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건설, 상당산성 보다 3배 높은 석축 논란
원건설, 상당산성 보다 3배 높은 석축 논란
  • 박상철 기자
  • 승인 2017.07.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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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읍 구룡리 전원주택단지 조성…3m인 석축 8m까지 쌓겠다
주민들, 곳곳에 깨진 돌…안전 위협받고 위화감 조성, 민원 제기
논란이 되고 있는 오창읍 구룡리의 석축의 모습 / 사진=박상철기자

청주 오창읍 구룡리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청주지역 대표적인 아파트 건설업체인 ‘원건설’이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한다며 자신들의 집 코앞에 거대한 석축을 쌓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원건설이 지난 4월부터 전원주택단지의 대지와 조망권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6~8m의 석축을 쌓고 있다.

검증이 안 된 돌을 쌓아 곳곳에 돌이 깨이 발견돼 불안한 주민들 / 사진=박상철기자

문제는 석축 곳곳에서 안전성의 의심되는 징후들이 포착된 것이다.

한 주민은 “현장을 직접 방문해 석축을 봤는데, 강도가 약한지 깨진 돌이 곳곳에서 보였다. 검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돌을 이렇게 높게 쌓으니 주변을 지날 때마다 가슴을 졸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2002년 땅을 매입할 당시 2~3m에 불과하던 석축이 공사가 본격 시작된 올해 4월부터 별다른 설명도 없이 현재 6~8m 가량 높아졌다”며 “보기만해도 위화감이 느껴지고 인근에 사는 주민들도 지나다닐 때마다 말이 많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사적지 212호인 청주 상당산성의 성곽 높이가 2~4m다. 이미 조성돼 있는 주택단지의 산(山) 방향에 상당산성 성곽 보다 2~4배나 높은 성벽이 세워지는 셈이다.

6월29일에는 충북도청과 청원구청, 원건설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아서 주민들과 석축 높이 변경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 건설사가 공사에 들어간 전원주택단지의 모습 / 사진=박상철기자

주민들은 이날 “2주 전 충북도청으로부터 ‘석축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날 시 건설회사가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받았지만, 회사의 영속성을 이유로 법적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막무가내로 석축을 쌓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4m를 먼저 쌓은 후 2m정도 들여서 다시 4m를 쌓는 계단 형식으로 변경해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원건설 관계자는 “당초 전원주택단지 설계상 최적의 석축 높이는 8~10m였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높이를 조정할 계획”이라며 “확약서 문제는 본사와 확실한 방법을 찾아 재논의하겠다. 석축의 안전성 문제는 주민들이 요구하면 검토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충북도와 청주 청원구청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전혀 없고, 지자체에서 건설회사에 주민들의 요구대로 이행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다”며 발뺌하고 있다.

30일 현장을 지켜본 한 주민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는 말이 있는데, 청주를 대표하는 아파트 건설업체가 전원주택단지나 조성한다며 주민들의 안전과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는데 당장 주변을 지나가기가 두려울 정도다”라고 말했다.

높은 석축에 인근 주민들이 통행을 하면서도 불안에 떨고 있다 / 사진=박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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