살다간 ‘백내장’ 온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7.02.21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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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을지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이시형 을지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전자기기 사용 증가로 노안(老眼) 발생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40∼50대 백내장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40대와 50대 백내장 환자는 지난 2012년 18만1086명에서 2016년 22만3006명으로 23% 증가했다. 물론 환자의 절대적인 숫자는 여전히 60대와 70대에 집중됐으나, 증가율은 40대와 50대에서 더 가파르게 나타났다.

수정체는 우리 눈의 중앙부에 위치해 사물을 보게 하는 곳으로, 쉽게 비유하면 카메라의 렌즈와 같은 기능을 가진다. 카메라 렌즈에 지문이 묻거나 얼룩이 생기면 결과물인 사진에도 영향이 생긴다. 이와 같이 수정체에 어떠한 원인에 의해 불순물이 섞여 깨끗하지 못하고 흐려지면, 물체의 상이 수정체를 통과시키지 못하고 망막에 정확한 초점이 맺히지 못하면서 시력장애가 발생한다. 우리는 이 같은 증상을 백내장(白內障)이라고 부르며, 백내장은 말 그대로 ‘눈동자의 속이 희게 보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백내장은 △노인성 백내장(나이가 듦에 따라 수정체가 점차 투명성을 잃어가는 것)이 제일 많이 발생하며, 이외에도 △선천성 백내장 △외상성 백내장(외상으로 인해 수정체가 파열되었거나, 파열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타박으로 인해 수정체 혼탁이 오는 것) △합병성 백내장(만성 각막염, 홍채 모양체염 등 눈의 염증이나 아토피, 당뇨, 녹내장, 망막박리 및 출혈 등으로 나타나는 것) △기타 스테로이드 같은 일부 복용약에 의한 백내장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백내장은 발생 부위에 따라 증상이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초기 백내장이라도 중앙에서부터 생긴 경우에는 캄캄한 곳에서는 잘 보이다가 밝은 곳에 나가면 오히려 눈이 더 침침해지고 눈이 부신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사방에 안개가 낀 것같이 뿌옇게 보이며 멀리 있는 사물이 불분명하게 보이는 수정체 혼탁이 진행되는데, 이는 매우 서서히 진행되므로 증상이 심해질 때까지 환자 스스로가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어두운 곳에서 책을 읽기가 힘들다거나 야간 운전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색깔이 이전보다 바래보이거나 노랗게 보이는 경우, 눈이 자주 부시고 불빛 주변에 달무리가 생기는 경우, 한 쪽 눈으로 만 보아도 사물이 간혹 둘로 보이는 복시가 나타날 경우 백내장을 의심해봐야 한다.

백내장이 더 진행되면 육안으로도 검게 보여야할 동공의 색깔이 회색이나 흰색으로 변한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또 혼탁해진 수정체가 팽창되어 안압이 올라가거나 액화되어 눈에 염증을 일으키는 말기 백내장의 경우, 녹내장으로 인한 안통, 두통, 충혈, 시력장애가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다. 백내장을 치료하는 가장 완전하면서도 안전한 방법은 수술뿐이다.

선천성 백내장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병이고, 노인성 백내장은 연령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주시할만한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스마트폰, 태블릿PC 사용을 의식적으로 줄이거나, 오래 쳐다본 이후에는 눈을 감고 안구에 휴식을 준다면 백내장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평상시 자외선에 직접적으로 장시간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외출 시에는 모자나 선글라스, 자외선 보호안경 등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상성 백내장의 경우에는 눈에 외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부득이하게 자외선에 노출돼 눈의 조직이 손상됐다면 푸른 채소나 과일 등 비타민을 평소보다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이는 비타민제를 적당량 복용하는 것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비타민이 체내 효소를 활성화해 손상된 눈 조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눈 건강도 정기적으로 체크해주는 것이 좋다. 만약 눈에 이상이 느껴질 경우 빠른 시일 내에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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