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삭발한 청년1이 비장한 표정으로 전방을 응시하고 있다. 머리가 덥수룩한 청년2는 청년1의 뒤에서 머리띠를 묶는 것을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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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1‧2는 이번 선거에서 모두 더불어민주당 청주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했다. 청년1은 이광희 전 충북도의회 의원, 청년2는 유행열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다. 두 장의 흑백사진은 1987년에 찍은 것이다.
당시 이광희 예비후보는 충북대 부총학생회장, 유행열 예비후보는 총학생회 기획부장이었다. 유 예비후보는 2년 뒤인 1989년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다.
두 예비후보는 사진 속의 상황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이 예비후보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공명선거감시단 활동과 관련해 삭발을 한 것 같은데, 삭발까지 한 이유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유 예비후보는 한술 더 떠 “워낙 삭발을 많이 해서 어떤 집회였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답했다.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이는 당시 총학생회장이었던 박영호 씨다. 박 씨는 세종경제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대선을 앞두고 부정선거가 염려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공정선거감시운동에 나서기로 했고, 그를 위해 기말시험 연기를 요구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아래 사진 맨 오른쪽에 앉아있다.
1987년은 6‧10민주화운동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를 얻어냈고, 12월16일에 민정당 후보였던 노태우와 민주당의 김영삼, 평민당의 김대중, 신민주공화당의 김종필이 맞붙은 13대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따라서 저 사진은 그해 11월쯤에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두 사진의 전후 관계는 #1이 당시 총학생회 간부들이 이발기를 이용해 서로 머리를 밀어주는 광경이다. #2는 삭발을 모두 마친 상태다. 당시 총학생회 여성 간부까지 모두 머리를 삭발했다고.
사진은 과거 학생운동 동료였던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찾는다는 세종경제뉴스의 페이스북 공지를 통해 제보로 접수받은 것이다.
사진 속 상황과 관련해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이광희, 유행열 예비후보는 두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해서 필요성을 인정했다. 다만 방법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 차를 보였다. 20일을 전후해 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물리적인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도 문제다.
익명을 요구한 두 사람의 학생운동 동료는 “두 사람이 따로 가서는 안 된다. 모두 인정할 수 있는 단일화 추진기구만 구성된다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두 사람의 가장 끈끈한 교집합은 충북대 민주동문회인 ‘개신민우회’가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청주시장 후보경선에는 두 사람 외에도 한범덕 청주시장과 정정순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 등 모두 4명이 경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