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콩 한상' 역사와 문화를 먹다
'빨강콩 한상' 역사와 문화를 먹다
  • 박상철 기자
  • 승인 2018.03.23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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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7일 문 연 '빨강콩'... 안덕벌의 애달픈 역사, 한 상 음식으로 담아 표현
충북 청주시 내덕동에 문을 연 '빨강콩' / 사진=빨강콩

조선시대 우리나라 유행가에 등장한 음식을 조선요리제법 그대로 재연해 일반인들이 맛볼 수 있도록 한 음식문화공간이 문을 열었다. 충북 청주시 안덕벌에 위치한 ‘빨강콩’이다.

안덕벌은 1950년 이른바 보도연맹사건의 아픔이 스며든 곳으로 빨강콩은 안덕벌 여인의 삶, 팥, 그리고 온고지신을 바탕으로 안덕벌의 애달픈 역사를 음식으로 담아내고 있다.

“어서오세요” 정갈한 한복(일명 장금이 복장)을 입은 직원이 환한 웃음으로 손님을 맞는다. 모던한 느낌의 외관과 다르게 실내는 아기자기한 소품과 작품을 배치해 음식을 기다리는 손님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빨강콩의 주력 메뉴 '빨강콩 한상' / 사진=빨강콩

빨강콩의 메인 메뉴는 지난해 세계문화대회 55개국 600명 공식 만찬에 제공됐던 빨강콩 한상이다. 주문과 동시에 작은 그릇에 먹기 좋게 담긴 콩 죽이 나온다. 100%국내산 콩을 사용해 만든 콩 죽을 한 숟갈 떠먹으면 입 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야말로 건강한 맛이다. 함께 제공되는 무숙을 곁들이면 감칠맛까지 더해져 뚝딱 콩 죽 한 그릇을 비운다.

빨강콩 한상의 메인 콩 부빔밥은 일반 식당에서 먹는 비빔밥과 흡사한 모습이다. 큰 놋그릇에 담긴 13가지 고기와 채소를 고추장과 쓱쓱 비벼 먹으면 절로 엄지가 척.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싱싱한 채소의 씹히는 식감까지 더해져 숟가락을 멈출 수 없다. 이 밖에도 두부전유어, 숭침채, 난장국까지 함께 나오니 한 끼 식사로 제격이다.

여름 계절 메뉴인 만이창면, 닭고기와 참깨 끓인 육수는 진한 맛을 자랑한다. / 사진=빨강콩

다음으로 여름 계절메뉴 ‘만이창면’이 있다. 메밀가루 반죽해 만든 면에 각종 향신채, 계란 지단 그리고 연한 양지머리고기를 얇고 가늘게 썰어 고명으로 얹는다. 여기에 거피한 참깨 즙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맛에 풍미를 더했다. 마지막으로 닭고기와 참깨를 섞어 우려낸 육수를 부어 먹으면 진하면서도 시원한 그 맛이 냉면을 능가한다.

이 외에도 특별주문음식으로 세시풍속음식과 음식역사스토리체험음식이 마련돼 있다. 이 두 음식을 맛보기 전 사전예약이 필수다. 먼저 세시풍속음식은 예부터 전해지는 세시풍속을 바탕으로 각 세시에 해당되는 문화는 물론 음식까지 빨강콩에서 즐길 수 있다.

음식점 곳곳에 아기자기한 작품들이 배치돼 있다. / 사진=빨강콩

음식역사스토리체험음식은 총 다섯 가지로 구성돼 있다. 송시열의 집안인 은진 송씨 집안에 내려오는 고조리서를 바탕으로 한 ‘송시열 진지상’, 사주당 이씨의 태교신기 내용과 당시의 조리서를 바탕으로 한 ‘청주의 여인 사주당 이씨의 태교밥상’, 조선 전기 육아일기인 ‘양아록’을 응용한 ‘육아음식’이 있다.

또, 조선 전기 고조리서를 바탕으로 초정을 방문한 왕의 밥상을 재구성한 ‘초정약수 수라상’, 마지막으로 면상, 반상, 주안상으로 제공되는 소소한 ‘고려인의 밥상’ 등 총 다섯 가지 알찬 구성으로 맛있는 음식에 역사와 문화까지 더해져 의미 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빨강콩 내부 모습 / 사진=빨강콩

빨강콩은 '청주시 청원구 안덕벌로 43'에 위치해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30분부터 저녁 9시까지며, 매주 일요일은 휴무다. 사전 예약문의는 전화 043-213-3572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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