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청 2018년 예산 의회서 난도질
충북도교육청 2018년 예산 의회서 난도질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12.06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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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상임위서 씨앗학교 예산 절반 ‘싹둑’…총 27억원 삭감
제주수련원 시비 예산심사로 불똥…교육위 6명 중 민주 ‘1명’
충북도의회 교육위의 교육청 예산 심의. 사진=뉴시스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졌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의 핵심사업인 행복씨앗학교 사업비의 절반이 삭감되는 등 충북도교육청의 내년도 핵심사업이 예산심사 과정에서 대거 잘려나갔다. 제주수련원을 둘러싼 교육감 특혜시비의 불똥이 예산 심사로 옮겨 붙은 양상이다.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5일 열린 360회 정례회 4차 상임위에서 충북도교육청이 제출한 내년도 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예산안 2조5332억원 중 21개 사업 27억1236만원을 칼질했다.

특히 김병우 교육행정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충북형 혁신학교 ‘행복씨앗학교’ 예산은 19억83000여만원 가운데 48.7%인 9억6500만원이 교육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관련 예산인 혁신학교지원 사업 9000여만원과 소통토론회 운영비 3200여만원, 교원단체교육활동행사지원 720만원은 전액 삭감됐다. 교육청이 도내 시·군들과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한 ‘행복교육지구’ 운영비 2733만원도 역시 전감됐다.

진보교육의 상징적 사업들도 모조리 발목이 잡혔다. 이념 논란을 빚은 민주시민교육인성교육민간사회단체지원 예산 4500만원과 민주시민교육원격연수 900만원, 민주시민교육교과서발행 1680만원, 찾아가는학생민주시민교육 405만원도 전액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교육감의 객실 무료사용으로 특혜논란 중심에 있는 제주수련원의 ‘비치하우스 조성사업’ 3370만원은 단칼에 날아갔다.

이미 지난 1일 교육위에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자체를 보류시킨 '환경교육체험센터' 설계비 등 7억8800여만원도 동의를 얻지 못했다.

이같은 예산 칼질은 예견된 것이었다. 이종욱(비례, 자유한국당) 도의원이 행정사무감사에서 김 교육감의 제주수련원과 쌍곡휴양소 무료 이용에 대해 특혜논란을 제기했으나 김 교육감과 교육청이 정면 대응해 왔기 때문이다.

교육위는 물론이고 도의회 전체를 자유한국당이 주도하고 있어 상황은 나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충북도의회는 전체 의원 30명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17명, 더불어민주당 9명, 국민의당 1명, 무소속 3명 등으로 자유한국당이 절대 다수다. 무소속 3명도 물난리 국외연수로 자유한국당에서 제명된 의원들인데, 복당을 바라고 있어 사실상 3분의 2 의석을 점한 셈이다.

특히 교육위원회는 6명 중 이숙애 의원 단 1명만 민주당이다. 정영수 위원장을 비롯해 이종욱 부위원장, 윤홍창 의원 등 3명이 한국당이고, 임헌경 국민의당 의원과 보수색이 강한 김학철 무소속 의원도 김 교육감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김병우 교육감의 한 측근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참혹한 결과다. 감정이 섞인 예산심사다. 지금 도의원들에게서는 더 기대할 게 없는 것 같다”며 답답해 했다.

이날 교육위에서 승인한 도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은 7일 열리는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상정된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난 11월13일 올해 본예산보다 2732억원(12.1%) 증액한 내년도 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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