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당 이 씨 덕분…청주-용인, 태교로 맞손
사주당 이 씨 덕분…청주-용인, 태교로 맞손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11.01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최초 태교서적 쓴 사주당, 청주에서 태어나 용인으로 출가
10월31일, 두 도시 시장 청주서 만나 “태교를 테마로 협력하자”
태교신기.

“과실의 외형이 바르지 못한 것과 벌레 먹은 것은 먹지 말며, 썩은 것은 먹지 말며, 음식이 차거든 먹지 말며, 생채인 상추와 배추쌈 등을 먹지 말며, 빛이 나쁘거든 먹지 말라.”

“얼굴이 단정한 아기 낳기를 원하거든 잉어를 먹고, 지혜있고 힘이 좋은 아이를 원하거든 소 콩팥과 보리를 먹고, 총명한 아기를 원하거든 해삼을 먹고, 아이 낳을 만삭이 되거든 새우와 미역을 먹으라.”

언뜻 봐도 임산부가 가려 먹어야할 음식태교에 관한 글이다. 이 내용은 세계 최초의 태교 관련 전문서적인 ‘태교신기(胎敎新記)’에 담긴 내용이다.

충북 청주와 경기도 용인시가 ‘태교’를 테마로 손을 잡았다. 두 도시의 연결고리는 1739년 청주에서 태어나 1821년 용인에 묻힌 ‘사주당(師朱堂) 이선원(이하 사주당 이 씨)’이다. 사주당 이 씨는 바로 태교신기의 저자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10월31일, 청주시청 접견실에서 정찬민 용인시장과 만나 태교를 주제로 업무 협약식을 진행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2015년 전국 최초로 태교도시를 선포하고 태교 관련 다양한 시책사업을 추진하는 정찬민 용인시장이 이승훈 청주시장에게 제안하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태교도시 협약을 위해 만난 정찬민(왼쪽) 용인시장과 이승훈(오른쪽) 청주시장. 사진=청주시

용인시는 지난 2015년부터 사주당 이 씨의 태교신기를 지역문화유산으로 재조명하는 학술대회와 기획전 등 각종 태교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용인시 모현면 왕산리 사주당 이 씨의 묘 일대에 태교숲길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청주시도 사주당 이 씨의 고향인 청주시 내수읍 일원 4만5440㎡ 부지에 국비 134억원을 포함한 36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태교건강원과 태교교육관, 영유아지원관, 세계태교전시관, 태교테마공원 등 태교랜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부지보상과 설계 등을 거쳐 2021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청주시가 사주당 이 씨 고향인 청주 내수에 조성예정인 태교랜드.

사주당 이 씨는 1739년에 청주에서 태어나 15세가 되던 해에 유한규와 혼인해 용인에서 1남3녀를 낳아 키웠다. 이때의 경험과 학문 등을 토대로 1800년에 한문으로 ‘태교신기’를 저술했으며, 아들인 유희가 언해(한글해석)를 더해 1801년에 완성했다.

사주당 이씨와 태교신기는 20세기에 와서야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청주시와 용인시는 태교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준 여성지식인 사주당과 태교의 중요성을 깨달아 ‘태교신기’의 대한 재조명 작업을 벌이고 있다.

두 도시는 이번 협약을 통해 사주당 이 씨의 태교를 테마로 한 사업을 추진할 때 협업을 통한 상호발전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두 도시는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폭넓은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고 태교문화 전파와 출산율 제고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태교관련 교육·인성·정보도 공유하고 함께 연구하며, 체험 및 복합공간 조성 등을 통해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사주당 이 씨의 연고를 계기로 두 도시가 협약을 맺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협업을 통한 올바른 태교문화 전파와 출산율 제고에 힘쓰자”고 제안했다.

정찬민 용인시장도 “현대의 각종 사회적 병리현상을 치유하고 인성을 회복하기 위해 이사주당의 태교신기에 강조된 생명존중 정신은 반드시 계승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두 도시가 태교를 주제로 다양한 협력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