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항공기 소음 고통받는 '남일면 주민들'
수년간 항공기 소음 고통받는 '남일면 주민들'
  • 박상철
  • 승인 2018.09.13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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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소음 훈련기 운영상 필수적 발생, 어쩔 수 없다"는 입장
충북도·청주시, 특수 국가기관인 공사 제재할 법적 근거 없어
비행장에서 공군사관학교 학생 조정사 훈련기가 이륙하고 있다. / 사진=박상철
비행장에서 공군사관학교 학생 조정사 훈련기가 이륙하고 있다. / 사진=박상철

1985년 공군사관학교가 청주로 이전한 뒤 수십 년이 지났지만 항공기 소음 문제가 여전히 인근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본보는 12일, 공사가 위치한 남일면 주민들을 만나봤다. 인근 비행장에서는 공사 소속 학생 조종사 훈련용 비행기가 1~2분 간격으로 이륙했고, 상공에는 3~4대의 비행기가 훈련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직접 비행기가 이·착륙 인근 현장을 찾았을 때 비행기 소음은 생각보다 심했다. 고은4리 주민 A씨는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집 위 상공을 지나는데 너무나 시끄러워 전화 통화도 못할 정도”라며 “몇 번이나 공사와 지자체의 민원을 넣었지만 달라지는 게 없다”고 말했다.

가산3리 주민 B씨는 “훈련 비행기 소음은 그나마 양반이다. 간혹 행사로 인해 전투기가 뜨는 날이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다”며 “지난 4~5년 전에는 전투기 저공비행으로 키우는 소의 유산 횟수가 늘어 피해를 입었지만 보상받을 길이 없다. 이밖에도 가축 임신률이 줄고 젖소 유량이 줄어드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가산1리 주민 C씨 역시도 “우리 마을은 비행장과 사이에 산이 하나 있어서 다른 곳보다는 소음이 덜한 편이긴 해도 비행기 이륙할 때 소음이 굉장히 심하다”며 “주민들의 피해도 심하지만 가축들도 소음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훈련기는 1~2분 간격으로 이륙해 남일면 상공을 비행했다. / 사진=박상철

효촌에 사는 D씨는 “인근 방서지구에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발전하고 있지만 우리 남일면은 인근 비행장 때문에 고도제한에 걸려 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 없다”며 “그렇다보니 인구 유입도 적고 땅값도 계속 떨어져 재산상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다소 공사와 거리 먼 분평동 사는 E씨도 소음에 시달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주 있는 건 아니지만 항공기 소음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블랙이글스 공연 행사 연습을 하는 경우는 TV를 못 볼 정도로 소음이 심하다”며 “특히 아기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수시로 아기가 놀라 잠에서 깨는 경우도 많아 불편한 점이 많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공군기지 인근에는 소음 문제는 여기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이곳 남일면에서 민원이 발생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공사에서 주로 학생조종사 훈련 목적으로 일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주 4~5회 훈련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훈련 일정은 여러 가지  날씨 영향 등으로 인해 변동사항이 많다. 어떤 경우는 짧게 어떤 경우는 길게 하는 날도 있어서 정확히 훈련 일정을 말씀드릴 수 없다”며 “하지만 야간 비행 훈련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17시 이전에 종료로 목표로 진행 중에 있으며, 기상 상황에 따라 불가피한 경우 최대 17시30분가지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소음 민원 관련해 훈련기 운영상 필수적 발생하는 부분으로 공사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2011년 공군사관학교 훈련기가 추락해 2명이 목숨을 잃었다. / 사진=뉴시스
지난 2011년 공군사관학교 훈련기가 추락해 2명이 목숨을 잃었다. / 사진=뉴시스

2011년 6월 21일 추락 사고 잊어선 안 돼

지난 2011년 6월 21일 오후 1시31분께 당시 충북 청원군 남일면 고은 4리 마을회관 인근 공터에 공사 소속 T-103훈련용 비행기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비행기에 타고 있던 교관과 훈련생 2명이 목숨을 잃으며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지금도 남일면 주민들은 그날의 사건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효촌리 주민 F씨 “당시 비행기는 고은4리 마을 회관과 불과 10M를 사이에 두고 추락했다. 마을 회관 안에는 다수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행여 마을 회관을 덮쳤다면 끔찍했을 것이라”고 그날을 회상했다.

다른 주민 G씨는 “소음보다 큰 문제는 남일면 지역의 주거지가 확장되면서 주민들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런 추락 사고가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되겠지만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미 지어진 비행장을 옮겨가거나 활주로를 새롭게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라 비행 노선만으로도 농지가 많은 곳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군사관학교 훈련기 모습 / 사진=박상철
공군사관학교 훈련기 모습 / 사진=박상철

해당 지자체 해결방안 '오리무중'

공사 비행 소음과 관련해 충북도청 기후대기과 관계자는 “공군사관학교 항공기 소음과 관련해 도청에 접수된 민원이 아직까지 없다”며 “소음 관련해 규제는 관할 구에서 하고 있는데 피해가 지속된다면 도에서 위원회를 열어 피해액을 산출해 보상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그런 민원이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공사는 특수한 국가기관이다 보니 지방분쟁조정대상이 아닌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이하 환경위)에서 다뤄야할 문제다. 공사나 비행장 자체를 옮길 수 없으므로 환경부 소속 환경위에서 기준의 의해 재정회의를 거쳐 보상 절차기 이뤄져야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청주시에서도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공사가 특수 국가 기관이다 보니 강제할 수 있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시 기후대기과 관계자는 “주민들이 수차례 구두로 민원을 제기했지만 청주시 입장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법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난해 1월 해당 지역 주민자치위원장이 시장님과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를 건의 했다. 이후 이 건의가 채택되면서 올해 예산이 책정돼 오는 10월에 전문기관에 의뢰해 소음 측정에 들어갈 계획이다”며 “어떠한 측정 결과가 나올 진 모르겠지만 시는 그 결과를 국방부에 전달해 현 상황을 알릴 뿐 어떠한 조치를 강제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

중앙부처 환경부 내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관계자는 “청주 공군사관학교 군 항공기로 인한 민원 접수된 것은 아직 없다”며 이런 항공기 소음 같은 경우는 피해 주민들이 중앙분쟁위에 의뢰를 할 수도 있고 국가 군 시설로 법원에 국가 배상 신청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군 항공기 관련 소음 기준이 정해진 것은 없다. 하지만 대기업 판례를 기준으로 가이드라인은 존재하지만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수치는 없다”며 “주거환경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도 판례위주로 기준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대법 판례 기준 항공기 소음은 도시 지역 85웨클(WECPNL), 기타 지역은 80웨클을 기준을 가이드라인으로 잡고 있다”며 “최종 결정은 재정위원들의 모인 재정회의를 열어 피해액을 산출해 보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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