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플래트홈이 아니라 돈 버는 플랫폼
눈물의 플래트홈이 아니라 돈 버는 플랫폼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11.04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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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모이면 장사꾼이 오고, 비로소 더 큰 장사꾼이 온다

시사경제용어 해설-플랫폼 비즈니스

카카오뱅크 캐릭터 카드.

출범 100일만에 가입자 435만명을 끌어들이고, 318만명이 체크카드를 만들었다. 예·적금 등 수신액은 4조200억원을 넘어섰고, 대출액은 3조3900억원에 달한다. 어떤 은행이 이렇게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실적을 올렸을까? 현실세계에는 점포가 없는 ‘카카오뱅크’다.

지난 4월 먼저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100일 동안 가입자수 40만명과 7월 기준대출액 60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차이다.

그 차이는 카카오뱅크가 카카오톡이라는 기반 위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편리하고 재미있다. 사진도 마음대로 보내고 일대일은 물론이고 방을 만들어 단체로 수다를 떨 수도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유용한 비즈니스 툴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도 공짜다 보니 무려 4200만명이 이 서비스에 가입돼 있다.

이 기반을 가지고 콜택시, 대리운전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모두 사람들이 우글우글한 ‘플랫폼’ 위에서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것이다. 플랫폼(platform)은 본래 기차를 기다리는 장소다. 내리는 사람과 올라타려는 사람들이 뒤섞여 북적거린다.

그런데 이 플랫폼이 언제부턴가 비즈니스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사업자(공급자)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여기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형태를 플랫폼 비즈니스라고 한다.

네○버나 카카오톡 이용자들은 회비나 이용료를 내지 않는다. 그런데도 유용하고 재미있으니 사람들이 벌떼 같이 몰려든다. 사람들이 몰려든 곳에는 장사꾼들이 찾아들고, 그 장사꾼들을 상대로 진짜 큰 장사를 하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다.

‘10시 이전 입장 여성고객 현금 3만원 지급. -○○나이트클럽…’ 전봇대에 붙어있는 이런 광고와 같은 원리다. 여성손님이 많아야 술 취한 남자들이 모여들고 돈을 쓰는 건 제정신이 아닌 그들이다.

‘잘있거라, 나는 간다. 그 눈물의 플래트홈’만 있는 게 아니다. “회원가입비도 없고 이용료도 안 받는데, 재들은 도대체 뭘 먹고 살지?”라며 네○버, 카카오톡을 걱정하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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