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집어 삼킨 제천 스포츠센터 '사망 29명'
화마가 집어 삼킨 제천 스포츠센터 '사망 29명'
  • 박상철 기자
  • 승인 2017.12.2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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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가스 빠지기 어려운 건물 구조에 화재 취약한 외장재 사용, 인명 피해 키워
사진=뉴시스

충북 제천시 하소동에 위치한 지상 8층짜리 복합스포츠시설 두손스포리움난 대형화재로 29명(여자 23명, 남자 5명, 미상 1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치는 등 총 58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신고가 접수된 직후 화재 진압 차량과 구급차 20여대, 소방 헬리콥터 2대 등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지만, 건물 내 2층 사우나에 있던 이용객들이 유독가스와 연기를 미처 피하지 못해 인명피해가 커졌다.

이번 화재 최초 신고 시간은 오후 3시 53분이었다. 최초 목격자인 행인이 이 건물 1층에 주차된 차량에서 불이 난 것을 보고 119에 전화로 걸어 신고했다. 소방대는 7분 뒤인 오후 4시에 현장에 도착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나섰지만, 불은 삽시간에 건물 전체를 집어 삼켰다.

순식간에 불은 9층 건물 전체를 뒤덮어 주위는 아수랑이 됐다. 게다가 이번 화재도 역시도 약한 건물 외장재가 불을 키웠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제천시에 따르면 화재가 난 건물은 2010년 착공해 2011년 7월 사용승인을 받으면서 건물 마감재로 가연성 외장재중 하나인 '드라이비트(Drivit)'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드라이비트는 건물 외벽에 접착제를 바르고 단열재를 붙인 뒤 유리망과 마감재를 덧씌우는 방식의 단열 시공법이다. 단열효과가 뛰어나고 접착제만 바르면 시공할 수 있어 건축기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많이 쓰이고 있다.

지난 2015년 화재로 1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의정부 도시생활주택에 사용된 건물 마감재도 드라이비트였다. 드라이비트는 불에 너무 취약해 불쏘시개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고 있다.

화재난 난 두손스포리움은 1층 주차장, 2·3층 목욕탕, 4∼7층 헬스클럽, 8층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는 복합건물로 구조가 복잡하고 유독가스가 빠지기 힘든 구조에다 화재도 약한 건물 외장재를 사용해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소방당국은 불에 탄 8층짜리 건물 내부에 시신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22일 제천에서 진행 예정이던 성화봉송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애초 성화는 21일 충주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22일 제천을 거쳐 23일 단양을 끝으로 충북 구간 일정을 마치고, 24일엔 경북 영주로 옮길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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