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글쓰기 강의하는 백승권 전 靑행정관
미국서 글쓰기 강의하는 백승권 전 靑행정관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09.2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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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출신…농사짓다가 노무현 대통령 홍보수석실 깜짝 발탁
강원국 전 비서관 함께, 9월29일~10월15일 뉴욕‧LA‧SD 순회
괴산 출신 백승권 전 청와대 행정관. 최근 실용 글쓰기 강사로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이재표 기자

충북 괴산 출신으로 글쓰기 강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백승권 전 청와대 행정관이 미국으로 글쓰기 강연을 떠난다. 이번 미국행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썼던 강원국 전 비서관도 강사로 동행한다.

두 사람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다. 백승권 전 행정관은 홍보수석실에서 대통령의 핵심정책이나 의제를 콘텐츠로 만드는 일을 했다. 예컨대 군 전시작전권 환수나 한미FTA 같은 굵직한 사안들이 백 전 행정관의 펜 끝에서 정리됐다.

강원국 전 비서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대통령의 연설문을 썼다. 그래서 두 대통령에 대해 오버랩 되는 추억들을 가장 많이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사람은 글쓰기와 관련해 각각의 책을 썼고, 글쓰기 강사로 맹활약 중이다.

백 전 행정관이 쓴 책은 <글쓰기가 처음입니다‧메디치미디어, 2014>이고, 강 전 비서관의 저서는 <대통령의 글쓰기‧메디치미디어, 2014>다.

두 사람은 미국에서 추석 보름달을 본다. 9월29일 출국해 10월15일까지 미국을 순회하는 일정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9월30일 뉴욕, 10월7일 로스앤젤레스, 10월8일 샌디에이고 강연회가 주요일정이다.

백승권 전 행정관은 “뉴스앤조이 미주지사장을 겸하고 있는 최병인 뉴스엠 대표의 초청으로 미국에 가게 됐다. 교민들과 선교센터 등에서 강의할 예정이다. 추석연휴에 일정을 잡은 것은 국내 강의가 많아서 시간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 전 행정관의 미국 강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12월~2016년 1월에도 약 한 달여 동안 순회강연을 하며 새해를 미국에서 맞았다. 당시에는 혼자서 갔고 이번에는 강 전 비서관과 둘이서 가는 게 달라진 점이다.

백 전 행정관은 보고서나 기획서 작성 등 이른바 ‘실용 글쓰기’로 명성을 얻었지만 본래는 기자 출신이면서 시인을 꿈꾸던 문학도였다.

백 전 행정관이 문학과 접한 것은 청주로 나와 고교시절 문예반에서 활동하면서부터다. 그 끈으로 동국대 국문학과에 진학했다. 문예지 ‘녹두꽃’에 두 차례 글을 싣고, 몇몇 문학상에 이름을 올린 필력으로 대학시절 당시 민자당의 3당 합당을 풍자하는 콩트집을 내기도 했다.

문학과 점점 멀어지면서 택한 길은 언론을 비평하는 언론인 ‘미디어오늘’의 기자였다. 그 와중에도 글쟁이의 기질을 떨치지 못하고 ‘언론인 24시’라는 르포를 책으로 엮기도 했다.

1999년에는 고향으로 돌아와 느타리버섯 농사를 지으며 새마을지도자로 깜짝 변신을 시도했다. 그래도 평범한 농부는 아니었다. 2002년 채석장 반대시위로 1주일 동안 구금됐다가 구속적부심 결과 풀려났던 것.

청와대의 부름을 받은 것은 2005년 11월이다. 홍보수석실 행정관으로 발탁됐다가 2008년 초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이 시민주권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대통령 기록물을 정리하던 ‘민주주의 2.0’에도 참여했으나, 대통령 서거로 중단됐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후 전개되고 있는 적폐 청산에 대한 소회가 궁금했다. 백 전 행정관은 “청산이랄 것도 없다. 개혁이라기보다는 상식으로 돌아가는 정도다. 어찌 됐든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이 헛되지 않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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