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진의 꺼리>
어린 시절 산과 들로 나가면 지천에 널려있던 여름철 야생열매가 있었다. 산딸기라는 열매인데 동그란 모양의 빨간색 열매이다. 산딸기 나뭇가지에는 가시가 박혀있어 열매를 따는데 애를 먹었지만 한주먹 따서 입속에 가득 넣으면 온몸으로 퍼져오는 달콤한 맛과 향기에 짜릿함이 몸속깊이 전해지곤 했다.
한손에 주전자를 들고 한가득 따오면 엄마가 설탕을 몇 숟가락 넣어주시곤 했는데 설탕의 달콤함까지 더해져 그 맛은 무어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맛이 좋았다.
한국의 야생딸기는 앞서 말한 산딸기를 비롯해 풀밭에서 자라는 뱀딸기 등 20여종이 있다. 현재 우리가 주로 먹는 모습의 딸기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경 유럽이나 미국에서부터 라고 한다. <농식품백과사전>에 의하면 한국에 처음 재배용 딸기가 들어온 것은 20세기 초로 1960년대 수원근교에서 재배한 딸기가 시초라고 한다.
딸기에는 수분이 89%, 탄수화물 7.1% 유기산 0.6~1.5%, 칼슘, 카로티노이드 등이 들어있고 100g중에는 비타민C가 80~90mg로 귤의 35mg보다 3배가량 많아 천연비타민C의 보고로 손꼽히는 식품이다. 때문에 딸기 6,7개를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C의 양을 모두 섭취할 수 있다. 딸기에 가장 많이 들어있는 비타민C는 암세포를 박멸시키는 세포의 능력을 강화시켜 항암작용을 하고 바이러스를 죽이는 힘도 가지고 있다.
또한 피부를 아름답게 하고 혈액을 맑게 해주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면역력을 높여 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노화를 방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딸기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은 암 예방뿐만 아니라 시력회복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더불어 동맥경화와 심장병을 막으며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어 아침저녁으로 딸기주스를 마시면 각종 성인병을 예방 및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청주를 청풍명월의 고장이라고 한다. ‘하늘은 푸르고 달은 밝다’라고 하는 한자인데 그만큼 살기 좋고 풍부한 자연이 있다는 것이다. 청주에서는 예술단체 주관으로 매년 청풍명월 축제도 하는데 ‘청풍명월(淸風明月)’은 『임하필기(林下筆記)』에 나오는 말로써 충청도 사람들의 기질을 일컫는 말이지만, 산과 강과 들이 조화로운 충북의 지형과, 거기에 사는 충북인의 조화로운 심성, 그리고 그런 심성에서 비롯한 예술적 특성을 지칭하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이렇듯 산 좋고 물 좋은 충북 청주에 아주 유명한 제철과일이 있는데 이맘때쯤이면 청주지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청원생명딸기’일 것이다. 청원생명딸기는 청주시 남일면, 가덕면, 문의면등 옛 청원군 일대에서 비닐하우스 재배를 통해 사계절 딸기를 생산하면서 100여 호의 농가가 판매와 생산증대를 위해 설립한 영농조합의 브랜드이다.
필자가 찾아간 곳은 남일면 문주리에 위치한 ‘승현딸기하우스’이다. 쥔장은 듬직한 열혈청년으로 청원생명딸기 영농조합 사무국장을 겸하고 있다. 최근에는 딸기를 이용한 디저트 카페를 구상 중에 있다. 쥔장과 쥔장의 동생 이 두 형제가 어머니와 함께 7동의 하우스에서 딸기를 생산한다.
작년 충북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하우스가 다 무너지는 수해를 입었으나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다시 시작하여 지금은 청원생명딸기 중 필자가 느끼는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요즘은 밭고랑에서 재배하는 방식보다 허리높이에서 재배하는 수경방식이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물론 서서 일한다고 힘이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직접 체험을 해보니 앉아서 재배하는 것보다 훨씬 힘이 덜 드는 듯하다.
승현딸기하우스의 마음씨 좋고 인심 많은 두 형제는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체험의 기회도 주고 있다. 어린아이 주먹만 한 싱싱한 딸기를 직접 따서 한 입 베어 물면 시원하고 달콤한 육즙이 입속가득 퍼지면서 어린 시절 달콤한 산딸기를 먹던 추억이 떠오른다. 다만 계속 자라나는 줄기를 잡아당겨 끊어버리면 열매가 맺히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어른이 동행하여 줄기를 당기지 않고 딸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봄철 향긋한 딸기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승현딸기하우스: 충북 청주시 남일면 문주리 14번지, 전화문의:010-9401-0266, 010-8527-27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