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박경국을 쏘았나…이하부정관 3인
누가 박경국을 쏘았나…이하부정관 3인
  • 이재표
  • 승인 2018.12.3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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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한국당 청원당협위원장 불신임…정우택‧황영호‧신용한 때문?
이하부정관. 박경국 한국당 청원조직위원장 불신임과 관련해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맨 것으로 의심받는 정우택 의원, 황영호 전 청주시의회 의장,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
이하부정관. 박경국 한국당 청원조직위원장 불신임과 관련해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맨 것으로 의심받는 정우택 의원, 황영호 전 청주시의회 의장,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

자유한국당 청주 청원구당원협의회 운영위원회가 중앙당의 인적쇄신 검증을 통과한 박경국 조직위원장의 당협위원장 추대를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갓끈을 고쳐맨 3인의 이름이 회자되고 있다.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 일어난 만큼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격언에 비추어 언행을 의심받는 세 사람이 있다는 얘기다.

한국당 청원당협은 27, 운영위원회를 열어 박경국 조직위원장의 당협위원장 추대 안건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5, 반대 12표로 부결시켰다. 중앙당이 15, 현역의원 21명을 포함해 인적쇄신 대상 79명의 명단을 발표했고, 박 위원장은 이를 통과해 당협 운영위의 승인만 남은 상태였다.

앞서 중앙당은 101, 전국 당협위원장들로부터 일괄사표를 받고, 강도 높은 당무감사 등을 실시했다. 충북에서도 현역 4, 원외 4명 중 2,3명의 교체설이 나돌았지만 8명 전원이 인적쇄신의 파고를 넘었다.

박 위원장은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당을 대표해 충북지사 후보로 출마했고 65.4%를 얻은 이시종 지사에 이어 26.6%로 차점 낙선했다. 더욱이 운영위원들은 박 위원장이 직접 임명한 사람들이어서 이날 불신임은 박 위원장 스스로도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였다. 박 위원장은 운영위가 끝난 뒤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탈당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당에서 임명한 조직위원장은 특별한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는 한 해당 당협 운영위에서 만장일치로 추대하는 게 관행이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지방선거에서 패한 후 조직관리에 소홀했던 점이 운영위원들의 반발을 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우의 수가 희박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누군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사람은 황영호 전 청주시의회 의장이다. 황영호 전 의장은 내덕12, 율량사천동, 오근장동 등 청원구에서 3선 의원을 지내고 지난 613선거에서 청주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선거를 앞두고 영입한 박 위원장과 달리 황 전 의장의 선당후사(先黨後私)‘는 정평이 난 상황이다, 따라서 황 전 의장이 차기 총선에 나서기 위해 물밑작업을 했거나 운영위원들이 그럴 요량으로 박 위원장의 발목을 잡았다는 얘기다.

황영호 전 의장은 펄쩍 뛰었다. 황 위원장은 세종경제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나고 그 운영위원 중에 한 사람이다. 운영위원들은 수년 동안 당을 위해서 일해 온 분들이고 판단능력을 가진 분들이다. 그들이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결정한 것이고 어떤 입김도 작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황영호 전 의장은 ‘4선 의원이자 상당당협위원장인 정우택 의원이 박경국 위원장을 제거하는 시나리오를 썼다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서도 들어보지도 못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정우택 의원은 20192월말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201757 대선주자였던 홍준표 전 대표와는 뼈 돋친 말을 주고받는 앙숙 사이다. 박 위원장이 홍 전 대표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도지사 후보로 결정됐던 만큼 불편한 사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다 정 의원의 성균관대 법대 후배인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청주에 로펌을 열면서 정계 입문을 시사한 만큼 후배가 발 뻗을 자리를 만들었다는 관측도 가능하다.

황 전 의장은 다만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나는 아직도 정치현장에 있는 사람이다. 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4선을 하다 보니 한국당 내에서 대항마가 그렇게도 없느냐며 답답해한다. 열심히 사람들 만나고 봉사하다 보면 어디로든 길이 열릴 수 있는 게 아니냐며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의심을 받는 또 한 사람은 운영위원회 하루 전인 26,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이다. 신 전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이 정치적 고향이다. 신 전 위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 경선에 나서기도 했고 충북지사 선거 출마도 선언했다가 34,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겨 충북지사 선거에 출마했었다.

9.17% 득표로 낙선했지만 바른미래당 정당득표율 6%선을 훌쩍 넘었고, 50세라는 나이 때문에 차세대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하부정관의 당사자로 충분히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신 전 위원장은 세종경제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렇지 않아도 27일 운영위 결과 발표 이후 전화를 많이 받았다. 며칠 전 세종경제뉴스와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반문(반 문재인)연대를 통한 보수대연합이나 기대하는 자유한국당은 앞으로도 대안세력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경국 위원장은 저격됐지만 스모킹건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당 충북도당은 운영위 결과를 중앙당에 보고한 후 지침을 받아 청원당협위원장 선출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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