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담 채취를 목적으로 농장에서 사육되던 곰 두 마리가 녹색연합이 주도한 ‘온라인 펀딩’으로 구출돼 7일, 청주동물원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녹색연합이 이날 강원도 동해시의 한 농장에서 구출한 곰은 2014년 생 반달가슴곰 세 마리였다.
술렁이던 곰들은 엉덩이 마취제가 든 블로건(불어서 쏘는 화살)을 맞고 들것에 누여져 무진동 이동철장에 실렸다. 웅담 채취 후 도살당할 가혹한 운명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곰의 건강상태는 시멘트 바닥에서 오래 생활해 발바닥이 갈라지고 출혈이 있는 점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건강했다. 이들은 ‘반이’, ‘달이’, ‘곰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고 이중 암수 한 쌍인 반이와 달이는 청주동물원에 수컷 곰이는 전주동물원에 입소했다.
이들이 구조된 것은 녹색연합의 온라인 펀딩 덕분이다. 녹색연합은 최근 두 달 동안 시민 3639명이 참여하는 온라인 펀딩으로 4000만원을 모아 이들 곰 세 마리를 매입했다. 환경부는 각 동물원에 곰 사육장 리모델링을 위한 시설비 1억원씩을 지원했다. 두 동물원은 사육 곰들을 위한 영구적 보호시설이 생기기 전까지 이들을 돌볼 계획이다.
녹색연합은 이날을 ‘사육 곰 산업을 종식하는 기념비적인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배제선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은 “온라인 모금을 통해 철장에 갇힌 곰 3마리를 구출해 임시 보호시설로 이송하게 됐다”며 “곰들이 국가가 만든 영구 보호시설에서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구출한 곰 3마리는 정부가 1981년부터 시행한 반달가슴곰 사육 정책에 따라 러시아 등에서 수입한 곰들의 후예다. 1981∼1985년 수입된 사육 곰 후손은 2000년대 중반 1400여 마리에 달했다.
정부는 2014년 사육 반달가슴곰 증식을 금지했지만, 웅담을 채취하는 목적으로 남아 있는 반달가슴곰 540마리는 아직도 쇠창살에 갇힌 채 죽을 날만 기다리는 상황이다.
청주동물원은 2014년부터 서식지외보전기관으로 지정돼 멸종위기동물 종보존과 생태교육 강화에 힘쓰고 있다. 청주동물원에는 지난 9월 말 기준 89종 528마리의 동물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