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자세가 부르는 ‘허리디스크’
잘못된 자세가 부르는 ‘허리디스크’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7.03.1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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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정 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

척추는 우리 몸의 기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물도 그러하듯 기둥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다 무너져 버리고 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우리나라 허리디스크 환자는 대략 1,200만명 규모로 추산되었으나 2015년 기준으로 5년 새 허리디스크 환자가 21.8%나 대폭 증가했다. 이제는 이름만 많이 들어본 질병이 아닌 현대인의 고질병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일반적으로 노년층에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업무와 학업 등으로 인해 앉아있는 시간이 많은 젊은 층에서도 허리디스크 환자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대표적인 척추 질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우리가 말하는 허리디스크의 디스크, 즉 추간판은 탄력성이 뛰어나 외부로부터의 물리적 충격을 완화시켜 주고 딱딱한 뼈끼리 직접 부딪히는 현상을 막아준다. 이 디스크가 퇴행성 변화 또는 외부의 큰 충격이나, 잘못된 자세 등으로 인해 튀어나오게 되면 신경을 압박해 그 신경이 지배하는 엉덩이, 다리, 허벅지, 장딴지, 발 등의 통증과 감각저하, 저림 증상, 근력 약화를 유발 시키는데, 이러한 상태를 허리디스크 또는 추간판 탈출증 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허리디스크는 요추의 제일 아래에 있는 두 개의 디스크에서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라고 불리지만 디스크는 구조물의 이름일 뿐, 허리디스크의 정확한 질환명은 ‘요추추간판탈출증’이다.

허리디스크는 신경이 다리 쪽으로 뻗어나가는 탓에 허리통증 뿐만 아니라 다리에도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다리에 통증, 당김, 저림 증상이 있을 때 ▲밤이 되면 종아리의 통증이 심할 때 ▲재채기를 한 후 허리, 엉덩이, 다리 쪽으로 통증이나 불편감이 생기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수술을 받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증상이 좋아진다. 비수술적인 치료로도 상당수가 호전되고, 심지어 단순한 휴식으로도 자연치유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매우 심한 통증이나 마비를 동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 첫 6주 동안은 비수술적 치료를 권장한다. 비수술적 치료는 휴식, 디스크 탈출로 인해 생긴 부종 및 국소 염증 반응을 감소시키기 위한 약물치료, 초음파, 전기 자극, 핫‧콜드팩, 마사지를 통한 물리치료, 운동요법, 신경‧근 차단술 등이 있다.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완화되지 않거나 악화된다면 수술을 고려해본다. 수술은 대부분 다리 통증의 완화를 목적으로 하며 성공률은 90% 이상인데, 가장 대표적인 수술 방법은 탈출된 디스크를 직접 제거하는 것으로서, 추간판 절제술이 있다. 이 수술은 디스크 위치에 있는 피부를 약간(2~4cm) 절재하고, 눌려있는 신경이 잘 보이도록 뼈를 0.5~1cc정도 떼어낸다. 그리고 탈출된 디스크 조각들을 제거해 신경이 눌리지 않게 한다. 일반적으로 전신마취 하에서 시행되며 수술시간은 대개 30-60분 정도, 수술 후 1-3일에 퇴원할 수 있다. 따라서 환자가 겪는 부담은 맹장수술 보다 가볍다고 할 수 있다.

모든 병에 있어 ‘조기치료’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허리디스크 또한 예외가 아니다. 허리디스크를 유발하는 원인은 수도 없이 많지만 통증을 예방하는 것은 실제로 아주 간단하다. 압력 완화, 염좌 감소, 척추 보호 및 근육 강화에 관한 몇 가지 일상 습관을 바꿈으로써 허리디스크를 예방하고 건강한 척추와 등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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