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벤처창업에 병원 경영까지 '만능 의사'
[인터뷰] 벤처창업에 병원 경영까지 '만능 의사'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7.09.14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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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문호 대전 손정형외과의원 원장‧(주)스페이드 대표
‘의료계 에디슨’… 아이디어 뱅크로 업계에 소문 자자
발명경진대회 휩쓸기도… 임상 경험이 원천

‘의료계의 에디슨’ 손문호(50) 대전 손정형외과의원 원장은 단순한 의사가 아니다.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그는 지난해 2월 대전시 유성구 장대동 일원에 ‘㈜스페이드’라는 의료기기 전문기업을 설립했다.

오전 오후 내내 자리를 지켜야 하는 개원의의 특성상 병원일만해도 정신이 없을 법한데, 그는 창업 1년 만에 ㈜스페이드를 탄탄한 기업으로 만들었다. 직원 7명 모두 충남대학교 공학도 출신이며, 지역 인재 채용의 좋은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개원의가 된 1998년 이후 의료현장에서 체득한 다양한 경험 등을 토대로, ㈜스페이드의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손 원장은 “제품의 연구논문을 쓸 때 개인이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며 “대부분 대학병원에서 이뤄지는 만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회사를 차렸다”며 “병원 진료를 보다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스페이드에서 시제품을 개발하고, 연구논문 등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손 원장의 발명이력은 화려하다. 지난 9월 11일에는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해 열린 보건신기술(NET, New Excellent Techology) 인증 수여식에서 그가 발명한 'RCM을 이용한 초음파 안내 주사기술'이 인증을 받았다. 보건신기술 인증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의료기술을 선발해 각종지원을 제공하는 제도다. 지난 7월에는 서울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린 제11회 대한민국보건산업대상 시상식에서 의료기기 부문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표창을 받았다.

손 대표가 발명한 많은 제품 중 단연 ‘US-가이더’가 눈에 띈다. 2014년 제4회 대전발명경진대회 금상 수상작인 이 제품은 초음파 탐지장치에 부착 가능한 유도초음파주사장치로 약물 투여가 필요한 지점에 주삿바늘을 정확히 조준해 의료진의 안정적인 시술을 돕는 의료기기다.

주사 진입 깊이를 1~4cm로, 주사 진입 각도를 37.5~60도까지 조정이 가능해 숙련도에 관계없이 정화한 위치에 주사를 놓을 수 있다. 주삿바늘과 함께 지지대도 같이 움직여 안정적이다. 환자의 출혈이나 통증도 줄고, 무엇보다 시술시간을 단축시켜 준다.

3월 16일 열린 KIMES 2017에서도 US-가이더를 선보였다. 당시 손 원장은 보건복지부 장관 등 관계자들 앞에서 US-가이더를 직접 설명해 주목을 받았다.

환자가 복용하는 약의 정보를 환자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발명했다. 이름은 ‘MY 약’.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종이처방전을 스캔하면 처방약의 모양을 알려준다. 처방 내역도 저장할 수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 앱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기능성과 실용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그가 이렇게 발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손 원장은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해’라고 했다. 그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것이 발명과 연구의 원동력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척추질환 전문의인 선친 손승원 박사의 ‘난향천리(蘭香千里) 의심만리(醫心萬里)’를 늘 곱씹고 있는 손 원장. ‘난의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의사의 마음은 만리를 간다’는 뜻처럼 대화 내내 그에게서 환자와 연구에 대한 열정과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지역 의료계에 이런 훌륭한 의사가 있다는 것에 새삼 자부심을 가져본다. 꿈과 소신이 있는 손 원장의 앞 날에 꽃길 만이 열리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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